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ㅡ띠리링! 띠리링! 띠르르... ㅡ


ㅡ철컥ㅡ


 야심한 밤, 전화를 받은 남자는 졸린 눈을 비비고 손 위에 수화기를 올렸다. 그리고 베개에 눕 듯, 턱을 괴어서 스피커와 마이크에 각각 귀와 입을 얹었다. 그러나 곧바로 전화는 끊겼고, 눈을 반쯤 감은 채 남자는 생각했다.


'며칠동안 계속 오네... 디음에도 장난전화 오면 유선전화기 걍 코드를 뽑아야지.'


 그 전화기는 옛날에 휴대전화가 대중화되지 않았을 무렵, 소꿉친구인 얀순이와의 유일한 연락수단이었던 만큼 남자가 아끼는 물품이었다. 애착있는 물건이지만 밤마다 깨우면은 어쩔 수 없었다.


 남자가 창 밖을 바라볼 때는 이미 사람들이 내는 생활등은 모두 꺼져있었다. 오직 아파트단지 내의 가로등불만은 켜져있었으나 불빛이 꺼질 듯이 깜박거려서 정말 나혼자 깨어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겁이난 남자는 잠이 확 깨서 형광등도 키고, 머리맡의 텔레비전도 틀었다.


ㅡ딸깍, 우웅...ㅡ


 텔레비전이 켜지는 동안 남자는 책장에서 만화책을 꺼냈다. 불을 훤하게 키자 조금 안심된 남자는 침대에 드러눕고 OTT에서 뭘 볼 지 고르고 있었다. 소음 하나 없이 그저 밝기만 한 방이였다.


ㅡ띠리리링! 띠리리링! 띠리링!ㅡ


"뭐야?! 또 전화? 아이씨... 욕이나 해줘야지. ㅡ철컥ㅡ 저기요! 장난전화 걸지 말라고. 야밤에 왜이래? 어디 전화번호부를 보고 전화 건지는 몰라도..."


ㅡ슈우웅...ㅡ


 수화기 넘어로 바람소리가 들린다. 이 시간에 고작 장난전화를 하려고 바깥에 나온다고? 오싹했다. 그는 헛기침을 하고 최대한 힘있게 숨을 들이켰다. 잠시동안 냉정하게 생각한 결과, 어딘가의 공중전화기에서 걸려온 전화 일 것으로 추측한 남자. 창문 바깥까지 얼굴을 내밀고 6층 밑 전화부스를 찾았다. 그의 얼굴은 집 안 형광등의 빛을 받아 멀리서도 식별이 가능했다.


ㅡ...... 얀붕이 찾았~다♥️


 수화길에서 들렸다. 누구지? 얀붕은 남자의 이름이었다. 느릿하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여성의 목소리에 그대로 굳어버린 남자는 눈알을 좌우로 천천히, 파노라마 사진을 찍듯이 굴린다. 이윽고 바로 아래서 불안정하게 깜박거리는 그림자가 보였다. 가로등 기둥의 것이라기에는 더 두껍고 굴곡있는 그림자. 그 그림자의 출처를 눈으로 쫓으니 발이 있었다. 시야를 조금씩 올리때마다 사람의 형상은 더욱 선명해졌고, 눈을 마주쳐버렸다.


 그녀는 나와 눈이 마추치자 달리기 시작했다. 어? 이쪽으로 오는데? 그녀는 남자가 사는 아파트로 뛰어들어왔다. 수화기 넘어로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가 들렸고, 어느새 수화기를 통하지 않더라도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ㅡㅌ...ㅌ...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ㅡ


 현관문은 제대로 잠겨있다. 비밀번호가 제대로 걸려있다. 남자는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에 패닉상태에 빠지면서도 일말의 평정심으로 통화를 끊고, 휴대폰에 112를 입력해 놓는다. 그러나 다행히 발소리는 멈췄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 다만 엘리베이터 소리만이 들렸다. 그녀가 내려간 것 같다.


 남자는 겨우 한 숨 내쉬고 현관문 앞으로 가서 외시경을 내다봤다. 눈이 마주쳤다. 돌아간게 아니다. 엘리베이터 소리? 다 함정이었다.


ㅡ띠.띠.띠.띡 띠리링~♪ㅡ


 문이 열렸다.


 남자는 눈 앞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대체 왜? 어떻게 비밀번호를 알고있지? 하지만 그런 질문은 지금 와서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그녀는 현관문을 조심스럽게 닫고 미소지었다.


"얀붕아 오랜만이야...♥️ 어라? 얀붕아? 기절했니?"


 얀붕이가 눈을 떴을 때는 아침이었다. 분명 본인 침대에서 일어났지만 어제 꾼 악몽때문에 영 기분좋은 기상은 아니였다. 이나 닦으러 욕실로 향한 얀붕이는 위화감을 느꼈다.


'뭐야, 이 물소리...'


욕실에는 문이 닫힌 채 불이 켜져있고, 샤워기가 틀어져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얀붕이는 눈 딱 감고 욕실 문을 열었다.


"꺅! 어머♥️ 얀붕아... 같이 씻으려구?♥️ 들어올래?"


 얀붕이는 정신이 나갔다. 어제의 악몽이 사실이었다는 충격으로 파들파들 떨고만있다. 이에 얀순이는 얀붕이에게 다이슈키홀드를 걸어서 옴짝달싹 못하게 막았다. 겨우 진정된 얀붕이가 입을 열었다.


"혹시 얀순이야? 어제는... 도대체..."


"기억 해주는 구나? 후후... 어제 무슨일 있었냐구?

...♥️ 궁금해?"


"어... 궁금해"


"아아~ 뭐긴 뭐야~♥️ 니 동정 ㅈㄴ게 따먹었지♥️ 더 자세하게 알려주시면... 그래! 네가 기절 하자마자 침실로 들어가서 바지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얀갤러 여러분!!!! 껄리는 소설 많이 써줘요!!!!


ㅡ얀갤 하루 50편 위원회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