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왕과 세계관 분석) 블리치는 일본 정치에 대한 

동물농장 같은 우화다




우선 글이 좀 김


제목에 영왕과 세계관 분석이라고 썼는데

정확히 고쳐서 말하면쿠보가 구성한 블리치 세계를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처럼


일본의 천황제에 대한 비판적인 우화로 읽어도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 쓴 글이라는 걸 미리 밝힌다.



아무튼 들어가기 앞서서






우리가 소울 소사이어티를 볼 때

사신들을 무지성으로 비판하기는 쉬움.


하지만 이건 최첨단 현대를 살아가는 블붕이들이

전근대적인 소사와 루콘가의 노답 실태를 보면서 

경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비데있는 수세식 화장실 쓰다가 푸세식 똥간 보여주면

누구라도 좆같음을 더 느끼게 되는건 당연하겠지.


하지만 쿠보가 블리치와 캔피어에서 영악하게 깔아놓은 메시지를 보려면 먼저


사신놈들도 나름의 합리적인 체계를 이루고 있다는걸 살펴볼 필요가 있음







우선 블붕이들도 잘 알다시피

소울 소사이어티의 정치 체제는 왕정임.


허울뿐인 왕에 주민들은 왕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사회구조의 정점에 영왕이 있고 0번대의 권력도 


영왕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소사는 군주제를 실시하고 

있음


그렇다면 군주제에도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는데



간혹 블게에 이새끼들은 하는게 뭐임? 이라는 글과 

함께 적폐 취급을 당하는








중앙 46실

블리치가 소년배틀만화다 보니 체감이 안될 뿐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임.


주인공과 친한 호정 13대가 소사의 중심처럼 보이고

걍 좆밥같은 46실 치워버리고 중심이 되면 안돼?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절대로 그래서는 안되고 실제로도 안그러는 이유는






얘네가 군바리이기 때문임.


그러니까 중앙 46실은

과거 호정 13대라는 살벌했던 군사집단이

민정에 정치를 이양해서 탄생한 정부임


46실의 권력은 총대장 야마모토가 보증해서 형성됐고

그 구성원은 소사 전역에서 "뽑힌" 현자들인데

(가끔 귀족으로 이루어진거 아니냐고 착각하는 

블붕이들이 있지만 소사에서 귀족집단은 따로 있다)


이걸 현대식으로 치환하면 바로







의회임.


46실은 재판도 같이 하고 있어서

사법부와 입법부가 합쳐진 형태긴 하지만


정치 체제로만 따지면 결국 소사는 군주제 중에서도 

의원내각제다.



이제부터 본론을 시작하면


영왕을 봉인한 사신들의 원죄가 굉장히 자극적인 

내용이다 보니까 아주 많은 블붕이들이 거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영왕의 존재는 사실 블리치에서나 캔피어에서나

스토리의 맥거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


중요한 건 이 영왕으로 주변 사신들이

어떤 세계를 상상했느냐


로 다뤄지는 정치 체계에 대한 알레고리


괜히 캔피어의 주인공이






정령정 유일의 언론인인 히사기가 아닌것임.



각설하고, 블리치에는 총 3명의 체제 전복자들이 나옴


아이젠 소스케 / 유하바하 / 츠나야시로 토키나다


(마지막은 캔피어에 나오는 신캐여서 모를수도 있지만 

블리치에서 반복되는 주제를 확신하게 해주는 놈이라 

뺄수가 없음)



일단 1부 최종보스이자 블리치 최고의 갓캐로 꼽히는



아이젠 소스케를 보자


영왕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아이젠이

"영왕을 죽이고 하늘에 서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확실하게 제거해버린 대상이 인데


그 중 하나가




중앙 46실


이걸 통쾌하다고 여기는 블붕이들이 많다는건 알지만

아무리 재평가를 해도 아이젠이 명실상부한

악당일 수밖에 없는 점은


이 행위가 의미하는 바에 있음.


왕을 살해하고 자신이 천좌에 앉겠다는 아이젠의 사상이

전근대 기준으로 하면 "혁명적"인 것은 맞음.

이걸 현대의 우린 역성혁명이라고 하지


하지만 근대 이후부터는 더이상 혁명가가 아님.

왜냐


민간 정부인 의회를 자기가 집권하기 위해서 몰살시키는걸 우린

"독재"라고 하기 때문임





소사가 아무리 전근대적으로 보여도

이곳에는 이미 중앙 46실이라는 준의회 제도가 

존재한다.


이놈들이 아무리 병신같아도 엄연한 시민 정부임.


결국 이들을 멋대로 살해하고

경화수월로 명령을 가장한 시점부터

쿠보는 아이젠을 혁명가가 아니라 독재자로 그린 것임.



결국 정치적인 우화로 아이젠의 반란을 바라보면


<독재를 시도한 군인이 시민 정부를 제거하고

최고 지도자가 되려고 한 이야기>인 건데


어?







일본에는 이런 역사가 없지만 한국에는 있지


이쯤되면 쿠보가 괜히 욘사마를 아이젠 얼굴로 한걸까?

싶기도 하지만 이건 음모론이니까 차치하고

(그냥 아재개그임)


아무튼 블붕이들이 아이젠을 친근하게 느끼는데는

이유가 있다 정도로만 넘어가자.



그 다음 블리치의 두번째 최종보스




유하바하

아이젠과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은 인물임


소사를 침공해서 영왕을 죽이고 자신이 신이 되려고 

했으니까


그렇지만 아이젠도 삼계를 유지하는 것에는 사신들과 

입장이 똑같았는데


유하바하는 이것마저 하나로 합쳐서 다스리려고 함


그렇다면 삼계란 무엇일까?





캔피어에 나온 태초 사신들의 '원죄'라는 내용을 보면

5대 귀족 시조들이 영왕을 붙잡아서


그 영왕의 힘으로 나눈 삼등분한 세계가 바로 3계임


어? 귀족들이 왕을 붙잡아서 체계를 삼등분해







정치적 우화로 사신들의 신화를 보면 

이건 권리장전 - 삼권분립의 시초나 다름없음.


원죄라고 하는것도 영왕의 입장에서나 원죄지

대다수의 생명 입장에서 멸망을 막은게 과연 원죄일까?




국가 아작내는 왕을 단두대에서 처형하고

시민 국가를 수립한 걸 원죄라고 함?



그렇지만 일본은 천황제가 유지되고 있지ㅋㅋㅋ


이걸 원죄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이유가 있는 것임

자기들은 아직 왕을 중심으로 한 나라거든


이런 맥락에서 유하바하는




과거 5대 귀족들과 0번대가 제정분리시킨 정치 체제를 다시 과거로 회귀시키겠다는 인물임


유하바하는 영왕의 "아들"

반덴라이히의 "황제"

3계를 다시 "하나로 통합"


유하바하의 설정 모든게 전부 한 가지를 가리키는것도


"전왕의 후계자인 내가 황제로서 삼권분립을 

다시 합치고 전제군주제를 실시하겠다" 


이게 이놈의 주장인 것이고


반대로 유하바하와 비슷한 아이젠이

3계는 그대로 둔 것 역시 우화로 보면 말이 됨


아무리 독재자여도 보통 명목상의 삼권분립은 

유지하거든.



그 다음 최종보스가 캔피어에 나온






츠나야시로 토키나다인데


이놈은 5대 귀족 시조 중에 츠나야시로 가문의 후예로서

소울 소사이어티가 다시 5대 귀족이 다스리던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놈임


그래서 시바 가문을 복권시키고 5대 가문이 

중앙 46실보다


위에 서서 자기가 "세운" 꼭두각시 영왕을 부릴려고 함



소수의 귀족 가문이 천황을 앞에 두고 배후에서 지들끼리 헤쳐먹는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거 아니냐?








맞음. 막부정치임.


츠나야시로의 주장은 결국  봉건 영주제로 돌아가자는 

것임


중앙 46실을 지지하는 호정 13대는 당연히 반대하지만

영왕이 중심에 오기만 하면 되는 0번대 입장에서는

누가 이기든 별로 관심없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겠지




그리고 마지막.



아까 위에서 '아이젠이 목표를 위해서 제거한 대상

이 있다'고 했는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아이젠이 중앙 46실을 제거하기

한참 이전에 제거한 대상이 바로





우라하라 키스케 라는 점임.


중앙 46실이 시민 정부라면

이놈은 뭘 상징한걸까 살펴볼 필요가 있음



우선 우라하라는 기술개발국을 설립했지


그런데 캔피어에서 밝혀진 내용을 보면




얘가 붕옥으로 하려던 일은 결국


영왕이라는 인격신이 위에 서는 기존 구조 자체를 깨고

아예 천좌 자체를 없애는 방향이었음.


왕이 물건이든 모두가 그 역할을 나누어 하든

개인이 위에서 권력을 독식할 수 없는 구조인건 

같으니까.


그런데 이놈이 이런 계획을 가지게 된 건

어떤 대의나 정의로운 믿음이 있어서 그런게 아니고


그냥 연구욕. 그러니까 개인적인 욕망에 따른 것임



이제 퍼즐은 전부 준비됐고

이걸 알레고리로 맞춰보면 뭐가 될까?







눈치챈 블붕이들도 있겠지만

우라하라라는 캐릭터를 이루는 뼈대는 결국


근현대 사회의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사건임.


기술개발국 설립 <~ 산업혁명

누구도 왕이 되지 않는 / 누구나 왕인 세계 <~ 시민혁명

사사로운 욕망이 원동력 <~ 자본주의 정신


이게 정말 내가 아는 쿠가놈 대가리에서 나온게 맞나 

싶을 정도로 정교한 설정이긴 하지만


완결 이후에 소사에

인터넷 깔고 현대화시키고 있는게 누구냐





우라하라임.


쿠보가 대충 끼워맞추다가 만들어진 놈으로 치부하기엔

설정이 소름끼치게 아다리가 딱 맞음


생김새도 금발 양키에 모자 쓰고 케인스틱 들고 있는게




과연 우연일까?



이건 농담이고.



다시 돌아가서

아이젠이 110년전에 이제 막 기술개발국을 세운 

우라하라를 소사에서 제거한 걸 정치적 우화로 읽으면






산업혁명 단계에서 사회가 성숙해질 발전의 싹을 자른 것이나 다름없음. 


왜?


시민사회가 힘이 강하면 독재자가 나올 껀덕지가 

없으니까.


시민혁명도 기술개발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걸 감안하면

소사의 전근대적인 실태가 더 말이 되지



그런데 더 재밌는건 이놈을 직접 내친게 다름아닌




중앙 46실이라는 점임.


아이젠에게 속았다고는 하지만

군주정에서 진정한 형태의 민주정으로 발전할 수 있는

드라이빙 포스를 "시민 정부가" 직접 추방시킨 것임.



미국 같으면 이런 전개는 말이 안되겠지만

소울 소사이어티가 일본 사회에 대한 알레고리로 본다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짐


일본은 아직 입헌군주제니까





0번대의 효스베 이치베가 섬뜩하지만 결국에는

아이젠, 우라하라, 유하바하, 토키나다 모두 실패하고


블리치 끝까지 오직 0번대만

정령정에 간섭하지 않는 영왕을 중심으로 한 세계

유지에 성공한 이유가 있는 것임






마지막으로 우리의 주인공쿠로사키 이치고와 

친구들이


이런 진실에 전~~~혀 관심이 없는 이유도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일본의 평균 시민이랑 

비슷하다고 보면 그럴듯하지 않냐.



긴글 읽느라 고맙고

블리치를 이런 우화로 읽는 방법도 있구나 

정도의 재미로만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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