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애물 단골소재, 소꿉친구!

오랜 시간의 기다림+친밀감이 사랑으로 변해가는 상황이 무척이나 운명적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재다.


하지만 베스터마르크 효과라는 용어를 들어봤나?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사람들은 서로에 대한 이성적 호감을 잃는다"라는 뜻이다.

즉 베스터마르크라는 이 눈치없는 아저씨는 소꿉친구 순애는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베스터마르크를 비웃는 리오넬 메시. 메시는 어릴 적 소꿉친구인 안토넬라 로쿠소와 결혼했다.)

안타깝게도 이 아저씨는 사랑의 힘을 간과한 모양이다.

실제로 소꿉친구가 연인이 된 사례는 실제로도 많고, 그만큼 드라마틱하기도 하다.

다음 두 가지 이야기가 그 중 일부이다.



저스틴 파운더스와 에이미 기버슨 부부.

둘은 데이트앱을 통해 서로를 만나 연인 사이까지 발전하게 된다.

첫 만남에 말 그대로 서로에게 '뿅간' 둘은 어느날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맞다. 나 옛날에 유치원 다닐 때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었는데, 걔 이름도 자기처럼 에이미였어."

"나도 옛날에 유치원 다닐 때 좋아하던 남자애 이름이 저스틴이었는데."

"응?"

"??"

"?!"


...대충 이런 식으로 진행됐을 법한 대화에 둘은 사진첩을 뒤져보기 시작했고, 놀라운 사실을 알아내게 된다.

저스틴과 에이미는 유치원 때 소꿉친구였고, 끊임없이 교감을 나누던 사람이 오늘날의 연인이었던 것.

31년 전의 첫사랑과 다시 재회한 그들은 1년 후 결혼하게 되었고, 아들도 낳고 잘 살고 있다고 한다.



조금 더 드라마틱한 사례도 있다.

이분들은 미국에 사셨던 알렉산더 토츠코와 자넷 토츠코다.

토츠코 부부는 8살때부터 같이 놀던 소꿉친구였는데, 알렉산더가 세계 2차 대전으로 징집대자 한동안 헤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끊어지지 않았고, 알렉산더가 무사히 전쟁에서 돌아오자 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그들은 무려 75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하였고, 금슬도 좋아서 평소에 자녀들에게 "우리는 죽어서도 함께 할거다"는 애정 가득한 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무려 75년간 한결같은 사랑을 나누었던 두 노부부는 2015년, 같은 날에 세상을 떠난다.

참고로 자넷 토츠코는 자신보다 조금 먼저 숨을 거두고 있던 남편을 안아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죽어서도 함께 한다는 약속을 지킬게요. 당신을 따라가겠습니다."

그것은 그녀의 마지막 말이었고, 몇 분 후 자넷과 알렉산더는 평온하게 숨을 거두었다.


두 사람은 샌디에이고의 한 묘지에 같이 묻혀 약속을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