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아!! 여러분 감사헤요오! 그러면 저희는 다음 시간에 봐요. 모두들 사랑해♥"


수많은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그녀의 손을 잡으며 함께 스테이지에서 내려온다.


"얀붕아! 얀붕아! 이번 공연은 정말 환상적이었어!! 그치?!"


"모두 네 덕분이야. 그러니까 도착할 때 까지는 조금 잘 거니까 말 걸지 않기?" 


"우으..알았엉 나도 잘래... 얀붕이 껴안고 잘래."


지금 제 몸을 베개로 삼아 안고 졸고 있는, 그녀는 저의 소꿉친구이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파트너입니다.


초등학교 무렵부터 노래를 부르는 것을 곧잘 하였던 그녀는 저와 꿈을 함께 해주었습니다.


정말 고마운 친구이자 동료입니다.


이 바닥에서는 꽤 잘 부른다. 자신하던 저는 그녀의 발성에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아침을 알리는듯한 새의 목소리를 가진 그녀는 모든 노래에 자기가 맡은 파트를 자기의 것으로 완벽하게 녹아내리게 하였고

저, 역시 제가 그녀와 맞지는 않는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연 금발색의 장발의 머리와, 눈동자는 그녀의 수수한 이미지를 자랑하듯 나날이 빛나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 바닥에서 머물 인재가 아니기에 그녀와 같이 옆에서 함께하는 행복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그녀의 곁에서 떠나는 날까지 같이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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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웅..얀붕아, 나 배고파…. 밥 먹으러 가자 응..?


"아흐음..더 자고 싶은데 얀순아..우리 더 잘까?"


"안돼!"


"얀붕이 요즘 몸 관리한다고, 끼니 거르고 있으니까. 오늘은 꼭 나랑 밥 먹어야 해 알겠지?" 


"안 먹으면 꺠물어 버릴 거야. 앙!"


얀순이는 저의 태도가 불만인지. 등을 돌리고는 "흥!" "미워!" 같은 귀여운 말을 하며 볼을 부풀렸습니다.

이렇게 속이 상한 상태의 얀순이를 가만히 두었다가는, 온종일 텐션이 떨어져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어머, 우리 얀순이 삐졌어? 이 오빠랑 데이트나 할까?"


"하으읏! 뭐라는 거야. 얀붕아!! 바보.. 바보..!"


얼굴이 분홍빛으로 홍조를 띠고, 투닥투닥 가느다란 손으로 두드리는 그녀를 보면, '과연 반하지 않을 남자가 이 세상에 존재할까?'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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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랑..데이트 데이트♥'


'얀붕이랑..둘만의 데이트♥ 연인끼리..하는 오붓한 데이트..'


'얀붕이는 어쩜 그리 멋질 수가 있는 거야.. 으읏 생각한 것만으로도 아래가 저릿저릿해♥'


'빨리.. 다른년에게 넘어가기 전에 내가 먼저 채가야 해. 뺏기면 안 돼 뻇기는건 싫어..절대 싫어'


'응♥ 얀붕이와 나는 천생연분이니까♪ 나와 얀붕이는 운명적으로 이어져 있으니까♥ '


***


저희는 학창시절에 다니던 자주 놀던 거리에 돌아와 추억을 회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보기와는 달리 학창시절 학생회장이라는 직책에 올라 많은 압박과 불안감에 휩싸인 그녀는 공황 장애를 앓는 중입니다.

그러기에 항상 공연을 할떄나 사람이 많은 거리에 오면, 그녀는 의존적으로 변하여 쉽게 공황상태에 빠지기 떄문에 언제나 손을 

잡아주곤 합니다.


"야..얀붕아 나 손..손잡아줘 빨리 나 무서워 얀붕아"


벌써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한 얀순이는, 급하게 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빨리 진정시켜 주지 못하면 또 한 소리를 듣겠군요.


"이제 좀 편안해진 것 같아?"


"응..고마워 얀붕아 헤헤!"


"이거 손 놓으면 안 돼? 응? 알았지 얀붕아.. 나 무서워. 오늘은 열심히 노력할 테니까 응?"


"꼭 붙잡고 있을게. 그러니까 오늘은 맘 편히 놀자?"


그 말을 하자마자 그녀는 저의 손을 붙잡고는 시내 한복판을 놀이공원에 온 아이처럼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중간에 손을 조금씩 놓을 때마다 눈물 섞인 눈으로 저를 올려다보는 그녀를 보는 것도 꽤 재밌었습니다.


그날은 정말 재밌게 놀았던 것 같습니다. 인형을 뽑느라 10만 원을 전부 쓰고는, 뽑지 못해 우울해하고 고양이 카페에 가서 


마음껏 사진을 찍기도 하며 사람이 자주 다니지 않는 선술집으로 들어가 오랜만에 그녀와 오랜만에 진탕 술을 마시고 이야기꽃을 피운 것 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습니다.


***


오늘은 저희 그룹의 관리를 맡은 NH매니지먼트에 잠시 이번 달 이사회의 보고를 듣는 날입니다. 


사실 저는 사람을 물건 취급하는 그 녀석들의 태도가 매우 싫기에 참석을 꺼리지만, 이번 연도에는 무려 3번이나 불참하였기에, 이번 달은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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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번 달부터는 YY그룹의 얀붕군과 얀순양은 표면적으로 연인관계였다는 것을 발표하는 것이 최종안건입니다.


"네?! 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그런 미친 의견을 수용하셨다는 겁니까?"


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나는 반대를 하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더욱 저를 혼란스럽게 하였습니다.


우리 둘의 연인관계를 밝히면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이나 멜로 드라마등에 출연하게 하여 단단히 한 몫을 뽑아내려는 속셈이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별수 있겠는가요? 이미 이 이사회의 회의가 진행됬을 때부터 이미 온 기사의 헤드라인에는 우리의 사랑 이야기가 아주 아름답게 꾸며져서 실려있더라고요.


.그래요. 저희 둘은 이제 빼도 박도 못하고, 연인관계가 돼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괜찮다. 표면적으로만, 연인관계 행세를 하면 되는 것이고, 나머지는 평소와 같이 행동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 저는 그녀에게 웃으며 이야기하였습니다.


"뭐..이렇게 되었지만, 그냥 밖에서만 그런 것처럼 연기하면 되겠다 얀순..ㅇ"


"얀붕... 아니 자.. 자기야? 비록 부족한 몸이지만,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