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 대회 참여하는 거 고정닉을 소재로 써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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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직업은 경비원이었다.

아파트 단지의 경비원.

젊은 나이에 무슨 경비원이냐 하면서 동창회에서 친구들이 비웃었지만 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부자들이 살 것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 일을 하다보니 월급이 상당히 쏠쏠했기 때문이다.

그저 경비실에 앉아서 아파트 단지 내에 설치된 CCTV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거나 저녁에 가끔 손전등을 들고 순찰하면 끝.

그 밖에 업무가 있다면 주민들끼리의 불화를 중재해준다거나 택배를 대신 맡아놓는 정도였으니 내게 있어 최고의 직업이었다.

그나마 단점이 있다면 내 또래들은 한번씩 다 한다고하는 사내연애를 못한다는 점이 있을 거 같다.

내가 이야기하는 여성이라고는 우리 어머니나 동네 아주머니들 밖에 없었으니까.

그렇지만 그런 나에게도 마음의 안식처같은 존재는 있었다.

104동에 사는 얀순이, 그녀는 매일 아침, 정장차림으로 출근하면서 경비인 나한테 해맑게 인사하는 보기드문 여성이었다.

퇴근 후에 자신의 택배를 찾아갈때도 비타민 음료를 주면서 감사함을 전하는 그녀를 보면 모든 피로가 사라지곤 한다.

다람쥐같이 앙증맞은 그녀의 얼굴에 웃음꽃이 필 때면 마음이 따스해지니 경비원이 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어김없이 경비일에 충실히 임하고 있던 어느 야간 근무날, 시계가 정각을 지난 야밤에 나는 CCTV를 확인하면서 귤을 까먹고 있었다.

CCTV를 보면서 나는 평온한 세상의 따분함을 느껴야만 했다.

그러던 와중, 우연히 수상한 한 장면이 내 눈에 포착되었다.

아파트 단지 내에 들어온 두 남녀, 여성쪽은 잔뜩 움츠려진 상태였고 남성쪽은 살금살금 여성이 밟은 길을 그대로 따라붙고 있었다.

여성의 정체는 늦게까지 야근한 것 같은 얀순이였고 남성쪽은......후드를 쓰고 있어서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으니 더 수상했다.

일단 아직까지는 별다른 문제를 일어나지 않았기에 나는 그저 CCTV를 주시하고만 있었고, 여차하면 그녀를 지키러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상태였다.

그렇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엘레베이터에 같이 타게된 둘, 그러나 얀순이는 구석 쪽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그 가여운 모습을 보니 당장이라도 가서 도와주고 싶었다.

엘레베이터에서도 조용히 지나가나 싶었을 때, 남성이 몸을 돌리더니 그대로 그녀를 덮치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본 나는 곧바로 휴대폰으로 경찰에 신고하며 104동의 엘레베이터를 향해 달려갔다.

이 시간대에 엘레베이터를 이용하는 주민은 거의 없었으니 그녀를 도와줄 사람은 나 외에는 없었다.

자칫하면 기사 대문에 남겨질지 모르는 습격 사건, 그렇게 되면 나는 직장과 마음의 안식처를 둘 다 잃게 된다.


"그것만큼은 절대 안돼!"


엘레베이터는 4층에 머물고 있었기에 나는 곧바로 계단을 통해 4층까지 올라갔다.

엘레베이터가 다시 작동한다면 남성이 얀순이에게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4층에 도착한 나는 곧장 버튼을 눌러 문을 열었고 딱 마침 강간하려던 남성을 향해 몸을 날려 막았다.


"미친놈아! 정신 나갔냐?"

"뭐야? 이 씨발 새끼는?!"


그 뒤로는 잘 기억나지 않았지만 그냥 강간범이랑 개싸움했던 것 같다.

문제는 내가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 매일 앉아서 일하는 나와 다르게 강간범 녀석은 꽤나 운동하던 놈이었는지 주먹이 매서웠다.

그래도 나에겐 경찰이라는 지원군이 있었고, 제때 도착한 경찰들에 의해서 강간범은 끌려나갔다.

나는 피가 섞인 침을 내뱉으며 끌려가는 그를 향해 비웃어주었다.


"저...괜찮으세요......?"


그러고보니 또다른 피해자가 곁에 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나보다 더 심한 짓을 당할 뻔했음에도 그녀는 자신보다 나를 걱정해주고 있었다,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말이다.

바보 같다할 정도로 착해빠진 그녀를 보니 너무나 안쓰러웠고, 그런 그녀를 위해 나는 무언가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찢어진 옷때문에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던 그녀에게 나는 내 겉옷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나는 다정하게 그녀를 안아주면서 안심시켜주었다.


"전 괜찮아요, 오히려 저보다 그쪽이 많이 무서웠을텐데 늦게 와줘서 죄송해요."

"흐읏...흐윽! 흐아아아앙!!"


그제서야 얀순이는 내게 안긴 채 눈물을 쏟아냈고, 나는 그녀가 진정될 때까지 그녀의 등을 토닥토닥 다독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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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좋게 끝나게된 뒤, 나의 이야기가 신문 기사 한면에 자그만하게 실리게 되었고, 주변 사람들에게서의 평가가 급등했다.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참된 경비원이다', '덕분에 안심하며 살 수 있다' 등의 칭찬을 쏟아져 나왔으며,

아는 친구들에게서는 '이열~ S급 경비원~ 우리집도 경비해주라' 같이 농담도 듣게 되었다.

일시적인 인기도 상승이겠다만 분명히 기분 좋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늘도 고생 많으시네요!"

"앗, 출근하시는 길이신가요?"

"네!"

"조심히 다녀오세요, 또 무슨 일 있으시면 경비실에 오셔서 도움을 요청하셔도 되니까요."

"언제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경비씨♥"


마음에 힐링이 되어주던 얀순이와 고개 인사가 아닌 말로 인사하는 사이가 되어 무척이나 행복했다.

그것도 무려 한두 마디가 아닌 길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침에 출근할 때 한번, 저녁에 퇴근하면서 택배 가지러 올 때 한번, 총 두번 뿐인 대화였지만 나는 충분히 만족했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충실히 경비일을 수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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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나한테 신경쓰이는 고민이 생겼다.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자주 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모을 정도로 인기인되었다며 합리화했지만 오랜시간이 지난 현재도 이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분명 경비실에는 나 혼자 있었음에도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고 순찰하러 나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주민의 안전을 위해 CCTV를 지켜봐야하는 내가 되려 보여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오묘했다.

몸이나 정신에 이상이 생긴 건가 싶어서 병원을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너무 과민반응인 것 같아서 관뒀다.


똑똑!


"안녕하세요 경비씨♥"

"오늘도 택배 찾으려 오신 거죠?"

"네!"

"그나저나 매일 택배가 올 정도라니, 집에 필요한게 많은가봐요?"

"아하하...매번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혼자 살다보니 필요한 게 많아요."

"그러면 어쩔 수 없죠, 여기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거, 언제나처럼 보답이에요!"


그녀는 매일 저녁마다 택배를 가져가면서 나에게는 비타민 음료수를 주었다.

확실히 고맙긴 한데, 매번 가져다주니 이제는 부담되기 시작했다.


"괜찮아요, 별로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사오셔도 되요."

"제가 좋아서 사오는 거에요! 그러니까 사양하지마시고 받아주셨으면 해요!"

"그...그런가요? 그러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네!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나는 한동안 그녀에게서 건네받은 비타민 음료를 보고 있었다.

사실 그녀가 준 이 비타민 음료를 마시고나면 왠지 모르게 노곤해져 깜빡 잠들어버리는 일이 잦았다.

그 뿐일까? 잠에서 깰 때면 벌써 퇴근 시간이 지나있을 정도로 숙면해버리니 문제가 많았다.


'그리고 왠지 모르겠지만 일어나면 고간쪽이 따뜻해져 있단 말이지......입술도 촉촉해져있고."


이런 생각을 하고나니 오늘만큼은 음료를 마시고 싶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의 호의에는 미안하지만 그녀가 주었던 음료를 경비실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왠지 오늘은 잠들지 않고 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선은 여전히 느껴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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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야심한 밤이 다 되어가는 때, 누군가가 경비실 문을 두들겼다.


"누구세요?"

"저에요, 경비씨♥"

"이 시간대에 어쩐 일로......엉?"


밖에서 들려오는 얀순이의 목소리에 문을 열자 뇌쇄적인 란제리 차림의 그녀가 들어왔다.

중요 부위는 가린 것 같이 보여도 하얀색 안에 살색과 핑크색이 확연히 보일 정도로 그녀의 모습은 야했다.


"저...저기! 아무리 집 앞이라도 이런 차림으로 찾아오시면 곤란해요!"

"뭐가 곤란하신가요?"

"그 눈을 둘 곳이 없다랄까?"

"괜찮아요♥ 경비씨라면 얼마든지 봐도 괜찮으니까요."

"아...아무튼! 무슨 일로 오셨죠?"


그러자 그녀는 뒤에 숨겨둔 손을 앞으로 꺼내며 내 앞으로 들이밀었고 나는 그녀의 손에 들린 두가지의 물체를 보게 되었다.


"아이패드와......체온계?"

"후훗♥ 듣고보니 체온계처럼 생겼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틀렸습니다! 이건 임신 테스트기에요♥"

"임신 테스트기......?!"


체온계처럼 생기긴 했지만 자세히 보면 진짜로 임신테스트기 였고, 그곳엔 빨간 줄이 두개 그어져 있었다.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 왜 그녀가 내게 이걸 보이는 것인지.


"그...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회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 잘키워보죠, 경비씨♥"

"네?! 그게 무슨 소리죠?"

"앗! 제가 과정도 없이 너무 결론부터 말한 것 같네요!"


갑자기 그녀는 아이패드를 만지작 거리더니 이내 내게 넘겨주려고 했고,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던 나는 얼떨결에 단말기를 받아들었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제가 준 음료 마시지 않으셨네요?"

"그...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그건 아이패드를 보시면 알게 되셔요♥"


나는 다시 아이패드를 보기 시작했고, 마침내 화면에 어느 동영상이 시작되었다.

익숙한 방의 풍경, 낯익은 얼굴을 하며 자고 있는 남성이 있었다.

이내 눈 앞에 있는 여성이 방 안에 들어오는 장면이 화면에 나타났고, 그녀는 곧바로 자고 있는 남성의 바지를 내렸다.

그러고보는 남성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집어넣더니 이내 물고 빠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맛있다는 듯이 남성의 것을 빠는 여성.

잠시 후 남성의 위에 올라타더니 커져있는 남성기를 자신의 음부에 넣음과 동시에 남성의 닫혀있는 입에도 자신의 혀를 넣으며 허리를 격하게 흔들기 시작했다.

기분 좋다는 듯이 교성소리를 내는 여성, 허리를 계속 흔들어대면서 남성의 이름을 연신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같은 행동을 몇번 반복하더니 끝내 '뷰룻!' 이라는 기이한 소리와 함께 여성의 안에 하얀 액체가 주입되기 시작했다.

여성도 하얀 액체를 받아들이면서 몸을 떨면서 가버렸고, 이내 남성에게 다시 키스를 하면서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이를 끝으로 동영상은 종료되었다.


그녀가 보여준 영상은 말그대로 성인 비디오 그 자체였으나 문제는 배우가 나와 그녀였다는 점이었다.


"이...이건 대체?!"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말도 안되는 상황에 나는 몸을 떨며 그녀의 얼굴을 보게되었고.

그제서야 귀엽기만 하던 그녀의 얼굴이 이런 음란한 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저는 매일 자고있는 경비씨에게 찾아와 아기씨를 받았고, 그 결과가.......♥"


두줄이 그어진 임테기을 보이며 자신의 자궁 부위를 쓰다듬는 얀순이, 이쯤되면 모르고 싶어도 모든 상황이 이해되었다.


"어...어째서?!"

"그거야 경비씨를 사랑하니까요♥ 제가 강간당할 뻔한 날, 저를 구해주시고 안심시켜주셨던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면 설마 지금까지 내가 느꼈던 시선들 전부 너였던 거야?"

"네♥ 보셨다시피 경비실에 CCTV 설치해두며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매일 경비씨를 지켜봐왔어요♥ 순찰 나가셨을 때는 뒤에 몰래 따라다녔죠♥ 그리고 매일 출근할때마다 제 집주소에 택배를 보내서 경비씨와 이야기 나눌 구실을 만들려고 했고♥ 당신에게 주었던 비타민 음료에도 수면유도제를 넣은 것도 저에요♥ 일을 열심히하는 경비씨와 사랑을 나누고 싶었으니까요♥"

"미친...!! 그런 극단적인 짓까지 한 이유가 뭐야! 평범하게 고백했으면 받아주었을텐데!"

"그야, 인기 많아진 경비씨를 다른 년에게 뺏길 것 같았으니까요...그래서 뺏기기 전에 저만의 경비원으로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다시 말해서, 그녀는 말도 안되는 질투심과 독점욕때문에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런 미친 짓들을 벌인 것이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기에 나는 고개를 떨궜지만 이내 그녀가 나의 얼굴을 붙잡더니 자신에게로 끌어왔다.


"그러니까 저를 봐주세요 경비씨♥ 이딴 CCTV에 나오는 다른 년들이 아닌 평생 저만을 바라봐주세요♥"

"으윽!"

"저도 당신만 볼게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경비씨♥"


나는 이때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적어도 눈이라도 돌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화면으로는 보지못했던 그녀의 음탕하고 광기어린 미소가 너무나도 덧없이 아름다웠기 때문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