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순애라면 로맨스 장르의 영화나 만화를 생각할거야. 가령 h2나 러브액추얼리 건축학개론 그런거. 근데 나는 그런걸 못보는 성격임. 정확히는 못느끼겠더라. 왜냐면 내 유년기는 진짜 암울했었거든. 친가는 부잣집인데 외가는 가난했고 그 사이에 난 껴서 아둥바둥되고 하고 애비란 놈은 맨날 집나가고 허구헌날 부부싸움. 형들은 지금은 안그러지만 한번 연애하면 눈돌아가서 또 옴마랑 형이랑 피터지게 싸우지...  매일매일집안이 평온한 적이 없었음. 그러다보니까 어느새 내 스스로에게는 연애와같이 애틋한거 자체가 어색하더라. 그래서얐을까 걍 공부랑 그림만 그려대고 조용하고 성실하게 다니는 억지습게 범생이로 다녔다. 성족은 중딩때부터 고딩때 그림 시작하기 아전까지 적어도 300명 중에 50등은 드는 제법 하는 축이라 보면 됨. 그때 예고랑 미디고를 너무 가고 싶어서 잠 쪼게면서 독학했던게 기억에 남는다. 쨌든 나는 그 훈훈하거나 애틋한 그런 감정들이 너무 어색했음. 지금은 나아졌지만 그래서 그런가 유독 자해도 해보고 쓰레기같은 것들만 줄창 찾아댕기고 그랬어. 그 인터넷에 보이는 찐따샤끼 있지. 관종짓하고 그런거. 범샹이인척하고 더니면서몰래 그런거 하고 다녔었어(다행히 인생의 변환점이 오고 은사님들 좋은 친구랑 있으니까 나아지더라. 이 얘기도 나중에 풀어보겠음. 그때는 몰랐지만 첫 연애?썰이 될거 같다. 다행히 딱히 빨간줄 저지른 것도 없어서 지금 사회생활에 문제는 없다. 그야 그런게 세절한지 어연 8년이 지나감.  ) 근데 오느날 딱 적절한 변환점 하나가 오더라. 

 

그 중 변환점 중 하나가 뭐냐면 우습겠지만 만화 한 편이었어. 뭐 엄청난 감동이 있더든지 그런 만화도 아녔음. 애초에 감동을 줄려는 만화도 아님. 근데 이상하게 나도 모르게 울게 되는 그런게 있었음. 왜냐면 나에게는 없던 일들 특히나 바라고 소원했던 일들이 저 만화에서는 당연하게 되어있고 그 괴리가 되게 아팠거든. 

그 만화가 뭐냐면 동방  동인 만화인 "란짜마와 함께!"란 만화였다. 연애나 그런거 보다는 걍 육아물에 가까움. 야쿠모 유카리의 식신(이지만 사실상 수양딸) 야쿠모 란의 유아기를 그린 동인 만화였음. 처음에는 애기가 워낙 귀엽게 생겼어서 보게 되는데 점점 몰입하고 이입하게 되더라. 딱 아 딸래미 있으면 저렇게 애껴주고 가르쳐주고 싶다 란 느낌이 들정도. 

그런 생각이 드니까 괴리감이나 현타도 같이 오더라. 나는 ㅅㅂ 누가 친절하게 해줘도 그게 어색하고 적응을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도망가기 바쁜데 저 란이라는 아이는 저렇게 잘 받아들이고 좋아하는 구나. 내인생에 한번이라도 저런 경험이 있었을까? 내가 걷어차거나 도망쳐서 그런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오더라고. 


그래서 그 생각이 든 이후로 뭔가 자극적이거나 말초적인걸(엔+알이나 강간물) 못보게 되더라. 왜냐면 괜히 그런 걸 보는 내 스스로가 내가 느끼지 못한 것들에 대해 원망가지고 화풀이를 하는 건가 같은 생각이 들더라. 2디 인권 얘기가 아니라 걍 사람대 사람으로 그런  생각이 드니까 뭔가 찝찝하게 되드라고. 


특히나 란 나오는 떡인지의 경우에는 저 만화의 꼬마 애기 란이 자꾸 겹쳐보여서 괜히 그 딸래미가 저런거 하고 다니는거 보는 기분이라 더더욱 끊게 되드라. 그러다 보느 어느새 순애만 파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