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아침 일어난다. 밥을 먹는다. 강의를 듣는다. 밥을 먹는다. 강의를 듣는다. 기숙사에 들어와 침대에 눕는다. 밥을 먹는다. 다시 침대에 눕는다. 점호를 한다. 1시까지 핸드폰을 보다 잠을 잔다. 아침에 일어난다.


내가 그저 밥 먹고 공부 듣는 기계인가 의심이 된다. 과제를 미루다 데드라인에 제출하지만 그렇다고 데드라인을 좋아해서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다. 그냥 논다고 핸드폰 만지고 게임한다고 미루다가 과제를 늦게 시작해 제출해보니 데드라인이다.


대학교 주변은 논밭이라 금요일 공강에 시간을 쓰거나 주말에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에 가서 만화방에사 만화책을 보거나 시내를 돌아다니며 대충 눈으로 구경만 하고 다시 돌아와 침대에 눕는다. 주변에서는 운동해서 근육을 붙이면 좋은 몸이라거 운동을 하라 그러지만 나는 운동도 못하고 잠깐하다 다시 그만두기만을 반복한다. 고1 수학 기초문제집을 사놓고 구매한지 1년이 넘어가는데 문제를 보고 풀지도 않았다. 나는 귀찮음을 핑계로 무엇 하나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나는 겁쟁이다. 스스로 바뀌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지만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나는 바보다. 알고 있음에도 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하루하루가 허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