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붕이는 태어날 때 부터 평범하지 못했어.


의사는 순붕이가 뇌의 일부분이 처음부터 손상되어있는 아이라고 했지.


부모는 슬펐지만, 순붕이를 성심성의껏 키웠어.


조금 모자란 순붕이지만, 어릴 때 부터 같이다니던 소꿉친구 순애와 함께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지.


순붕이의 세계는 매우 협소했어.


부모님과 순붕이 자신, 그리고 소꿉친구 순애.


 이 4명으로써 완결된, 단조로운 세계였어.


순붕이는 이 편협한 세계에 만족했지.


하지만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순붕이의 세계에 큰 변화가 도래했어.


서번트 증후군.


항상 어딘가 모자랐던 순붕이는 자신의 결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거야.


순붕이는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들어냈어.


이후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도 여전히 순붕이에게 친구라고는 순애뿐이였지만, 순붕이는 개의치 않았지.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까지 늘 자신을 배척하고 멸시하던 주제에 이제와서 자신에게 아양을 떠는 주변인들.


그러면서 막상 자신이 없을 때에는 자신의 과거를 들먹이며 뒷담화를 하는 이중성.


구역질 나는 그들의 행태에 지쳤던 순붕이는, 삶에 환멸이 났어.


부모님이나 순애에게는 괜찮은척 했지만, 속은 점점 썩오들어가고 있었지.


어느날, 정신적 고통이 역치를 넘어선 순붕이는 문득 생각했어.


"죽을까?"


부모님도, 순애도 좋았지만, 그 이외의 인간은 싫어.


살 이유가 없지만, 그게 죽을 이유가 되진 못한다고?


그래도 마찬가지야.


 죽을 이유 또한 없지만, 그게 살 이유가 되진 못하는걸.


.

.

.


고등학교의 옥상 펜스의 넘어에, 양 발을 절반정도 밖으로 내놓은 순붕이.


순애는 학교 건물의 처마 밑에서 그런 순붕이를 발견하고, 허겁지겁 옥상으로 뛰어 올라가기 시작해.


순애는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순분이가 힘들어하는걸 알고 있었은에도 고백하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


"순붕아, 난 널 정말로 사랑해. 서번트 증후군인 순붕이도, 천재라고 칭송받는 순붕이도 아닌, 유치원부터 함께였던 나의 친구 순붕이를 정말로 사랑해...! 그러니까, 그러니까아..! 함께 살아가자!!!"


순붕이는 그 말을 듣고 늘 공허했던 마음의 한켠이 채워지는것을 느끼며 감정을 주체할 수 없게 됐어.


"..아. 아, 아아... 으으우우읏..흐으윽.."


순애는 필사적으로 위태롭게 서서 울기 시작한 순붕이를 끌어내고는, 껴안으며 말하는거야.


"다들 순붕이를 천재라고 하더라? 그런데 나한테 순붕이는, 유치원때나 지금이나 바보인걸.. 정말, 바보야."


순붕이는 과거 서번트 증후군이 발현하기 전처럼 순애에게 응석부리기 시작해.


"으흑, 흑.. 순애야.. 미안해애.. 순붕이 너무 힘드러써어..."


"괜찮아, 순붕아. 내가, 있잖아..?"


"흑, 으응.. 순애는, 순붕이랑 계속 같이 있을거지..?"


"응, 늘 함께 할게."





얀챈에서 피난옴.


비틱들 박멸될 때 까지만 있을게.


얀순이한텐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