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코피 1도 안나오던 사람임. 그냥 코피가 안나오는 체질. 평소에 코딱지 많이 파고 가끔 코 피딱지도 때어내곤 했는데 코피가 나오진 않았음.


일요일쯤에 있었던 일인데, 나는 평소처럼 코딱지를 

후비후비 파고 있었음. 코를 파면 콧구멍이 시원하기도 

하고, 이거 코딱지 발굴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재미나거든.

근데 코 파다가 무언가 뚝 뜯어지는 느낌과 동시에 액체가 주르륵 흘러내리는거임. '오? 콧물인가?' 

라고 생각해서 나는 개운하게 코 풀었음.

흥흥 거리면서 코를 풀었던 손을 살펴보니...

귀검사의 귀수가 떡 하니 있었음. 'ㅅㅂ 이건 뭔가 잘못 됐는데?' 하면서 화장실로 뛰어갔는데 옷이랑 바닥에 코피 뚝뚝 흘리는지도 모르고 허겁지겁 달려갔음. 


그러고선 코피 흘리는 내 모습을 화장실 거울을 통해서 

봤는데 진짜 호러 그 자체더라. 코피는 멈출 줄 모르고 계속 엄청나게 쏟는게 더 호러이긴 했음 ㅋㅋ.


근데 현관에서 삑삑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거임.

"오빠 나 왔어~"

사실 여친이 내 집에 놀러온다고 했거든.


근데 아까 내가 화장실로 뛰어갔을때 코피를 엄청 

흘리면서 갔다고 말했잖아. 그게 바닥에도 뚝뚝 떨어졌고 그걸 밟고가서 더 소름끼치는 형태로 칠해져 있었어.


그걸 본 여친은 놀라서 날 찾으러 뛰어갔음.

(이때 비명 지르면서 오빠오빠 거린건 아직도 생각남.)

여친님은 피가 이어져있는 곳을 따라갔고 도착지점인 

화장실문을 덜컥 열었어.


피범벅이 된 얼굴, 피로 물들인 흰 면티를 입은 남자가 

그녀에게 인사를 했지.


"어 안뇽! 왔구낭!" (이때 코피 멈추게 하느라 코를 막아서 목소리가 병신같았음 ㅋㅋㅋㅋㅋ)

"야이 개새끼야 놀랐잖아아아!!!!"

"왜 욕을하구 그랭.."

"놀라서 그런다 왜! 흐어어엉유ㅠㅠㅠ"

"ㅇ..왜 울엉..."

"난 오빠가 뭐 잘못된건줄 알구 흐으우유ㅠㅠㅠ"


근데 여친님이 우는걸 본 내 생각은

'존나 귀엽다..!' 가 1순위였고,

'그래도 내 걱정하면서 울다니 감동적이네' 가 2순위였음.

무튼 코피쏟은 흔적을 여친님이 청소해줬고

나는 코피 멎게 하는것에 집중했음.


사태가 진정되고 여친님은 코피가 왜 나온거냐고 묻기 

시작함. 혹시 시험공부가 피곤해서 그런거냐.. 아니면 내가 너무 힘들게 했냐.. 등등.


뻥카치면서 여친 놀려먹고 싶었지만 

솔직하게 코딱지파서 났다! 라고 말해야할것만 같은 

분위기였음. 결국 코 후벼파다가 나온거라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고, 코 좀 작작 파라면서 잔소리도 들었다.











아까 또 셤공부하다가 코피나서 끄적여봤음


근데 코피가 지문 자체를 모두 적셔버려서 

지문 자체를 읽을 수가 없게 되었음. ㅈ된거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