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바지 뒷주머니에 들어있던 사탕 껍질을 응시한다. 아마도 먹지 않은 채로 세탁기에 빨려 들어간 것이겠지.

... 이거 어쩌면 인생하고 닮지 않았나?

완벽하게 준비하고 만들어진 결과가 결국 아무런 검토도 없이 폐기 처분.  그리고...

"야"

교실 뒷편에서 멍하니 있는 그 녀석을 부른다.

그러곤 사탕껍질을 내민다.

열심히 냄새를 음미하더니 엄지를 올려 보인다.

... 저 녀석에 대한 소개가 늦었군

[한수희]:나의 소꿉친구로 현재 동거중이다. 부모님은 둘다 해외여행이라는 뻔한 이야기.

"좋냐?"

"응"

정말이지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닌 것에 쓰이는 것까지 인생이랑 똑같네 내가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

... 난 이미 이게 순애 소설이라는 것을 간파했다. 그리고 내 앞에 있는 녀석은 히로인이 아니다.

소꿉친구가 히로인이라니 무슨 순정파도 아니고. 소꿉친구가 절대 지지않는 머시깽이(이름 까먹음)에서도 라이벌은 나왔고 말이야.

그래서 생각의 역전. 이미 지긋지긋한 이 인생을 만든 작가를 엿먹이기 위해서...

'내 눈앞에 있는 여자애랑 사랑하고 싶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