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이나 이런거 안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들 웬만한것들은 다먹고
또 엄청 잘먹는 여친은 어떨까

하루는 여친의 생일이 코앞이라
내가 미역국 정도는 끓여줘야지 하면서
냄비에 다진마늘, 소고기 볶고
뭉덩뭉덩 자른 불린미역넣어서 볶아주고
쌀뜨물 부어서 끓이며 다시다 1꼬집넣고 참기름 한숟갈 둘러서

흰쌀밥, 불고기, 콩나물무침 등등과 함께
아침 생일상을 차려줘

고양이세수하고 부스스한 모습으로 일어난 여친이
아침상을 보면서 점점 눈이 커지더니
"...설마 아침에 이걸 다 만든거야??" 하면서 놀라고
어제 미리 사서 냉장고에 넣었던 케익을 꺼내서
생일초도 켜주고 생일 축하도 해줘

축하노래를 다 부를때즈음 여친 얼굴을 보니
울먹이면서 고맙다고 말해주는거지

내심 뿌듯한 마음을 품은 채로 나도 여친도 아침을 해결하고
일을 나가
시간도 잊고 일한 탓에 어느덧 저녁, 퇴근길에
아침 생일상을 보고 놀랐던 여친의 얼굴이 문득 떠올라서
포장마차에 들러서 어묵따로, 국물따로 포장해갖고 집에 도착해

그런데 여친은 어느새에 도착했는지
앞치마를 두르고는 부엌에서
포장한 순대, 튀김을 데우고 한쪽 그릇에 떡볶이 소스를 따르고 있는거야
내 손에 들려있는 어묵탕을 보고는 피식 웃더니 나에게 부탁 하나를 말해

"남주야. 냉장고에 소주있으니까 꺼내줘. 오늘 같이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