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스포주의)어느 평화로운(?) 언덕 이야기

이곳은 폭풍이 몰아치는 언덕 위 거대한 저택, 워더링하이츠




"....."


여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눈쌀을 찌푸리며 이마를 집고 있었고



"....."


서로 쏙 닮은 남자 둘이 그녀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정리좀 해볼게... 그러니까 해어튼은 축구장을 가로채려 한 아이를 냅다 때려눕히고 히스는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 애가 이겼다고 그걸 좋아하고 있었다는거지...?"



"어.. 아니, 그..."



"캐시, 자기야... 일단 얘길 들어봐, 따지고 보면 걔네가 먼저 잘못한건데 애한테 뭐라고 할 건 아니잖아~"



"맞아 엄마~ 심술부리면 주름만 는다ㄱ.."


빠악!



"아--!!"


"이 새끼가 엄마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어!!"



"자기 자식한테 새끼가 뭐야! 거기다 그렇게 폭력부터 휘두르면 어떡해!!"



"미, 미안... 해어튼.. 많이 아프냐?"



"몰라!! 아빠같은건 어딘가에서 우리집 시계보다 못생긴 시계대가리나 돼버려!"


어린 아이는 그렇게 말하며 방에 들어가 문을 쾅 닫아버렸다.



"뭐 인마!? 너 이리 안 와!!?"



"넌 하루라도 고함을 안 지르면 죽는 병이라도 있냐? 시끄러워서 연주에 집중할 수가 없잖아!"


어찌나 시끄러웠던지 뭔가에 집중하는 걸로 보이던 한 남자가 문을 벌컥 열며 따졌다.(언쇼씨가 바이올린을 사준 세계선입니다 WOW)



"거 방에 틀어박혀서 악기나 두들기는 양반이 시끄러우면 얼마나 시끄럽다고?"



"바이올린이 무슨 드럼이냐? 두들기긴 뭘 두들겨 이 자식아, 그래서 이번엔 왜 또 난리야"



"별 거 아냐, 형씨... 그냥 캐시한테 해어튼의 무용담에 대해 말해주고 있었어."



"쌈박질이 무슨 무용담이야!"



"캐시... 어린시절의 쌈박질로 나중에 커서 보면 훌륭한 무용담이 되는거야 나도 어린 시절부터 누구한테 지지않고 살아와서 이렇게 멋지케 컸잖아."




"멋지긴 개뿔, 웬 미친 개 한마리가..."



"아 거 힌들리 형씨는 좀 빠지쇼!! 연주회 머지않았다는 양반이 이런데 태클걸 시간 있수?"



"하여간 저거 나한테 형님이라고 부르는 꼴 한 번을 본 적이 없어.. 쯧."


힌들리는 그렇게 말하며 방으로 돌아갔고 은은한 바이올린 연주 소리만이 저택에 멤돌았다.



"에휴..."



"얘기하다 말고 어디가 히스!"


"그냥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 해어튼 삐진거 풀리려면 좀 걸릴거 같으니까."



"알았어... 너무 늦게 들어오지만 마~"


.


.


.

"쉽지 않네..."


히스클리프는 공원 벤치에 걸터앉아 감상에 잠겼다. 원래는 그저 뒷골목에서 죽어가던 거지에 불과했을 그였기에 어쩌면 과분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지금의 생활이 마냥 순탄하진 않았으나 그는 그럼에도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의 삶은 과거 자신이 그토록 꿈꿔왔던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이기도 하였기에.



"갈 때 새 축구공이라도 사가면 기분이 풀리려나? 지금 있는 건 너무 오래됐는데 말이지.."



그 때였다.



"저... 잘 부탁합니다, 돈키호테 씨."


"음! 내게 맡기게 이래뵈도 난 츠바이 협회 베테랑 지망생이니 말일세!"


히스클리프의 근처를 지나던 두 남녀의 모습이 보였다. 그 두 사람은 츠바이 협회 시험을 치르는 지망생들이었고, 그 중 금발 소녀는 둥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매우 낯익은 얼굴이었다.


"어.. 저 꼬맹이 지금 몇 수 째더라... 삼수?"


그녀는 T사 둥지에서 유명한 재수생이었다. 그 이유는...



"저기, 연약한 이를 괴롭히는 악인이 있군! 응징해야 마땅하지!!!"


"어어?! 잠깐만요, 경호는요!?"



"정의의 이름으로오오오오오오오오!!!!"


와장창!!


"쟤 또 저기서 뭐 하는거야?!"


그 때 누군가가 나타나서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에헤이 이 친구야~ 경호를 하라니까 경호를~"


츠바이 협회 4과 부장 그레고르였다.



"그치만 어찌 곤경에 착한 약한 이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단 말이오! 곤경에 처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구하고 지켜내는 것, 그것이 정의가 아니겠소!!"



"에휴... 그래그래, 저 사람은 우리가 알아서 도와줄테니 넌 집에 가봐."



"그, 그게 무슨 소리인가, 아직 시험이 남았는데 어찌 돌아간단..."



"하..."




"너, 실.격이라고 이 친구야!!!!!"



"아니되오오오오오오오오!!!"



"어휴 저거 또 저렇게 될 줄 알았지."



"뿌에에에에엥"



그녀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협회 시험에서 떨어졌고 그 충격으로 서럽게 울고 있었다.




"..."


히스클리프는 그냥 갈까 하고도 생각했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저런 모습도 마음에 밟힌 것일까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갔어.



"꼬맹아, 해결사 되고 싶냐?"



"해결사! 그야 물론이지 않겠소 당연히 되고싶소!"



"허나..."


그녀는 히스클리프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뒷골목 깡패가 되고 싶진 않소."



"???"








"누가 깡패야, 이 새끼야!!"


"이것 보시오!! 이렇게 폭력부터 나가는데 어찌 깡패가 아니란 말이오오오"



"뭐래! 이래봬도 아저씨가 외우피 해결사 협회 4과 소속이거든?"



"띠, 띠용?! 거짓말 하지 마시오! 그대가 어딜봐서..."



"아오... 야 따라와봐."


히스클리프는 그녀를 데리고 어딘가로 향했다.



"히스클리프? 오늘 업무는 다 끝났을텐데 무슨 용건으로.."


"잠깐 볼 일이 있어서... 수고 많으십니다, 부장님.



"오오오!! 이 분은!! 츠바이 협회보단 안 멋있지만 아무튼 멋있는 외우피 협회 부장이 아니신가아아아아!!"



 

'씨발 뭐지, 싸우자는건가?'



잠시 후.

"이제 믿겠냐?"


히스클리프는 탈의실에 들어간 뒤, 말끔히 차려입은 모습으로 나왔다.


"세상에나!! 정말로 해결사였군!! 그것도 츠바이 협회만큼은 아니지만 아무튼 멋있는 외우피 협회 해결사!"


'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



"이래봬도 해결사로 번듯하게 살기 위해 해결사 협회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 이 말이지~ 너 이 둥지에서 유명할 정도로 재수를 많이 했던데 이번이 삼수였냐?"


"무슨 소린가!! 절대 아닐세!"


"아, 그래 그 정돈 아니었ㄴ...



"오수였네..."



"????????"




"아, 아무튼 내가 협회 해결사의 마음가짐에 대해 제대로 알려줄테니 이 참에 확실히 배워보셔! 자, 가자!"



"알겠네, 싸부!!! 비록 츠바이 협회만큼은 아니지만 멋있는 외우피 부장 나리 잘 있으시게!"


쓔웅. 그렇게 그 둘은 폭풍처럼 떠났다.



'씨발 진짜 뭐지, 존나 한 것도 없는데 상처만 받은 이 기분은...'





한 편 워더링하이츠에서는...


"분명... 늦지않게 돌아오라고 했는데..."



"대체 어디서 뭘하고 싸돌아다니는거야... 돌아오기만 해봐..!!"




"ㄷㄷㄷㄷ...."


'미리 명복을 빌어두마...'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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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6장 보면서 평화로운(?) IF 느낌으로 한 번 이런거 써보고 싶어서 써봤음. 데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