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오늘이 내 전역일임..

근데 저 밑에 일병 후임 하나가 부서 단톡방에

"청소하느라 뒤지는 줄 알았습니다ㅠㅠ"

"전역 축하드리고 사회에서 절대 보지 맙시다 ㅋㅋ"

"연락하지마십쇼~"

이따구로 보내고 톡방도 나가버렸음.. 이게 고작 두 시간 전 일임


물론 다른 후임들(병장들)한테 하소연하니까 바로 사과받았고

애들이 욕박으면서 갈궜다는데 그래도 기분은 안 풀림..



여기서 꼴받 포인트

1. 신병때부터 존내 잘해줬고 혼낸적 한 번도 없음

"상급부대로 보고 들어가는" 실수를 해도 나는 넘어가줬음

2. 이틀전에 BX 데려가서 냉동이랑 먹을거 존내 사줬음 

나 포함 세 명이었는데 3만원 찍힘 -.-

3. 근데 저런 톡 보내고 연락하지 말라 하고 톡방 나가버림

4. 톡에서 언급한 "청소" 라는건 내가 사용했던 격리실 짐정리를 의미하는거임


보통 격리실을 쓰다 격리가 끝나면 본인 짐정리를 본인이 하는게 맞고 전에는 내가 직접 치웠는데

나는 격리가 끝나기도 전에 다시 휴가를 나가는 

이른바 "찍턴"을 해서 짐을 치울 시간도 없거니와 

치운 뒤에 생활관으로 옮기다 걸리면 격리수칙 위반으로 징계임 ㅇㅇ

그래서 다른 애들한테 부탁을 한 거였는데 

솔직히 제대로 안 치우는거 다 보임 근데 뭐라 하진 않음..

그래서 맨날 복귀때마다 내 짐 찾아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상황이 반복됐었는데... 

똑바로 하라고 혼내는게 맞는 상황인데도 가만히 있었더니 이제 나한테 저 ㅈㄹ을 하네?



나랑 고작 두 달 밖에 안 본 애고

걔 입장에선 까마득한 선임이라 오히려 내가 조심한것도 꽤 많았는데

너무 잘해줘서 만만해보였나?

공군 역부조리에 전역날까지 기분 잡칠줄은 몰랐다..


사과를 받긴 했지만 내 생각에 별 의미는 없는게 어차피 선임들의 반 협박에 한 사과일거고, 

저 톡을 보낼 당시의 속마음은 저게 맞을거라 생각하니까 화가 사그라들질 않네



우리 부서 간부가 나랑 사이가 좋고 살짝 엄한데, 거기다 꼰질렀다 하면 사이다 엔딩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다른 애들도 피해볼까봐 안 했음..



온 김에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총들 보고가라

그건 바로 아직 안 뜯은 총들임 수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