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먹하니 마주한 식탁

명이나물 한 잎 젓가락으로 집어 드는데

끝이 붙어 있어 또 한 잎이 따라온다

아내의 젓가락이 다가와 떼어준다

저도 무심코 그리했겠지

싸운 것도 잊고

나도 무심코 훈훈해져서

밥 먹고 영화나 한 편 볼까 말할 뻔했다


-복효근, 『무심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