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강하게 불어온다. 집 옆에 자라난 매화나무에서 잎이 흩날리며 떨어진다.


매화잎으로 엉망이 된 마당 한켠, 나는 쌓여있는 나무 더미 중 괜찮은 것을 골라 바닥에 내려놓는다.


그리고는 오랫동안 땀이 스며들어, 이제는 거므스름해진 도끼의 손잡이를 잡아들고는 곧장 휘두른다.


그러자 쩌적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나무토막은 쓰기좋은 장작이 되어 쓰러진다.


쓰러진 장작을 옆으로 치워두고 새 나무를 놓으려 할 때였다.


"돌쇠야, 장작패기도 이제는 잘하게 되었구나!"


내 모습을 보고 있었는지 마님이 웃으며 말하셨다.


"저를 거둬주신 이후로 계속 연습했으니까요."


"처음에는 일을 돕겠다고 그 어린 것이 낑낑대며 도끼질을 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몰라."


"대체 언제적 이야기를......"


마님의 말에 나는 부끄러워 그만 얼굴이 빨개져버렸다.


그런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님은 웃으며 그 환한 노랑 머릿결을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언뜻보면 내 또래로 보이는 마님이지만, 실제로는 나보다 수배는 넘게 살았다고 한다.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지금의 내 키보다 높게 책을 쌓아놓고 공부를 했다던데,


그래서인지 그 어렵다는 과거 시험도 단번에 합격해서는 화려한 관복과 꽃가마를 타고 이곳에 왔다고 한다.


뭐, 그 덕분에 배를 곯아 길가에 쓰러졌던 나를 발견해 노비로 써주신거니 다행이지 않는가.


그렇게 옛날 생각을 할 무렵이었다.


"얘! 마님께서 너 먹으라고 밥을 가져다주라고 하셨어!"


내 앞에 밥상을 들고 온 다혜 누나가 말했다.


조금 헤진 옷임에도 갸름한 몸매가 드러나는 그녀는 내가 이곳에 왔을 때부터 노비로서의 생활을 가르쳐주던 사람이다.


밥상 위에는 보리밥과 김치, 그리고 놀랍게도 소고기전이 놓여있었다.


"마님도 인정이 넘치셔. 자기는 먹지도 않는 고기를, 우리들은 명절때나 겨우 맛보는걸 너에겐 이렇게 자주 주시다니 말이야!"


"그럼 다혜 누나도 같이 먹는게 어때요?"


내 말에 다혜 누나는 놀란듯 입을 열었다.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마렴! 저번에 너에게 줄 고기전을 나눠먹었다고 얼마나 혼났는지 잊어버렸니?"


누나는 생각하기도 싫은지 몸서리를 치고있다.


"그래도......"


"내 걱정은 하지마렴! 아, 그리고 마님이 밥 다먹으면 사랑채로 오라고 하시더라!"


그녀의 말에 나는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밥을 먹으려 할 때였다.


"뭔가 잊은거 없니?"


설마 잊어버리지 않았겠지 하는 누나의 말투에 나는 살짝 일어나 다혜누나의 볼에 살짝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살짝 쪽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제서야 누나는 할 일을 다했다는 듯, 한껏 미소를 지으며 방에서 나가버렸다.


내가 저 누나에게 배워 장작패기에 처음 성공했을 무렵, 대가 없는 가르침은 없다며 요구해온 것이다.


하지만 겨우 저런 입맞춤에 어찌 저리 기뻐하는 것인지 나로써는 이해할수 없다.


한번은 이유를 물어봤지만 아직 어려서 그런것이라고 둘러댈뿐이니 아마 마님이라면 이유를 알고있지 않을까싶다.




 나는 밥을 전부 먹어치우고는 잠시 숨을 고르다 사랑채로 향했다.


그 곳에는 마당쪽으로 나있는 창문 옆에서 책을 읽고 계신 마님이 보였다.


나는 혹시 그녀의 공부를 방해할까싶어 잠시 기다리려 했으나 서있는 모습을 마님이 보시고는 입을 열었다.


"돌쇠야, 이리 와서 앉아보거라."


나는 알겠다 대답하며 마님의 앞에 앉으려고 했으나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쪽이 아니라 내 옆에 앉으면 된다."


결국 영문도 모른채 마님의 옆에 앉게 되니, 마님은 천천히 자신이 입었던 옷가지들을 점점 풀어헤치기 시작한다.


얼마지나지 않아 마님의 가슴이 드러나는데 등과 가슴 이곳저곳에 작은 매화잎들이 붙어있다.


"바람을 맞아가며 책을 읽고있자니 매화잎이 공부를 방해하는게 아니겠니? 돌쇠가 이 것들을 떼어주었으면 하구나."


네 하고 대답하며 등과 어깨에 붙은 잎들을 손으로 떼려했으나 마님이 입을 열었다.


"돌쇠야, 여성의 몸은 예민하니 손으로 만지는 것이 아니란다. 음...... 그래, 돌쇠의 그 보드라운 입으로 떼어줄수 있겠니?"


여자들은 다 그런 것인가 싶어 나는 목에서 부터 붙은 매화잎을 하나씩 입으로 떼어내기 시작했다.


"그래, 돌쇠야. 잘하고 있구나. 천천히...... 아!"


"죄송합니다! 제가 아프게 했나요?"


"아니야, 네 입술이 몸을 간지럽혀서 그런거니까 괜찮구나.....!"


그렇게 몸에 붙은 것들을 대부분 떼어냈을 무렵, 두장의 꽃잎이 아직 가슴에 붙어있는 걸 찾아냈다.


이를 놓칠수 없던 나는 그 분홍빛 꽃잎에 입을 대어 떼어내려 했으나 꽃잎이 떨어지질 않는다.


징하게도 붙어있는구나 싶어 혀를 사용해보았지만, 누구를 놀리는지 불룩 솟아오르기만 하는게 아니겠는가?


계속 해서 떼어내려 시도할 무렵, 마님이 나의 입을 손으로 막아버렸다.


"돌쇠야....... 이만 하면..... 된거 같구나!"


"하지만 마님, 아직 꽃잎 두장이 떨어지질 않은걸요."


"하하, 우리 돌쇠는 아직 여자를 모르는거 같으니, 내 직접 가르쳐줘야 겠구나."


마님은 그리 말하며 입고있던 치마마저 스르르 벗기 시작하니, 이내 그녀를 덮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돌쇠야, 나만 벗어서는 교육이 되지 않으니 너도 벗으려무나."


"하.....하지만 옷을 벗는건 부끄러운걸요!"


"어서, 이건 교육이니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봐라, 나도 이렇게 벗지 않았느냐."


열려있는 창문에서 햇볕이 들어와 마님의 몸을 비춘다.


"그래도......."


"내 말을 듣지 않다니, 우리 돌쇠가 벌을 받고 싶은 것이냐?"


"아, 아닙니다! 벗겠습니다!"


나 또한 빠른 움직임으로 입고있던 것들을 벗어낸다. 이윽고 마님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마님은 나의 다리 사이에 손을 가져다 대며 입을 열었다.


"후후, 아직 어리고 무지해도 여기만큼은 솔직한것 같구나!"


내 의지와는 달리 곤봉처럼 단단해진 나의 것이 마님을 향해 꼿꼿이 서버렸다.


"봐라, 내 것과는 다르게 생겼지 않니?"


마님은 자신의 다리를 벌려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녀의 머리색과 같은 털들이 수북히 나있는 그 곳은 털 하나 나지않은 내 것과는 확연하게 다르게 생겨있었다.


"여성은 대대로 음을 상징하며 남성은 대대로 양을 상징하는데, 음과 양은 조화를 이루어야한단다. 이 것이 무슨 말인지 알겠니?"


내 이름 석자 쓰는 것도 모르는 내가 그걸 어찌 알겠냐고 대답할수는 없었던 나는 그저 모른다고 할 뿐이었다.


"후후, 잘 봐두렴. 이렇게....... 아읏, 여성의 것은 너의 것과는 다르게 안으로 들어가있지 않니? 이 것을 [음] 즉, 모자란 것으로 보고 [양]인 너의 빳빳하게 서버린 그 것으로 채우는 거란다."


마치 작은 입이 아랫쪽에도 달린듯한 마님의 것은 이제 군침을 흘리며 뻐끔거리고 있다.


"보지만 말고 한번 넣어보렴."


"아...... 네!"


나는 마님의 지도 하에 나의 것을 그녀의 안으로 조금씩 집어넣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흐윽 하는 소리를 내며 마님의 다리가 부들거리기에 나는 놀라 빼려고 할 때였다.


내가 놀란걸 알아차렸는지 멈추지 말라며 마님은 나의 손을 잡고는 자신의 쪽으로 점점 당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무리 장작을 패고 잡일을 하더라도 아이는 아이. 어른인 마님의 힘을 이길수는 없는 것처럼 허무하게 마님에게 몸을 맡기는 모양새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껏 들어본적 없었던 마님의 목소리에 놀라 뒤로 자꾸만 빼려고 했기에 나도 모르게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해버린다.


그러자 점차 내 아랫도리에서 느껴본적 없는 감각이 느껴진다. 그리고 움직일 때마다 그 감각이 강해진다는 걸 알아차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븃븃 하고 뭔가 쏘아대는 느낌과 함께 아까 느껴졌던 감각이 온몸에 전해져서는 힘이 빠지는 것이다.


스륵 하고 옆으로 넘어가는 것을 마님은 슬며시 받아주고는 입을 열었다.


"자 보렴, 이 것이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나누는 방법이란다. 기분이 어떤지 ......"


안타깝게도 마님의 말이 끝나기 전에 내 눈앞이 깜깜해져버렸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호롱불 아래에서 안절부절하는 마님이 보였다.


"아!" 


설마 마님 앞에서 잠을 자버린건가 하는 생각에 허둥지둥 대는 사이 마님은 천천히 내 몸을 안아주더니, 이내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한다.


"미안하구나, 내가 너무 함부러 대한 탓에......."


"아니에요, 마님. 그게 어찌 마님의 탓이겠나요. 전부 못난 제가......"


마님과 나는 몇차례 서로의 탓이라고 말하다가 이내 말이 없어진다.


"그래도....... 여자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된거 같니?"


"네, 조금이지만 알거같아요. 몸을 겹치는건 기분이 좋은거군요."


"그렇지. 하지만 이런건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거란다. 알겠니?"


"그...... 그럼, 입을 맟추거나 하는 것도 그런건가요?"


"응? 그렇지. 혹시 무슨 일이 있었니?"


나의 말에 잠시 멈칫하며 멈춘 마님이 조금 낮아진 목소리로 물었다.


"아뇨, 별건 아니고요. 다혜 누나가 저랑만 있을 때는 볼에 이렇게 쪽 하고 입을 맞춰야 한대요."


허공에다가 입술을 살짝 내밀며 어떻게 했는지 마님에게 보여주었다.


그걸 본 마님은 말이 없다가 이내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다혜가 널 정말 좋아하는것 같구나! 하지만 그런건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하는 거란다. 알겠니?"


"네."


나는 시간이 늦었기에 이만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였다.


"돌쇠야."


"네?"


"돌쇠는 내가 좋니?"


"그게 무슨......"


"좋냐고."


"아, 네. 좋아요. 어릴 때 저를 거둬주셔서 이렇게까지 대해주시다니 싫을리가 있겠나요."


"그러니? 알겠다, 돌쇠야. 나는 할일이 남았으니. 이제 자러가려무나."


도와드려야 하냐고 물으려 했지만 왠지 마님의 얼굴이 무섭게 느껴져 입이 열리지 않았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다.


밤중에 고양이라도 들어왔는지, 자는 동안 울음소리로 잠을 제대로 들지 못한 것이다.


비몽사몽한 상태에도 날은 밝아오기 시작하니 일단 마당으로 나왔다.


그러자 평소와는 다르게 숨을 고르고 계신 마님이 눈에 들어왔다.


"어...... 돌쇠구나."


"마님, 일찍 일어나셨군요."


"뭐, 그렇지. 그런데 돌쇠는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구나."


"밤 중에 고양이라도 들어왔는지 시끄러워서 잠을 제대로 자질 못했습니다. 마님은 소리를 듣지 못하셨나요?"


잠시 놀란듯한 마님은 이내 마른 기침을 몇번 하며 숨을 고르더니 입을 열었다.


"딱히 그런 소리는 못들었다. 그나저나 돌쇠야. 안좋은 소식이 있구나."


"어떤 소식인지요?"


"열심히 일해주던 다혜가 고향으로 돌아간다더구나."


"네? 인사도 없이 가버린건가요?"


"밤중에 아궁이에 불을 때다가 얼굴에 화상을 입었지뭐니. 심하게 다쳤는지 일을 할수 없을 것 같아 돈을 주고 고향에서 쉬라고 했지."


"그런가요?"


하루전까지만 해도 나에게 잘 대해주던 사람이 사라지니 마음이 무겁다.


그런 마음을 알아차린 것인지 마님이 내게 다가와 잠시 안아주고는 입을 열었다.


"아픈 기억을 담아두기만 하면 몸에 좋지 않으니 빨리 떨쳐내려무나."


무정하게 들리지만 맞는 말이다...... 나는 마님에게 알겠다며 대답하고 일을 하려 갈 무렵 다시금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오늘도 고기 반찬을 내어주도록 할터이니, 일을 다 끝내면 사랑채로 오거라."


나는 알겠다며 대답하고는 어제 하던 장작 더미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선선하면서도 제법 강하게 부는 바람이 내 몸을 치고 지나가는데, 오늘도 매화잎이 흩날릴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