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즌 7은 조졌다. 확실하게 조졌다. 이론의 여지 없이 조졌다.


강정호도 윤명진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걸 일단 대전제로 놓고 이야기를 진행하겠다.


2.


중요한 건 언제를 기점으로, 무엇을 근거로 네오플이 시즌 7의 대실패를 판단했느냐는 것이다. 강정호 뇌를 만져본 적이 없어서 그 생각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얼추 예상되는 부분은 있다.


 



2020년 12월 30일 네오플 × 워크맨 콜라보에서 살짝 드러난 작업물이 있다. 광룡 히스마다.


워크맨 측이 네오플 개발팀 컴퓨터를 몰래 켜고 보안 프로그램을 뚫어서 작업중인 히스마 도트파일을 열고 찍은 게 아니라면 이건 의도적으로 네오플이 떡밥을 살짝 뿌린 거다.


즉, 2020년 12월 시점에서 강정호의 컨텐츠개발실은 "오즈마 레이드 이후의 컨텐츠"로 "광룡 히스마가 등장하는 어느 컨텐츠"를 준비 중이었고, 그 밑밥을 공개할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는 소리다.


하지만, 알다시피 그런 컨텐츠는 2021년에 나오지 않았다. 이건 윤명진이 드랍시킨 걸까?



3. 강정호는 유저보다 몬스터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시로코 레이드 출시 기념 개발자노트에서도 다음 컨텐츠로 이런 걸 준비하고 있으니 이 컨텐츠 개발이랑 개발기간 겹친 여격 진각은 조져질 각오하고 있으라는 이야기를 했고


 


오즈마 레이드 출시 2달 전에도 "우리 곧 오즈마 레이드 낼 거다" 하고 홍보를 했다. 그러나 강정호는 오즈마 레이드 출시 기념 개발자노트는 쓰지 않았다.

 

유저보다 몬스터를 사랑하는 강정호가 왜?

 


심지어는 여름 업데이트 개발자노트에서도 컨텐츠 출시에 대한 밑밥은 전혀 깔지 않았다. 븜레이드 존나게 편애해서 냈으니까 이거나 키우라는 이야기 뿐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소한 오즈마 레이드 개발 ~ 출시 시점에서 강정호도 시즌 7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4. 


검은 연옥이라는 컨텐츠가 있다. 존나게 절망의 광석을 먹여서 시로코픽 융합 부위에 단리 옵션 변환을 시키고 거기에 공포의 눈동자를 끼얹어서 옵션을 최대 수치로 만드는 컨텐츠다.


이 검은 연옥의 "졸업" 조건은 뭘까?




단순히 극옵을 맞추는 걸로 만족하면 던파 유저가 아니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건 이런 식으로 최대한 단리 옵션이 예쁘게 육각형을 이룬 채 극옵을 맞추는 것이다.


그럼 바꿔서 생각해보자. 내가 검은 연옥을 존나게 돌아서 예쁘게 육각형을 만들었는데, 이후 컨텐츠가 추가로 나와서 내 육각형이 깨진다면? 그럼 내 검은 연옥 졸업장은?


지금까지 이런 컨텐츠는 없었다. 추가될 컨텐츠의 보상에 따라 기존 컨텐츠의 졸업 여부가 달라지는, 이렇게 졸업장이 찢어지기 쉬운 컨텐츠는 없었다.


그리고 강정호는 오즈마 레이드의 보상 장비를 단리옵션 6/6/6/6/6/6퍼로 맞춰 냄으로서, 자신도 연옥의 졸업장이 존나 찢어지기 쉽다는 것과 그럼에도 일단 그 졸업장을 이번 시즌 내에서는 유지해줘야 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검은 연옥이 존재하는 이번 시즌은 더 이상 컨텐츠를 낼 수 없다는 것도 확실하게 인지했다.


오즈마 부위 옵변? 연옥 기획 당시에는 낼 생각이 있었겠지. 그때는 옵션 변환이 그대로 시즌 7을 즉사시킬 줄 몰랐으니.


결국 시즌 7은 육각형 만들기를 컨텐츠로 냈을 때의 위험성을 제대로 고민하지 않고 낸 검은 연옥 때문에 강정호의 예상보다 빠르게 급사해버린 거임. 그 때문에 본래 준비 중이었던 히스마건 미카엘라건 시즌 8로 미뤄질 수밖에 없었고.




5.


그럼 왜 시즌 8은 3월이 된 걸까? 윤명진이 밝힌 사유는 "작업할 게 너무 많아서"인데, 그럼 강정호도 시즌 8을 3월로 잡았을까?  그럴리가.


새 시즌을 3월 시작으로 잡는 것은 1/4분기 매출을 포기한다는 것을 뜻하며 이런 결정을 강정호 선에서 정할 수는 없다. 설빙 콜라보 영약이 사용 기한이 1/6 점검 전까지였는데, 이를 통해 추측해볼 수 있는 강정호의 시즌 8 시작일은 1/6이었을 것이다.


그러면 왜 거기서 2개월이나 밀렸을까? 이는 시즌 7을 바라보는 윤명진과 강정호의 시선 차이에 있을 거라고 본다.


강정호가 시즌 7을 끝난 시즌이라 본 이유는 연옥 때문이다. 연옥의 육각형 그리기 때문에 더 이상의 추가 파밍 컨텐츠를 낼 수 없기에, 그제서야 시즌 7을 끝내기로 한 것이다.


반면 윤명진은 신화, 산물, 탈리스만, 시로코, 오즈마, 진각성, 주간 던전과 일일 보상에 입각한 파밍 체계 등 시즌 7을 전면적으로 부정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강정호에게 시즌 7이 예기치 못한 연옥빔에 급사해버린 안타까운 시즌이라면 윤명진에게 시즌 7은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짓고 거의 대부분의 요소를 부정하고 새로 짜야 할 실패더미이다.


그래서 던페에서 공개했던 대격변을 위해 시즌 확장 자체를 3월로 미룬 것이라고 봄.


요약하면 연옥빔으로 인해 시즌 7이 급사하면서 5월 오즈마 이후 컨텐츠 추가가 불가능해졌고, 대격변 때문에 3월까지 밀렸다는 것.


만약 강정호가 경질되지 않고, 윤명진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우리는 110시즌을 1월 6일부터 플레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110시즌은 아마 시너지도 남아있고, 신화도 산물도 110제가 새로 나왔고, 운빨 의존도는 그대로인, 거기에 던페에서 발표한 개선사항도 거의 없는 말하자면 시즌 8이 아닌 시즌 7.5 정도의 개념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