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출혈묘사 있음)


 그 소년은 계속해서 칼을 휘두른다.

옷이 붉어지고 칼이 붉어져도 멈출 수 없다.

소년은 그저 사랑하던 소녀를 위한 일을 할 뿐이니까.

계속 되는 싸움에 손이 떨려가지만 소녀를 생각하며 칼을 다시 고쳐 잡는다.


 '버려졌던 칼인 나는 막 자라난 꽃인 너를 지키고 싶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우린 고작 어른들의 장난감이였고 너는 그저 훈장을 달기 위한 망치로 쓰였어 그런 너를 지키려 했지만 칼 주제 칼 든 사람은 벨 수 가 없었어.


 아름다운 하얀 꽃이였던 너는 부서져가는 몸을 이끌고 나에게 와서 나를 안아줬어 그리고 나에게 어린 꽃이 아프지 않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달라했어.


 나는 줄곧 내가 너를 아프게 했다고 믿고 싶었어 하지만 역시 칼을 쥔 내 손을 당긴건 너였어 내가 세상을 바꾸고 너를 잊은 체 하늘로 올라가길 바랬던거겠지.


 하지만 착한 너와 다른 나는 어른들을 모두 죽이기로 했어 그러면 꽃이 아프지도 않고 나는 너와 만날 수 있겠지? 그러니 꼭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써걱

 소름끼치는 칼소리와 함께 급히 달려온 용사는 성을 습격한 반역자 한 명의 숨을 끊었다.

병사들은 용사의 등장의 환호도 잠시 다시 싸움을 준비했다.


처참한 상태 그대로 버려진 반역 범죄자 한 명의 시체에선 꽃 두 송이만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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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갑자기 용사물 중반 쯤 사연있는 악당 정도를 써보고 싶었어 비극 순애 정도로 쓰고 싶었는데 글 자체도 오랜만이고 이런 비극 순애는 써본적 없어서 의도완 많이 벗어나고 내가 봐도 많이 이상한 짬뽕글이 되긴 했는데 귀엽게 정도만 봐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