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코볼트-


"엥? 그냥 망치로 뚝딱뚝딱 지으면 안 되나용?"

"...그러게..."

"에헤헤~ 간지러워요~"


몬붕이가 자기 집을 뚝딱 만들어내던 걸 생각한 코볼트가 밝은 표정으로 대답했지만, 그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그녀를 쓰다듬어주며 슬픈 기색을 숨겼다.



-허니비-


"헤헤~ 뭐 별 걸 걱정해?"

"딱히 걱정은 안 되는데. 애들까지 같이 살아야 되면 외곽에다 크게 지어야지."

"이 참에 내년에 바로 짓자~!"


자기 품에서 꿈틀대는 번데기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몬붕이가 씨익 웃었다. 

평범한 일벌이었던 아내가 무사히 여왕벌이 된 이후 꽤 많은 시간이 지났으니 이번 겨울부터 슬슬 새 벌집을 지을 준비를 시작할 것이다.



-엘프-


"이게 다 전부 그 빌어쳐먹을 문재ㅇ..."

"아니 할머니, 지금 그 얘길 하는게 아니잖아요." 

"에잇, 우리 공주님을 그 춥디 추운 감옥 안에 집어넣은 연놈들이 무슨 대통령이니 장관이니 쯧쯔쯔..." 

"..."


몬붕이는 1층에서 박점순(326세)의 계속되는 교육을 빙자한 꼰대짓에 진절머리를 느끼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녀가 오래된 구멍가게의 2층 집을 내주지 않았더라면 진작에 몬붕이는 이번 겨울을 반지하 작은 방 안에서 추위에 바들바들 떨면서 보냈을 것이다. 

 


-솔피-


"어쩌라고 시발새끼야, 몸만 오라고."

"네...네헷...♡" 


예비신랑으로 끌려온 몬붕이가 조심스럽게 대화의 장을 열었지만 날서고 차가운 그녀의 욕설에 곧바로 고개를 수그렸다.

그녀의 몸 안에서 무럭무럭 사랑의 결실이 자라고 있었으니, 그녀가 굳이 협박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솔피에게 붙잡힌 신세나 다름없었다.   



-뱀파이어-


"뭐라고? 하아...진짜 어떡해...안 그래도 귀신나온다고 안 팔리는데...!"

"아니. 집값이 좀 많이 올랐다더라."

"엥...?"

 

서울 외곽의 오래된 낡은 성. 흉가라는 소문이 퍼져나간 이 오래된 성이 이번 재개발 구역의 정중앙에 위치하게 되었다.  

그 뒤로 성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흉흉한 소문은 뱀파이어와 인큐버스 부부가 매일 돈으로 만든 욕조에서 헤엄친다는 괴상한 소문으로 바뀌게 되었다.    



-파라오-


"하아♡ 잘못된 정책으로 백성들을 곤궁하게 하는 못된 왕을 냉큼 질책해다오♡"

"후우, 망할 할망구 젖탱이년이!" 

"아흑♡"


파라오의 은밀한 취미 덕에 오늘도 국서 몬붕이를 비롯한 평범한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었다.

남편인 그는 처음엔 아내를 바로잡아 보려고 부단한 노력을 했었지만, 도무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내심 포기한 상태. 아니, 그녀보다 더 가학적인 사람이 되고 말았다.



-쇼거스- 


"..."

"아니....잠깐만! 스톱! 스톱!!"


몬붕이는 자신의 혼잣말을 듣고 몸을 부글부글 팽창시키던 쇼거스를 향해 다급하게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