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lovelove/49072879
↑이 썰에 쓴 양반과의 추억들 몇가지 더

시간 순은 아니고 뒤죽박죽이얌




일단 심심치 않게 해줄 노래 한 접시






1.
끼리끼리 논다고
내가 약간 냉혹하다고 해야하나 너무 이성적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무감각한 부분이 있는데 여친님도 똑같음.


오히려 나보다 더 할때도 있는데...
우리 둘다 좀 직설적으로 툭툭 던지는 그런 말버릇이 있엉

그런 차가운 도시남 도시뇨 커플이 불러일으킨 사건


사귄지 1200일 기념일
여친 양반다리 위에 앉혀놓고 죠아해, 사랑해 + 백허그 등등 평소보다 좀 과하게(?) 나데나데 서비스 하니까 애가 약간 질렸나봐.


어휴 우리 OO이가 사랑을 못받고 자라서 나한테 이렇게... 
이렇게 말하다가 지혼자 헛! 하는거여


사실 난 얘가 진심으로 한 소리가 아닌걸 아니까 크게 상관은 없었는데...
내가 어려서부터 부모님이랑 사이가 썩 좋진 않았고, 그걸 앵돌이도 나 담임 하면서 알았으니까 확실히 날 배려하고 한 말은 아니었음.

반농담 식으로 어떻게 말을 그렇게 하냐 하고 좀 토라진척 하니까 애가 안색이 새파랗게 질러서 미안하다고 자기도 모르게 그랬다구 횡설수설 하드라


나도 아니다 괜찮아 하다가 살짝 짜증났는지 똑같이 그놈의 종특 발동해서 입이 방정이라고
"너 자주 그래서 ㄱㅊ"

대충 이런말 막판에 던지니까 애가 히끅 거리더니 눈물까지 찔끔찔끔 흘림... 더 미안하다고


이러니까 되려 내가 숙연해지더라. 얘 멘탈 쿠크다스인걸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 아는데. 속으론 나도 좀 삔또 상해 있었나봐


그래서 기분전환 삼아서 우리 주방에서 술이라도 할까? 하고 손잡고 나왔어.
그때 태백산 눈축제 찍고 와서 둘다 너무 피곤해가지고 방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던 거였거든.


애가 또 뙤약볕 아래의 흐물흐물한 아이스크림 모드된거 어찌어찌 술 멕이고 기분 풀으십사 하고 옆구리에 둘둘 말아서 들고 거실서 tv트는데 케이블 채널에서 무도 나오더라.


멤버들이 각자 이름 걸린 서울 시내버스에 마커로 명령 같은거 적어서 서로한테 빅엿 먹이는 특집이었는데 웃기긴 했던지 우울우울 하던 애가 피식피식 처웃음 ㅋㅋㅋ


결국 명수느님 하드캐리 덕분에 자칫하면 파국으로 갈뻔 했던 기념일 잘 마무리됐당. 오오 거성 오오


담날 아침에 깨워서 일어나니까 애가 샤워하고 오세용 해서 씻고 나왔더니 아침밥 차려놓고 무릎끓고 손들고 있더라 ㅋㅋㅋ 어제 일 지가 백번천번 미안하다고


아니 사람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거?
불법 아니뇨 ㅋㅋ



2.
이건 거의 10년은 묵은 쉰내나는 에피소드인데
사실 이번에 썰 글 쓰게된것도 요거때문. 주말에 스승의 날이어서 생각나더라


고교 졸업한 해 스승의 날이었음.
유튜브랑 눼이버 블로그 열심히 찾아보고 상큼한 남친룩으로 단단히 무장한 다음 (미래)여친님 교무실 찾아갔는데 아니 우리 은사님 나랑 약속한 시간인데도 안보여


내 모교는 교무실에 도어락 설치되어있어서 외부인인 내가 함부러 들어가진 못했고. 교무실서 나온 다른 교사한테 물어봐도 들락날락하는 후배들한테 물어봐도 모르겠대.


근데 이 후배들이...
 A, B 둘이었는데 내가 울 여친 물으니까 A가 옆에 있던 B한테
"너 앵돌이 라는 쌤 누군지 아냐?" 하니까 B가
"아, 그 김XX가 좋아하는 쌤이잖아." 이러는 거야


속으로 이런 개간나 후배 새끼들, 꼴에 남자라고 눈깔이 없는건 아니구나
하고 내 새끼가 칭찬 받은것처럼 흐뭇해하고 있다가 드디어 스승님 등장함

여전히 졸귀탱이고 보자마자 가슴이 확 훈훈해지던데 내가 여전히 이 사람 엄청 좋아하고 있구나 싶더라 ㅋㅋ

재학생일 땐 서로 거의 붙어다니다가 처음으로 멀리(?) 떨어진거라 간만의 해후에 즐거워하고 있는데
어쩌다보니 내가 아까 후배 얘길 꺼내게 됐어


그러면서 내가 남자들은 다 늑대니까 제자여도 조심하셔야 한다 이러니까 애가

야 나 좋아한다는 걔 이름 좀 대봐
이러는거임.
그래서 왜요? 하니까


"내가 걔한테 분명히 말해줘야지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나중에 상처 안받게 ㅋㅋ"
이러면서 커플링 보여주더라.
속으로 아 우리 앵돌쌤 이제 사귀는 남자 있구나~
하고 약간 아주 야악간 시무룩했었음. 많이는 아니고


아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좀 시원섭섭한 느낌?
졸업 하고 나니까 서로 떨어져 지내게 되었잖아. 학창시절땐 서로 붙어다녔지만 이젠 함께 있지도 못하는 완전히 남남이 된건데

분명히 연심은 아닌데 남에게, 다른 남자랑 웃고 같이 손잡고 시간을 보낼 선생님을 생각하니까 가슴이 답답해지더라.

그때가 급식 시절부터 사겼던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얼마 안지난 시기라 힘들고 외로워서 더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암튼 우리가 사귀게 되는건 훨씬 미래 얘기구
한 40분 단둘이 수다 떨다가 쌤이 이제 다시 수업 가봐야겠대.


대출혈 서비스! 정문까지는 바래다줄께!
해서 같이 교정 가로지르면서 화사한 늦봄 날씨 즐기면서 짧산책 하고 헤어질려는데 갑자기 할 말이 있다는 거임

"뭔데요?"
"아까 좋아한다는 사람 있다고 햇자나, 내가?"
"네에."
"(속닥속닥)사실 그거.... 너야."

응 안속아~~~ 이런 전개의 라노벨 추천좀 ㅋㅋ루빙봉 했는데 역시나

"는 제자들 중에선~ 메롱!"



그래도 이런 장난은 상도덕이 있는데, 그죠?
약간 설레긴 했었다 솔직히 ㅋㅋ

나중에 듣기로는 이때 소개팅 봐서 만나게 된 막 100일 넘은 남친 있긴 있었대. 4개월쯤 뒤에 안맞는다고 헤어졌다네.

그리고 그 다음 남자친구이자 마지막 남자친구가 내가 됐음 ㅋ



3.
여친이 좀 젊게 사는 타입이야. 뭐노 그게? 할텐데 이런 식임.


두달 전인가 집 들어가는데 거실에서 여친이 소파에 누운채로 혼자서 아패들고
"어쩔티비? 몰루? 어쩌고 저쩌고 &%#@~"
중얼거리고 있어서 내가 속으로

'이 아줌마가 드디어 미친건가?'
하고 왜 그러냐니까 올해 입학하는 애들이 쓰는 말 최신패치 다운 받고 있대 ㅅㅂ ㅋㅋㅋㅋ

애들이 하는 말 모르고 있으면 학생들이 자기 욕할 때 못알아들을 수 있으니까 분하다고.....


대충 이런 양반입니다.



다시 몇년 전으로 시간을 돌려서

평소 여친이 코스프레하고 에버랜드 가고 싶다고 해서 할로윈 데이에 난 말포이, 앵돌이는 헤르미온느 코스하고 감. 나도 해포는 좀 좋아해서리


가니까 뭐 언제나 그렇듯 사람 ㅈㄴ 많더라.
난 이런 장소 별로 안좋아하는데 머 여친이 가고싶다는데 별수있나. 사랑의 힘으로 있는 텐션 없는 텐션 다 끌어올려서 즐기는 척 해줌


근데 돌아다니다가 같은 해리포터 코스한 사람들이랑 마주친거야. 상대쪽은 전부 여자였어.

앵돌인 아주 신이 나서 다른 마녀 무리들이랑 같이 북치고 장구차고 사진 찍게 내비려두고 늙고 병든 나는 아이스크림 들고 당보충하면서 호러 메이즈였나 그 앞에서 좀 쉬는데


딱봐도 진짜 고삐리같이 생긴 어좁이에 팔에 문신 새긴 애들이 다섯이나;; 몰려오더니 껄떡 거리면서 마녀 파티한테 남자친구 없이 왔냐고 작업걸더라...


그... 게이들아... 딴 사람은 모르겠는데 한명은 액면가는 이십대여도 속은 30대 아줌마다...


걍 모르는척 할까?
여친은 이런 상황 오히려 즐기는 캐릭터인데.


아니나 다를까 눈 마주쳤는데 웃음이 멈추질 않는지 입이 귀밑까지 찢어져선 신이나서 눈이 아주 초롱초롱하더라. 진짜 주책맞게 시리

저희들끼리 놀거에요 해도 어좁이들이 계속 질척거려서 다른 해리포터 파티원들은 아주 질색하는 표정인걸로 기억하는데 얘만 싱글벙글이었음.


그래두 남친인데 케어해야지 하고 일어나려는데 얘가 먼저 선수침 이때 튀었어야 했는데 야발


"왕자님~ 왕자님~ 죽음을 먹는 자들이 절 납치해려고 해욯ㅎ!!!"
↑↑실제로 한 말


망할 존냐 크게 소리치는데 진짜 머리가 멍해지더라. 주위 사람들이 다 우리 쳐다보고

니코틴내 쩔거같은 어좁이 애들도, 해리포터 동지들도 다 날 ㅈㄴ 야리는데 당장 뒤돌아서서 도망치고 싶었음

근데 울 여친님은 그러거나 말거나 나한테 와서 손 잡고 "빨리 아브라카다브라! 아바다케다브라!" 이러는 거야 아  왜 그러세요 나한테


진짜

나도 그때 왜 그랬는진 모르겠는데 존나 여친 박력에 휩쓸려서 챙겨온 마법 지팡이도 안쥐고 걍 잡힌 손 그대로 양아치들한테 허공에 대고
"어, 어... 아브... 커다브라" 해버림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ㅜㅜㅜㅜ




내 사회적 명예는 어디로..?

이러면서 살고 있다.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