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만들어보았다.

뒷북인 이유는 사람들에게 공개하기 쫄려서... 그냥 온리전 관련 없는 2차창작으로 봐줘도 좋다.

온리전에 뭐라도 해서 가려고 무작정 시작했는데

메이킹이라는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유튜브로 볼 땐 ㅈ밥인 줄 알았지...



일단 유튜브에서 강좌 아무거나 찾아서 3D 모델링을 깎아주고 (남의)3D 프린터로 출력한다.(사실 이거 배우는 게 제일 오래 걸림)

비율은 1주년 pv의 이 장면을 참고했다. 사선에서 나온 구도로는 도저히 비율을 못 맞추겠더라...

리트럭터블이 사다리꼴인건 이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이후의 모든 과정은 온리전 당일 새벽 2시에 시작된다.

착한 블붕이들은 할 일을 미루지 말자.

바퀴는 아크릴 물감으로 색칠해준다. 타이어는 고민하다가 고무 장패드 잘라 붙였다.

엠블럼은 다행히도 누가 따놓은 게 있어서 A4 대신 스티커 넣고 프린터로 뽑았다.



3D 펜으로 LED, 메인보드, 기동륜 대충 이어 주고 기어박스랑 모터는 모델에 뚫어둔 나사구멍에 박아서 고정했다.

아두이노랑 모듈 몇 개 있으면 프로그래밍은 인터넷에 있는 자료로 어떻게든 된다.

핸드폰 블루투스 연결로 기동하게 만들었는데, 이게 의외로 배터리를 많이 잡아먹어서 건전지 값으로 2만원은 쓴 것 같다. 다음엔 2차전지로 만들던가 해야지...

3D 프린터는 ABS 소재로 뽑았는데, 이건 아세톤으로 녹이면 잘 붙더라.



그렇게 완성된 미야코 드론, 인게임에서도 현실에서도 의외로 크다.

(미야코도 한 손에 안 들어오는 크기라서 밀어내듯이 전개한다)

밑에 빨간 LED는 들어오지만 위에 섬광은 안 터진다.

위에 뚜껑은 몸체와 붙이지 않았다. 현장에서 까서 배터리 교체랑 수리가 가능해야 하니까.



그리고 당일 현장:

....ㅇㅆㅈㄷㄷ!

저날 아세톤 접착제를 안 가져와서 3D펜에 보조배터리 연결해다가 대충 보수하고 테이프로 고정했다.

필라멘트에 3D펜에 보조배터리랑 케이블까지 가져와놓고 접착제를 깜빡한 게 너무 통탄스럽더라.

대충 보수해봤는데 토크가 제법 센지 조금 구르다 보면 꺾였지만, 그 정도면 충분했다.






정말 다행히도 당일에 미야코 코스어분이 계셨다.

드론만 보시고도 뭘 요청하는지 정확히 파악해 주셔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었다.

배터리도 간당간당하고 노면 상태가 정말 안 좋았는데, 어떻게든 기동은 했다.

옆에서 사람들이 움직인다고 신기하다고 해주는데 울컥했다.

덕분에 늦게라도 이런 글을 올릴 용기가 생긴 것 같다.



여담으로, 미야코의 드론은 각운동량 보존 때문에 안정적으로 기동할 수 없는 구조다.

밑에 저렇게 스커트를 덧대던가 하지 않으면 바퀴가 구르며 몸체는 반대로 젖혀지고, 흔들린다.



...즐거운 온리전이었다.

다음에 뭐 만들어볼지 추천해줘 메이킹은 재미있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