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순체에서 눈팅만 하다가 갑자기 새벽 갬성 밀려와서.....

고등학교 때 정말 내가 병신같아서 떠나보낸 여자애가 생각나서 잠시 끄적여봄


본인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까지  전혀 관심이 없어서 그냥 부모님이 사준 옷 대충  입고 과체중이고 게임 겁나 좋아하던 학생이였음...

고등학교 2학년 쯤  주변 애들은 빛나는 데 나는 왜 이렇게 초라한지 약간 현타와서 뒤늦게 옷도 막 사입고 헬스도 등록하고 그랬음


그렇게 한 6개월 정도 열심히 다이어트 하니깐 몸에서 30키로가 날라가더라...

다이어트 하는 그 기간동안은 진짜 나 자신한테 엄청 엄격하게 지내고, 예전이랑 너무 달라진 내 모습에 자존감이 하늘을 찔렀음

그리고 그렇게 사람이 변하니깐 주변에서도 감사히도 관심을 엄청 가져주더라


예전엔 여자랑 이야기도 못하던 애가 갑자기 관심을 받고 이야기도 하면서 이성에 대한 벽을 허무니깐 

'연애?ㅋㅋ 걍 맘만 먹으면 할 것 같은데?' 같은 지금 생각하면 진짜 한심한 생각을 하게 되더라 ㅋㅋ


그렇게 나름 전혀 새로운 고교생활을 보내면서 소풍이였나 뭐 그런거 하러 놀이동산으로 갔는데

나는 놀이기구 같은거 못타서 친구들은 놀이기구 타러 가고 난 혼자 놀이공원 안에 동물원 같은데 가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그때 옆반에 이름이랑 얼굴만 알던 여자애가 와서 인사하더라

걔도 나처럼 놀이기구 못타서 여기 와있다고 해서 둘이서 같이 동물 구경했었음

하루종일 걔랑 같이 있다 보니깐 이야기도 엄청 많이 하고 급격하게 친해지게 되었음


그날 이후로 걔랑 썸을 타게 되었는데.

여자랑 처음으로 그런 관계가 되던 나니깐 그때 당시에 나는 이게 썸인지도 모르고 좀 많이 친한 여사친 이딴걸로 생각함

 걔랑 썸을 타고 있다는건 같은 반에 남자애가 니네는 썸을 한달을 타냐 라고 말해서 알게 됨 ㅋㅋㅋㅋㅋㅋㅋㅋ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가 들리니깐 그 전 까지는 아무생각 없었는데 

갑자기 걔가 신경쓰이기 시작함

혼자 집에서 곰곰히 생각해보니깐 지금까지 몰랐던 내가 참 병신같더라.

밖에서 만날때도 팔짱도 막 끼고 , 학교 가기 전에 아침에 전화오고 마치고 전화하고 

내가 테니스 치마 좋아한다니깐 그 주 주말에 입고 오고 


그래서 몇일 뒤에 걔랑 산책하면서 이야기를 했는데 

나 좋아하는거야? 라고 물었는데 정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하더라. 

 내가 누구를 좋아해본 적은 있어도 누가 날 좋아해주는건 처음이라 좀 많이 당황스러웠음

뭐랄까 내가 알던 고백은 막 두근거리고 수줍고 그럴 줄 알았는데 그렇게 당연하게 좋아한다고 하니깐 그냥 얼버무리게 되더라


난 걔랑 사귀는게 무서웠던 것 같음

나는 걔랑 알게 된지 이제 막 2달 지나가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날 좋아해주는게 말이 되나?

이런 개 찐따 마인드로 손익 따지고 있었으니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고백받고 나는 대답도 못해줬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면서 조심히 들어가라면서 걔는 집에 들어가더라.


그날 이후로 엄청 서먹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걔는 더 나한테 잘해줬던 것 같음

학교 가기 전에 아침밥 먹었냐고 물어보고 안먹었다고 하면 매점 가서 빵 사오고 그랬으니깐 ㅋㅋㅋ


또 그렇게 사귀는 것도 아닌데 

사귀는 것 처럼 다니는 시간도 길어져서 2학년 말까지 그렇게 지냈음....


그제서야 나는 걔가 좋아지기 시작하더라.

날 이렇게 까지 생각해주는 사람이 부모님 말고 있었던가 생각도 들고

걔랑 같이 만나는 날은 정말 아무것도 안해도 즐겁고 그랬으니깐.

경험이 없었던 나는 그게 좋아하는 감정인지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음.


그렇게 3학년 올라갈 때 즈음에 내가 다시 고백했을 땐

약간 씁쓸하게 웃으면서  3학년 때 도 잘 부탁한다고 하고 집에 들어가더라. 


그때는 당연히 사귈 수 있겠다고 믿었지만, 그건 이기적인 생각일 뿐이였던 거였음.

걔도 내가 그런식으로 거부했을 때 이런 기분이였을까.

걔는 얼마나 아팠을까. 

나는 왜 여전히 병신 같은걸까.

그날은 집에 돌아가는 길이 너무 쓸쓸했었음.


당연스럽게 걔한테 미안하고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해서

그 뒤로 걔랑은 가까이 지내지 못했음....

그러면서도 걔는 차이고 나서도 오히려 더 친하게 지내줬던 생각이 나서 더 미안해지더라 


그렇게 점점 멀어지더니 

대학 진학 준비하고 자격증 따고 하다보니 정신없이 살다가 

대학 올라가고 나서는 완전히 연락이 끊기게 됨...


그때 조금만 더 나한테 솔직했다면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사귀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결국 난 존나 이기적이라서 걔 한태 상처만 주고 헤어졌을 것 같기도 함...ㅋㅋ


옛날 생각나서 주저리 주저리 쓰긴했는데

잘 쓴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