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방치하는 얀데레가 보고싶다


나를 감금시킨 곳에서 탈출하려 했지만 너무나 

하나뿐인 출구로 나갈 수 없어서 얀데레의 저택

어딘가에 바퀴벌레처럼 숨어서 지내고 싶다


내가 얀데레의 허락없이 얀데레가 준비해둔 나를

위한 방에서 도망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는 나를 귀여워하며 내가 


저택에서 몰래 숨어지내며 주방에 숨어들어가

티가 나지 않도록 조금씩 음식을 집어먹거나

넓은 저택 곳곳에 있는 자그마한 공간에 들어가

잠을 청하는 모습을 


애완동물을 관찰하듯 직접 지켜보거나 하녀들을

시켜 내가 지내는 모습을 내가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보고하라고 지시하고


주방에 나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거나 빈 방에서

추위에 떨지 않도록 이불을 챙겨주기도 하면서


저녁에는 하녀들을 불러모아 내가 오늘은 어디서

무얼 먹었고 어떤 행동들을 했는지 하나하나 보고

받으며 언젠가는 내가 얀데레에게 마음을 열기를

바라며 행복에 빠지기도 하는 얀데레가 보고싶다


그러다 어느날부터 얀데레가 손수 만들어 주방에

갖다둔 음식이 줄어들지를 않고 나를 위해 준비한

포근한 이불은 방안에 들였을 때 처럼 깨끗하지만

나의 냄새가 전혀 묻어나질 않는 상태에다가


하녀들에게서도 전해듣는 나의 얘기가 점점 뜸해

지기 시작하자 극도로 불안해진 얀데레가 설마 

내가 이 저택에서 도망친것은 아닌지 저택을 샅샅이

뒤져나가다가


어느 한 하녀의 방 앞에서 남녀가 담소를 주고받는

소리가 들려서 열쇠구멍 안을 직접 들여다보니


하녀와 함께 허름한 카페트위에서 얀데레가 직접

요리한 음식이 아닌 하녀들이 먹는 식사를 내게 

먹여주며 이 세상 누구보다 기쁜 미소를 서로에게

지어가고 있자


당황스러움을 제쳐두고 당장이라도 미쳐버릴듯한

질투심에 손톱이 벗겨질 정도로 품위를 잃어버린 채

이빨로 손톱을 물어뜯어가며


한손으로는 차분하게 하녀의 방에 노크를 하면서

나를 숨기는 하녀와 허겁지겁 옷장에 숨어들어가는

나를 지켜보면서


나를 가지고 놀겠다는 마음은 새하얗게 잃어버리고

그저 분노에 가득찬 채 하녀의 목을 조르고 배를 

개구리 배를 터뜨리듯 발로 짓밟아대고 괴성을 

질러가며 조금전까지 하녀가 내게 수프를 먹여

주던 스푼으로 눈깔을 파버리겠다며 당장 튀어

나오라고 괴성을 고래고래 질러대가며


자신의 호의를 이딴 천한년한테 갖다바친 내가

너무나 괘씸해 어쩔 줄 몰라 눈물까지 흘려대는 

얀데레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