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수자리라고 해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케이론이라는 켄타우로스가 저 별자리의 주인공이라고 하지

용맹하게 활을 당기고 있는 모습이 보일지 모르겠네

봐, 당장이라도 가까운 두 별을 쏘아 떨어뜨릴 것만 같지 않아?

......

아, 가까운 두 별이 아니라 위험한 전갈을 향한 거라고? 아마 아닐걸?

실은 어제 이미 하나를 쏘아 떨어뜨렸거든

어때, 예쁘지?

하지만 이상하지

분명 쏘아 떨어뜨렸음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밝게 빛나고 있어

어쩌면 내가 손에 넣은 건 극히 일부분이고, 나머지는 다른 누군가를 위해 빛나고 있는 걸지도 몰라

그 누군가는 아직 불이 꺼지지 않은 요 집의 우는 아기일 수 있고, 벌써 불이 꺼진 저 집의 주무시는 노인분들일 수도 있지

이곳과는 또 다른 밤이 찾아올 지구 반대편의 친구들일지도 모르고, 새로운 낮이 찾아오고 있는 어딘가의 직장인일지도 몰라

그래, 그 모두를 위해 빛나고 있을 수도 있겠어

아니면 함께 밤하늘을 나누고 있는 너만을 위한 걸지도 모르겠네

옳거니, 운명의 실을 자아내는 모이라이에게 묻는 건 어때? 물레바퀴를 몇 바퀴 굴리도록 해주지는 않을까?

저 별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

......

아하, 그렇구나

또 하나의 별이 궁금하다고?

아니, 그건 아직 일러

쏘아 떨어뜨리기에는 조금 멀거든

그래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으니 괜찮아

머잖아 손에 넣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렇지

그 별은 어쩐지 반짝이는 요정들이 몰려드는 성질이라서 말이야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는 있겠어

그래서 너는 어떠니?

저 별들이 지금은 가까운 곳에서 환히 빛나고 있지만, 밤은 수많은 별빛을 품은 만큼 공평하거든

우리에게는 나름 긴 시간일지 몰라도 저들에게는 찰나의 시간이면 다른 세상을 비추러 여행을 떠나게 될 거야

재회를 위한 기다림은 틀림없이 길고 괴로울 테지

그도 그럴게, 이곳은 세상의 반도 채 못 되는걸

그렇게 먼 여행을 떠나 다시금 그 모습을 보일 때면

별들도 지쳐 그 빛이 바래지는 않았을까

그런 염려를 하게 되지

누군가의 품에 안긴 작고 찬란한 별빛들을 바라보며

허전함에 후회를 곱씹지는 않을까

그런 미련을 갖게 되지

그러느니 마음가는대로 손을 뻗어보는 건 어떨까?

힘닿는 데까지 있는 힘껏

나도 그러고 있거든

어제의 나를 원망하고

오늘의 나를 설득하고

내일의 나를 의지하지

......

뭐? 가끔은 주변을 살피는 것도 좋겠다고?

그러네 항상 위만을 바라보면 넘어지기 십상이지

진흙탕에 빠질지도 모르고

가엾은 꽃을 밟을지도 몰라

이런 불운한 사고와는 달리, 예쁜 보석을 발견하는 행운이 따를 수도 있겠어

그래 이런 거 말이야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 몰라

저 정도 돈 기부하는 게 대수냐

같잖은 자기만족 아니냐

위선 좀 떨지 마라

......

그래 그렇지

분명 저 정도 돈은 분명 지금껏 써온 데 비하면 대수롭지 않아

큰 뜻 없이 참여한 그저 자기만족에 불과하고

좋은 사람인 척 하는 위선일 수도 있겠어

하지만, 그래

나는 행동했잖아?

있는 데까지 힘껏, 손을 뻗는 것처럼 말이야

늘 그랬듯이

앞으로도 그럴듯이



최고의 생일선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