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최근 시즌 2가 나온 은밀한 회사원(inside job)


'전세계에 통용되고 있는 거의 모든 음모론들이 사실이라면?'

이라는 배경을 깔고 진행되는 만화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레이건 리들리'

아비를 닮아서 능력 넘치는 천재이지만

워커홀릭 + 방구석 은둔형 외톨이에 심각할 정도로 사회성이 결핍 되어있다.


그리고 이 주인공의 아버지가


'랜들 리들리'


짤은 '매우 멀쩡할 때'이며

평소엔 듬성듬성한 수염에, 알콜중독자에, 나르시시스트에, 성격파탄자이다.

머리'만'좋은 완폐아가 바로 이자식이다.


젊을땐 머리좋은 건달, 한량같은 느낌으로 주인공의 엄마와 만나 사랑을 하고

'나름의 방법'으로 딸내미를 사랑으로 키워주지만


그 '나름의 방법'이 가히 쓰레기와도 같은 수준인 것이 문제인

평범이하의 아버지이다.


결국 회사에선 잘리고

아내와 이혼하고

술만 퍼마시며 

세간에 음모론이나 떠벌리고

딸내미 집에서 얹혀사는 무직 백수의 랜들과

그런 아버지때문에 고생하는 레이건을 보여주며 만화는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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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저차 

시즌 2에선 '사랑'을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적절한 계획과, 여차하면 딸내미까지 이용해먹는 미쳐버린 성질머리로

결국 회사의 회장으로 '복직'에 성공한 아버지 랜들


회사의 무한한 권력을 사용해서

전 부인인 '타미코'에게 어떻게든 찝쩍댄다.


아빠의 무한한 애정공세를 위해서

뒤치닥꺼리나 하는 신세인 딸내미 레이건 리들리는

비슷한 처지의 경쟁사 남자사원과 눈이 맞는다.


성격파탄자에 나르시시스트인 아버지와도

사랑에 눈이 멀어 이남자 저남자 갈아타는 어머니와도 다르게

자신만큼은 '완벽한' 사랑을 해보이겠다며 노력하는 딸내미 레이건 리들리.


그에 반해 애비라는 랜들은, 전 아내에게 찝쩍이는 중간중간에도

특유의 귀차니즘과 성격파탄자같은 행동에 진절머리가 난 '타미코'는

랜들에게 완전한 결별을 선언한다.


랜들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오래전에 만들었던

'세계선'을 바꾸는 기계장치를 사용해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평행세계를 찾는다.

마치 살아남는 미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닥터스트레인지 처럼


 하지만, 아무리 버튼을 눌러도 그런 세계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보드카나 마시며 폐인처럼 기계의 버튼만 누르는 랜들.


아빠의 기계때문에 시공간이 뒤죽박죽된 세계를 되돌리기 위해 찾아온 딸은

'행복한 가정은 버튼이나 누르는 것으로 구할 수 없다'며  일침을 가하고

아버지의 노력의 방향성을 바로잡아준다.


그제서야 인생 처음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감옥으로 잡혀들어가는 랜들.

그런 랜들의 후임으로, 회사의 주주들은 차기 회장으로 딸내미인 레이건 리들리를 지목한다.


하지만 위험천만한 회사일에 진절머리가 난 남자친구는

레이건에게 각자 회사를 그만두고 시골에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자고 종용한다.

일과 사랑 중 어느 것을 택해야 하나 고민하며

못난 아버지와 달리 '둘 다' 잡을 수 없는지 고민하는 레이건.


레이건은 자신의 똑똑한 머리로 만든 로봇의 도움을 받아

가상 시뮬레이션 속에서 일과 사랑을 모두 잡을 수 잇는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속에서 언제나 자신과 남자친구는 파경을 맞는다.


워커홀릭 기질을 못고치고, 일 때문에 남자친구에게 윽박을 지르는 자신,

남친과 시골에서 조용한 여생을 보내는 척, 재택근무를 하다 남자친구에게 걸리고 싸우는 자신

결국 남자친구의 말대로 위험천만한 회사일 때문에 파국을 맞는 자신


시뮬레이션 앞에서 좌절을 맞이하는 레이건에게

기계는 한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행복한 남자친구를 위해선

꼭 레이건 '자신'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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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자친구와 결별하고 회사를 택한 레이건

그리고 이런 레이건을 환영해주는 팀원들을 보여주며

시즌 2는 막을 내린다.


필자는 생각한다.

비록 노력의 방향이 잘못되었더라도, 사랑을 위해 최선을 다하던 랜들과

깜깜한 미래밖에 보이지 않는 신혼생활을 버리고, 남자친구의 행복을 바라며 떠나는 레이건


누가 '옳은가?' 라 묻는다면 레이건이겠지

어쨋든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을 보여주는게 만화의 마지막 이였으니까


하지만 필자는 

랜들을 동정하고

레이건을 증오한다.


설령 99.99999999%

아니 100%의 적중률을 보여주는 시뮬레이션이였다 하더라도

사랑에 도전조차 하지 않은 레이건은 사랑받을 자격따윈 없다.

선택의 기로에서 질문을 구해야 했던 대상은

'완벽하고 통제가능한 자신의 로봇'이 아니라

'어제까지 싸워서 연락조차 되지 않는 남자친구' 였다.


결국 자기 잘난 줄만 알지

남을 믿지 못했던 레이건은 자신의 아버지와 다를 바 없거나

그보다 더 못한 선택을 했다.


사랑에 있어서 만큼은 

있지도 않은 미래를 찾아 보드카와 함께 기계의 버튼을 누르며 세상의 종말을 야기하는 랜들의 자세가 더 낫다.

겁쟁이마냥 시도조차 하지 않는 레이건이 아니라.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아느냐고?

때론 사랑을 위해 똥까지 찍어 먹는 게 사람이다.

애기 키우는 부모들 붙잡고 물어봐라, 자의든 타의든 지새끼 똥오줌 한번 안먹어 본 부모는 없다.


설령 그 끝이 실패이더라도 도전하는 게 사랑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