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 에리나.



붉은 머리칼과 새하얀 피부가 아름다운, 플리아네 왕국의 공주인 그녀가 태어난 날, 봄의 신은 왕에게 예언을 했어.



《저 소녀에 18번째 생일날, 소녀에게 가장 아름답고 특별한 꽃을 준 자를 소녀의 짝으로 삼아라. 그럼 왕국은 번영할것이고, 소녀와 배우자는 평생 행복할 것이다.》




왕은 그 예언을 마음 깊이 세겨들었고, 로즈의 18번째 생일 몇달전, 왕국 전역에 가장 아름답고 특별한 꽃을 찾아오라는 말을 전해.



그렇자 공주의 생일날, 수많은 사람들이 온갖 꽃들을 들고 왕궁 앞에 모였지.




"각양각색의 장미를 준비했습니다. 빨강은 아름다움, 분홍은 사랑의 멩세, 하얀색은 순결, 보라는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죠."


"안개꽃 꽃다발입니다. 한송이의 꽃말은 죽음이지만 꽃다발의 꽃말은 사랑의 순간이죠. 공주님과 영원히 사랑의 순간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저는 저 멀리 엘프들의 숲에서 어렵게 얻어온 요정날개꽃을 가져왔습니다! 이 꽃잎들을 보십쇼! 마치 요정이 춤을 추는것 같지 않습니까!?"



수많은 귀족, 부자, 이름있는 거물들이 공주를 찾아 꽃을 내밀고 구애를 했어.



하지만 공주는...


"하아...."


한숨만 쉬었지.


친구가 안왔거든. 평민이지만 어렸을때부터 함께한 소꿉친구 잭.


그녀는 수많은 인파들 사이에서 자신의 친구 잭을 계속 찾았어.


하지만 잭은 찾아볼수 없었고, 마음이 아파왔어.



그녀는 속으로 불평을 늘어놓았어.


'며칠전부터 만나주지도 않고, 대장간에 처박힌채, 이런 중요한 날 얼굴 한번 안비추다니. 


어렸을때부터 함께한 사이인데, 

첫친구인데,

제일 친한 친구인데,

좋아하는... 사랑하는데...'



마음이 아팠고, 눈앞에 있는 특별한 꽃들에게 눈길조차 가지 않았지.



"저는 황금으로된 꽃ㅇ..."


"저는 저 먼 바다 건너 대륙에ㅅ..."


"저는 붉은빛 보석으로 된..."


"드래곤과 싸워 어렵게 어렵게 구해온..."


"꽁기깅깅깅공강강꽁기깅깅꽁기깅강..."


"매일밤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수많은 이들이 자신들이 가져온 꽃들을 자랑했지만, 로즈는 그런 진귀한 꽃들보다 그저 잭이 작은 민들레 한송이라도 갖고와주길 바랬어.


하지만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날은 저물어 갔어.


해는 노을을 그리며 떨어지고, 꽃을 가져온 사람들도 더이상 없었기에, 이제 다들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지.



"으음, 딸아. 넌 어떤 꽃이 가장 아름답고 특별한것 같니?"


"글쎄요..."


"음.... 일단 후보를 몇개 뽑고, 그중에서 골..."



아버지가 꽃들의 대해 말을 하였지만, 로즈는 그 말이 잘안들렸어.



그저 잭이 꽃을 갖고오지 않았다는것에, 찾아오지 않았다는것에 슬퍼했지.



근데 그 순간,




"잠시만요 - !!!!!!"



저 멀리서 잭이 뛰어오는 거야. 그것도 커다란 수레를 끌면서 말야.



"잠시만요!, 헉..., 헉..., 가장... 아름다운... 꽃을 준비...했습니다... 헉...."



로즈와 왕 앞에 도달한 잭은 숨을 몰아쉬며 말했어.



"잭!"


"미안, 헉,헉, 로즈. 많이 늦었나...?"


"바보야! 지금오면 어떡해! 근데, 꽃이라니? 대체 무슨 꽃을..."



로즈는 잭이 늦게나마 온것에 기뻤지만, 동시에 불안해 했어. 


사흘동안 대장간에 틀어박혀 있던 잭이 과연 저 진귀한 꽃들보다 아름다운 꽃을 가지고 왔을까? 


하지만 잭은 싱긋 웃으며 그녀의 불안을 없애줬지.



"걱정마, 로즈. 다 생각이 있으니까."



잭은 왕 앞으로 다가가 인사를 했어.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 그래, 잭 너는 무슨 꽃을 가지고 왔지?"


"폐하, 지금부터 공주님께 보여드릴 꽃은, 세상에 오직 하나뿐이며, 너무나 아름다워 보는 이들은 모두 꽃과 사랑에 빠지며 저희 왕국에 모든 이들이 사랑하는 꽃입니다."



"뭐? 평민이 그런 꽃을 가져왔다고? 거짓말!"


"아니야, 유혹의 꽃이라면..."


"근데 저 수레는 뭐지? 저 안에 꽃들이 잔뜩 있는건가?"



잭의 말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수근대기 시작했어. 

왕은 그들을 조용시키고, 잭에게 꽃을 보여달라고 했지. 



"그래, 잭. 그럼 그 꽃을 보여주겠니?"


"폐하, 사실 전 오늘 그 꽃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그 꽃은 이미 폐하가 가지고 있습니다."


"뭐라? 그게 무슨 말이냐?"


"그 꽃은 폐하의 것이자 왕비님의 것이요, 그리고 우리 공주님의 것이죠. 하지만 공주님은 보지 못하기에, 전 오늘 공주님이 그 꽃을 볼수있는 도구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게 무슨...?"



잭은 수레 위를 덮은 천을 벗기고 자신이 만든 전신거울을 꺼내 공주 앞에 새웠어.



"!!!!!"



그제서야 사람들은 잭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알수있었지.



"전 공주님을 처음 봤던 순간 심장이 불타는듯한 사랑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지금도 변함이 없으며 나날이 커지기만 하죠.


"왕실 기사단장 엘리나도 공주님을 사랑합니다. 기사들의 노고를 알아주고 그들을 칭송하고 힘내라며 응원 해주는 공주님을, 왕실의 모든 기사들이 사랑하죠.


왕실마법사 가르츠씨도 공주님을 사랑합니다. 항상 아픈 허리를 안마해주고 그의 손녀와 놀아주는 공주님을 손녀만큼이나 사랑합니다.


이 왕국의 국민들은 공주님을 사랑합니다. 항상 국민들을 생각해주고 늙은 노인도 어린 소녀도 차별없이 대하는 공주님을 왕국의 보물로 생각하며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공주님의 부모이신 폐하와 왕비님은, 말할 필요도 없겠군요. 공주님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시는 분이시니."



잭은 한쪽 무릎을 꿇고 로즈를 올려다봤어.


로즈는 눈가에 눈물을 맺힌채, 활짝 웃고있었어.


"제가 이 꽃의 곁에 있을수만 있다면, 더할나위 없는 영광일겁니다. 평생 그녀만을 바라볼것입니다.


"공주님, 폐하, 제가 보여드린 꽃이, 마음에 드십니까?"



잭의 말에 모두가 조용히 있는 가운데,



"하하하하!!! 그래! 최고군! 최고야!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럼요, 폐하. 아무래도 이 자리에 저희 딸보다 아름다운 꽃은 없는것 같네요, 호호호."



왕과 왕비의 웃음이 그 침묵을 깼고,



"잭, 이 바보... 사람 걱정시키고, 놀래키고... 감동도 시키고..."


"미안 로즈. 하지만 네 앞에만 있으면... 바보가 되버리는걸.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너만 생각하게 돼.



로즈. 부디 나와 결혼해 주겠어?"



잭의 고백에,



"....응♡"



로즈가 대답하며 



"우와아아아아아아!!!"



주변의 환호성이 울려퍼지며 로즈의 18번째 생일은 끝이 났어.



둘은 진귀하고 아름다운 꽃들에 둘러싸여 사람들의 축복을 받았고, 서로를 꼭 껴안았지.



로즈는 잭의 품에 안긴채 잭의 귀에 속삭였어.



"잭, 방금 난 제일 아름다운 꽃이 뭔지 깨달았어.


가장 아름답고 특별한 꽃은, 장미도 보석으로된 꽃도 마법의 꽃도 아니고, 나도 아니였어. 가장 아름다운 꽃은, 


서로를 향한 사랑이야."


로즈는 그 말과 함께 잭과 입을 맞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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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