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솔피족은 인간이고 뭐고
다른 종족처럼 줘패는 차별 없는 종족이었음



그런 솔피족이 살고 있는 어느 해안가 마을에
어느날 몬붕이가 이사를 왔음



몬붕이는 고아여서 살 곳이 없다 보니 열 다섯살이 되면 정부에서 지정해주는 곳으로 이사를 가야했는데

그 마을이 공격적이기로 유명한 솔피족의 마을이었지



그 때도 인간 남성은 지금처럼 개체수가 적어 인기가 많았음


그런데도 솔피족은 일단 맘에 안들면 들이박고 봤지





자기네들만 모여있는 마을에 갑자기 다른 종족이 이사온 것도 모자라

개체수가 적다는 이유로 몬무스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인간 남성이 이사온거야

좋게 보일 수가 없었지



그래서 몬붕이는 오자마자 솔피족 몬무스들의 표적이 됐어



가만히 있는데 꼬리 지느러미로 뒤통수를 후리고 간다든지


"고아라서 이사온거라며? ㅋㅋ"


이런 식으로 몬붕이를 놀렸었음


근데도 몬붕이는 사람이 좋아서 그냥 하하 웃어넘기고 말았어


근데 그러던 와중에 사건이 터졌지


어떤 솔피가 드래곤 용순이랑 시비가 붙은거야


근데 아무리 솔피가 힘이 세도 드래곤은 격이 다른 존재였던 거지


분노한 용순이가 솔피족 마을을 멸망시켜 버리겠다고 쳐들어왔을 때는



솔피들도 끝났구나 싶었어



그때 몬붕이가 용순이의 앞에 뛰어나가서 말했어


"드래곤아!! 진정하고 일단 나랑 이야기를 해보자!"


용순이는 어떤 쪼만한 것이 감히 나를 말리는가 싶어서 보니까 희귀한 인간 남성인거야



용순이는 태어난 이래로 인간 남성을 본 적이 없었고

용순이의 어머니 드래곤이



"너의 아버지는 지금은 안 계시지만 인간이셨단다. 게다가 침대 위에서는... 우리 드래곤보다도 강인하지... 그이는 정말 최고였는데..."



라고 말하며 황홀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는


자신도 언젠가는 꼭 인간 남성과 맺어지겠다고 생각해왔거든



그래서 용순이는

몬붕이가 한 달중 일주일만 자신과 어울려 준다면

솔피 마을을 봐주겠다고 했어


몬붕이는 이를 수락하고 매달 일주일은 용순이의 레어에 가서 생활했음


그리고 용순이는 같이 생활하는 동안 몬붕이의 재치있는 입담과 상냥한 성격에 푹 빠지고 말았어


매달 몬붕이와 함께하게 되는 주일이 오기를 기다리게 될 정도로 말이야



그리고 솔피들도 몬붕이가 마을을 구해준 이후로 몬붕이를 보면 적극적으로 구애하게 되었어


몬붕이보다 훨씬 강한 자신들도 드래곤에게 겁먹어 아무 것도 못했는데

정작 약한 몬붕이는 용감하게 드래곤의 앞에 나가서 폭주를 뜯어말리고 마을을 구해냈으니까 말이야


그것도 자신을 괴롭히고 놀려대던 솔피들의 마을을 구하기 위해서였으니

마을의 모든 솔피들이 몬붕이를 좋아하게 된 것도 이상하지 않았어





근데 단 한 명


용순이와 시비가 붙었던 솔피 한 명만은 예외였지



이미 한번 털린 주제에
자기는 용이 오든 누가 오든 싸워 이길 수 있었다면서 패악질을 부리던 그 솔피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결과적으로 솔피 마을이 드래곤에게 굽히고 들어가게 된 것 같은 모양새가 된데다가



자신은 경솔하다며 몇년간 욕을 먹는 와중에

마을은 왠 나약한 인간 남성을 떠받들고 있으니 이 솔피는 화가 나서 몬붕이를 죽일 계획을 짰어



그리고 몬붕이의 스무살 생일날


마을에서는 몬붕이를 축하해주는 생일 파티가 성대하게 열렸음


성인이 되어 술을 마실 수 있게 된 몬붕이는 많은 솔피들의 육체적인 구애를 견디다 못해

한 잔씩 주던 술을 전부 받아먹고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가 됐어


그리고 다른 솔피들도 좋은 날이라며 방심했던 그 때,


인성파탄 솔피가 취한 몬붕이 옆에 접근해서



몬붕이의 목을 꺾어 죽여버리고는



"아하하!! 이딴 나약한 새끼가 뭐가 용맹하다는거야? 그럼 이 새끼를 죽인 내가 제일 용감한 거 아닌가? 으키키킥!!"



라고 말했어



얼타던 마을 솔피들이 얼른 몬붕이에게 뛰어가서는 몬붕이가 살았는지를 확인했지만 몬붕이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어



분노한 마을 주민들은 동족이고 뭐고

몬붕이를 죽인 솔피의 사지를 찢어버리고는

몬붕이를 지키지 못한 자기들을 자책하며


몬붕이를 죽인 솔피의 목을 따서 용순이에게 찾아갔어


면목이 없다면서, 이제 용순이도 몬붕이를 만날 수가 없게 되었다. 화가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범인의 목을 가져왔다고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으면 마을 통째로 굽든 삶든 마음대로 해도 받아들이겠다고 했지



용순이도 매우 분노에 가득찼지만 솔피 마을을 멸망시키면 떠나버린 몬붕이가 매우 슬퍼할 것 같았어



대신 오열하며 솔피 일족에게 저주를 걸었지



"너희와 앞으로 태어나는 너희의 자손 솔피들은

그 어떤 경우에도 인간 남성에게 거역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평생 인간 남성에게 애교와 교태를 부리며 속죄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며,

이 저주는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풀리지 않을 것이다."



라며 말이야



솔피 일족도 저주를 저주로 받아들이지 않았어

그만큼 몬붕이의 죽음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슬픈 일이었기 때문에 담담하게 받아들였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전승을 아는 인간이나 몬무스는 많지 않고

있다고 해도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비웃고는 한대





그래도 아직 솔피들은 실제로 인간 남성만 보면

좋아서 어쩔줄 모른다고 하니


믿거나 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