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군, 어제는 미안했소."


"무엇을 씨부리려는 건가요? 이상 씨."


"그동안 최소 547회 이상 홍루군의 대가리를 깨버린 결과, 점차 지능이 떨어져 결국 유아퇴행 상태로 만들어 버린 사건 말이오.그래서 단테씨께 평소보다 훨씬 더 시계를 돌려달라고 하여 이렇게 홍루 군의 지능을 복구할 수 있었소"


<이 씨발 정공새끼들... 째깎>


"뭐어? 홍루가 똥오줌도 못가렸던 게 정말 그 짬뽕집의 이상한 약물 성분 때문이 아니었다고?"


"저는 짬뽕 대신 파오차이와 함께 꿔바로우를 먹었지만요~ 맛은... 우리집 강아지가 좋아하는 간식 정도는 되는 것 같았어요."



"파오차이라... 그래, 그런 메뉴도 있었구료."


"오잉? 이상 씨가 웬일로 이번엔 홍루 군의 대가리를 깨지 않았소!"


"그동안 너무 많은 발작버튼을 눌려 무감각해 졌기에. 파오차이 정도는 이제 넘어가도록 할 것이오."


"혹시, 동백 씨의 최후를 보았기 때문에 심란한 것이오?"


이상은 마치 홀린 것 마냥 초점없이 허공을 응시할 뿐, 돈키호테의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쓸쓸히 혼잣말만을 되뇌었다. 


아무 표정도 짓지 않으려는듯 핏기가 싹 가신 죽은 동공을 내보인다. 


그는 고개를 떨구고 한때는 살아있었던 그 눈빛을 한낱 흑옥으로 환복한다.


"동백, 그대가 쓰러졌던 곳의 꽃내음과 바위에 흐르던 신체는 퍽 고요하고도 안쓰러워 눈물이라도 흘리고 싶었소만, 이젠 마음 속의 우물이 말라 버렸기에. 앉아서 바라보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소. 단아하고도 새하얗던 한푸... 그리고 새빨갛게 피어난 동백꽃... 사방으로 흩날리던 노란 꽃잎들..."


"자, 잠깐. 한푸라고요?"


"이상하오?"


"그래도 이건 좀;;"


"이제부터 소인은 한복을 한푸로 부를 것이오."


"어째서 그런 선택을!!! 이거 잘못하면 글삭되고 말것이오! 이상 동지!"


"동지? (씨익)"



"씨발 이거 뭔데? 이봐, 이상! 정신 차려!"


"나는 그들 중에서도 퍽 순수한 몽상가였소."


"몽상가아아!!! 해결사 역시 영웅의 도리를 지키는 몽상가라고도 할 수 있지!! 엣헴!"


"도리라고 했나? 근첩은 즉결처분이다."


오티스는 토마토스파토스게티로 돈키호테의 대갈통을 후렸다.


"거기 조용하시오."


"... 한평생을 꿈에 절어 살았소. 지나온 길은 전부 일장춘몽이었으나, 그것 없이는 어떤 것도 정의되지 않는 것이오. 그러하였을 정도로 아름다운 몽상이었소."


"채널 규정에는...(타닥) 정치적... 어쩌고...(타닥)"


"그 꿈은 예지몽도, 길몽도, 흉몽도 아닌..."

"그저 중국몽이었소."


"어... 네?"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군."


"중국몽... 간단해요."


"흐아아니되오. 파우스트양. 설명하려 하지 마시오."

"나는 그저 한마리의 대깨문에 불과한 아해였소. 그렇기에, 중국몽을 꾸는 것이오."


"오잉? 대깨문이랑 중국몽은 무슨 관련이 있소?"


"이 게임을 만든 자들은 프로젝트 문이라는 회사인데, 사장 김지훈의 뇌에서 추출한 두레박이 그 특이점이오."


"이 게임의 4장 (중) 스토리를 보고 대가리가 깨졌소. 그리하여 난, 료슈 양의 말을 빌려 쓰자면 대.깨.문이 된 것이지. 대깨문은 언제나 중국몽을 꾸어 왔소. 납득이 됐다면 좋겠구료.


파우스트는 이상의 답변을 듣곤 버스를 나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