베스트 라이브

내 아내는 선녀다.

장난이 아니라, 진짜로.

나는 그녀를 얻기위해서 그녀 몰래 그녀가 입는 의복을 훔쳤고, 오갈 곳 없어진 그녀에게 같이 살자며 고백했다.


덕분에, 지금은 귀여운 아이 2명과 함께 살고 있다.

하늘의 피가 섞인 탓인지, 또래 아이들보다 영민하며 배움의 깊이 또한 남달랐다.

장차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가 되리라는 것은 

눈을 가리고 봐도 확실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가 집 기둥 아래 고이 묻어놨던 선녀복을 발견했다.

나는 곧장 집으로 달려갔고

그녀의 눈빛은 싸늘하게 식어있었다.


얼마나 용서를 빌었을까?

첫눈에 반해 그릇된 생각을 머금었고 결국 우를 범했다고

사실대로 실토했다.

내가 당신에게 있는 마음은 한순간의 불꽃이었으나

지금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도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녀는 한숨을 쉬더니 아이가 대성하기 전까지는 같이 있어주겠다고 했다.


나는 내 의지로 그녀가 하던 집안일도 맡아서했다.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그녀는 곧 떠나버릴 것만 같았다.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내게 무심했다.

정상적인 부부라 생각 할 수가 없는 형태의 부부였다.

나는 노비처럼 일했다.

조금이라도 측은지심이 든다면 나를 용서해주지 않을까..

하는 작은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이는 회복되지 않았다.

부부사이가 정상이 아님에도 대견히 자라준  아이들이 독립하여 대성하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옷가지를 챙겨 입은 뒤 하늘로 떠나버렸다.


결국 나는 혼자 남게되었다.

아이들이 가끔씩 찾아오긴하나 그것뿐이다.

내 삶의 목적이 사라졌다.

오로지 가족들과의 행복 하나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는데...


외로웠다.

한순간의 욕망으로 이어진 인연은 

한순간에 끊어질 수 있음을 알고있었으나

내 심장을 옥죄어오는 아픔까지는 알지 못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포기할걸.

저잣거리의 다른 사람들처럼 나랑 같은 사람을 사랑할걸.


나는 수많은 후회 속에 잠겨 익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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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천계로 올라온지 10년이 지났다.

가끔 아이들을 만나러 내려가긴 했으나

그이를 만나지는 않았다.


너무나 괘씸했다.

어떻게 보면 나는 그이의 계략에 휩쓸려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수십년이 지난 천계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선배 선녀들은 모두 혼인하여 가정을 꾸렸고

후배 선녀들도 하나 둘 혼인하고있었다.

나도 한때 저렇게 화목한 가정의 일원이었겠지?


그러자 내 가슴이 사무치도록 시려웠다 

한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그이를 방치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는 뭘 위해 천계로 올라왔을까?

단지 그이가 괘씸해서, 화가 나서 올라온 것인가?

그렇다면,  수십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해야할까?


답은 정해져있었다.


나는 그이없이는 살지 못한다.

그때 그 모습이 너무나 그리웠다.


사소한 것에도 울고불며 항상 함께했던 우리 가족이

너무나도 보고싶었다.

나는 곧장 채비를 하고 하늘 아래로 내려왔다.


집으로 가면 그이를 만날 수 있으리라.

아이들이야 가끔씩 만나보고 있으니 조금 나중에 보기로 했다.


하지만, 내가 알던 우리집과는 모습이 많이 달라져있었다.


그이가 하나하나씩 올린 삐뚤삐뚤한 벽돌은 무너져 무덤처럼 본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항상 빗자루로 쓸던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대들보는 삭아 기울어져있었고

아이들이 손가락에 침을 발라 구멍을 만들던 창틀은 

금수가 다녀간듯 찢겨져있었다.


사람이 살지 않은지 수년이 지난게 분명했다.


나는 충격에 멍하니 서있다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거기 아범 죽은지 꽤 되었소.

외로움에 몸부림치다가 결국 강에 몸을 던졌지.

자식들이 있었지만 역시 안사람이 없는게 큰거같아.

건강했던 사람이 그리 되다니..  안타깝게 되었어.

자식들이 만든 무덤이 있는데, 그쪽으로 가 보시오."


내가 무슨 소리를 들은걸까?

생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죽었다고?

.

.

.

.

.

거짓말.


거짓말...



눈물이 흘렀다.

지난날의 내가 후회스러워 울었다.


아니, 거짓말이다.

그래야한다.


그이는 내게 장난을 자주 쳤으니 

이번에도 장난이어야 한다.


조금 질이 나쁘긴 하지만

그이를 다시 볼 수 있다면...


지나가던 행인의 말을 따라 걸은지 10분여.


나는 깔끔하게 정돈된 묘소를 볼 수 있었다.


하얀 대리석에 정으로 올곧게 박아넣은 글에는

그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결국. 그이는 죽은거구나.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이 되었구나.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하리라..


아.

내가 그이를 떠나서 그런거야.

항상 붙어있었는데 사라져서 그런거야....


차오르는 눈물을 참지못하고 계속 흘려보냈다.


그리고는 아이들을 만나겠다는 생각도 떠올리지 못하고

하늘로 올라갔다.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냈다.

하루, 한달, 일년......

그러자 천제의 귀에도 내 상태에 대한 말이 들어갔나보다.


천제께서는, 그이는 잠시 다른 곳에서 편히 쉬게 하고있으니 지금은 찾지 못할 것이라 하셨고, 수천년이 지난 뒤에 환생한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만약 네가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항상 그대 곁에 있겠다.

옆에서 사랑을 속삭여 줄 것이다.

이번에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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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어디서 시선같은게 느껴지지 않냐?"


나는 친구들과 게임을 하다 갑자기 느낀 오한에 주위를 둘러봤다.

하지만 눈에 잡히는건 없었다.


"뭔 개소리야 니가 그럴동안 나는 벌써 포탑 다 밀었어"


"아씨... 진짜인데... ."

.

.

.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