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https://arca.live/b/lovelove/54208156

2부: https://arca.live/b/lovelove/55414246

3부: https://arca.live/b/lovelove/59149771

4부: https://arca.live/b/lovelove/60948868

5부: https://arca.live/b/lovelove/63611184

6부: https://arca.live/b/lovelove/63611184

7부: https://arca.live/b/lovelove/65650313

04시 10분, 놈과 조우했다. 소대원 중 3명이 미끼를 자처해 놈의 주의를 끌어가며 계속 탄환을 박아넣고 있었다. 아니, 말만 3명을 미끼로 쓴 거지 실상은 1대 다수의 싸움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소대원 전원이 탄환을 부어가며 놈의 주의를 끄는 사이에 대초능력자탄을 지급받은 이들이 한 방 먹이는 식으로 교전을 이어갔다.

"메이지 4, 킬러 4다! 현재 초능력자와 교전중! 지원바람!"

"불가능하다 킬러 4. 현재 다수의 반군과 교전중. 교전이 끝나는 대로 해당 위치로 이동하겠음. 이상."

그때 소대원 중 하나가 쏜 대초능력자탄이 제대로 놈의 미간에 적중했고, 그대로 쓰러졌다. 아니, 쓰러졌어야 했다. 놈이 막은 탄환도 많았지만, 우리가 쏜 탄환의 절반 가량이 저놈 몸에 박혀 있었고, 일부는 급소를 제대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놈은 쓰러지지 않았고, 이상한 점은 이전 습격에서 보여준 능력치를 온전히 쓰지 않았단 점이다.

"사격 중지!"

"소댐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뭔가 수상해. 이거 잘못하다간 일이 터질 같아. 저 새끼, 탄을 저렇게 쳐맞고도 안 쓰러지잖아."

그 순간, 탕 하는 소리와 함께 놈이 자기 몸에 박혀있던 탄두를 발사했고, 그와 동시에 이전에 봤던 전자기 펄스를 방출했다. 그 여파로 소대원들의 엑소 스켈레톤이 대부분 셧다운되었다.
다른 소대원들은 엑소 스켈레톤이 셧다운되는 선에서 끝났지만 뇌에 나노머신을 심은 나하고 버디인 일라이자는 전자기 펄스의 영향으로 인해 말 그대로 작동이 중지되었다.

깨어나보니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소대원이 셧다운 된 엑소 스켈레톤을 해제하려고 기를 쓰고 있었고, 내 헬멧 디스플레이는 맛이 갔는지 업로딩이란 문구 말고는 뜨는 게 없었다.
놈은 소대 전체가 무력화 된 틈을 기회로 삼아 소대 전체를 전기로 구워버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놈은 내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 순간 일라이자가 클레이모어와 폭약을 자기 몸에 묶은 채 내 앞을 막아섰다.

"잠깐만, 너 지금 뭐하는 거야?!"

그 순간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잊지 말아달라는 유언의 의미인지는 몰라도 헬멧 내 시스템이 재부팅되면서 프로토콜이 출력되기 시작했다.

프로토콜 1: 핸들러와 링크하라.
프로토콜 2: 임무를 수행하라.
프로토콜 3: 핸들러를 보호하라.

"킴벌리 이병, 당신을 보호하는 중입니다."

짧은 프로토콜 세 줄과 이 말을 마지막으로 일라이자와 그 초능력자는 산비탈 아래로 사라졌고, 몇초 후 폭음과 섬광속으로 사라졌다. 다만 연결을 끊지 못한 것 때문인지 다시 기절했고, 그게 그 날 내 마지막 기억이다.

05/14/XX, 페르난도 에스파르자 상병 임무시계 기준 04:15. 놈과 조우했다. 나하고 파크 일병, 그 외에 한 명이 미끼가 된 건 좋았다. 그러나 놈은 우리가 예상한 것 보단 매우 강했고, 놈이 쏜 EMP에 의해 우리는 무력화되었다.
 
이대로 가다간 다 전멸이었을 게 뻔하지만, 다행히 13호기, 아니, 킴벌리 이병이 평소에 일라이자라 부르던 버디가 자기가 가지고 온 폭약을 이용해 놈을 완전히 무력화했다. 자신의 의지였는지 아니면 프로토콜에 의한 행동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지난번과는 달리 자신을 제외한 모든 소대원을 구했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킬러 2, 메이지 4다. 현재 해당 위치로 가는 중이다. 상황 보고하라."

"메이지 4, 킬러 2다. 놈을 무력화했다. 버디 하나를 잃었다. 현재 킬러 5가 무력화됨."

"알겠다. 이상."

"미안하군. 늦었다."

"왜 이리 늦었습니까."

"반군이 생각보다 많이 몰려왔어. 지금도 우리 위치를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고. 겨우 뿌리쳤어."

"나머지 대원들은 무사합니까?"

"무사해."

"메이지 4, 킬러하고 재회해서 좋긴 합니다만, 지금 어마어마한 수의 반군이 이쪽 위치로 오는 중입니다."

"젠장. 각자 위치로!"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반군의 경기관총과 유탄기관총이 불을 뿜었다.

우리도 남은 탄약을 긁어모아 반격을 개시했지만 탄약은 점점 떨어져 가기 시작했다. 메이지 4의 초능력으로 놈들이 쏜 탄두를 도탄시키거나 역으로 되돌려서 피해는 최소화 할 수 있었지만 메이지 4도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다.

"소댐! 33발밖에 안 남았습니다! 아무래도 여기까지인 거 같습니다!"

"끊어서 쏴라! 갈땐 가더라도 길동무는 데리고 간다!"

항상 작전 때마다 자신감을 내비춘 소대장이지만, 그날만큼은 그도 죽음을 앞두고 있었단 것이 눈에 선했고, 나 또한 그러했다.

아, 신이시여, 당신의 어린 양들의 비명소리가 들리십니까? 이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으나 악과 싸우기 위해 마지막 힘을 짜내어 이 곳에 서 있나이다. 신이시여, 어째서 저 악이 물밀듯이 오고 있사온데 왜 방관하시나이까.

이 넋두리에 신이 응답하기라도 한 듯 멀리서 터보프롭 엔진 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의 근원지에서 데브그루 측으로 통신을 시도했다.

"(Break) 토마호크 4, 스푸키 32다. 수신바람."

"스푸키 32, 여긴 토마호크 4다. 현재 다수의 반군과 교전중. 가용무장 통보 바람. 이상."

"토마호크 4, 여긴 스푸키 32. 현재 105mm, 40mm, 25mm 사용 가능. 표적에 대한 정보 통보바람. 현재 피아식별이 안 되고 있음."

"전 작전인원은 들어라! 현재 피아식별이 어렵다고 한다! 뭐라도 해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데브그루 측에선 IR 레이저를 켰고, 우리는 버려진 엑소수트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해 불을 붙였다.

"IR 레이저 및 열 신호 확인. 식별 완료. 식별 완료."

"아군 있으니까 일단 25mm로 정리부터 한다. 아군사격 주의."

그리고 반군을 갈기 시작했다.

05/14/XX, 04:45
반군이 후퇴한 이후 반군을 뒤쫓기 위한 후속부대와 의료헬기가 왔다. 일단 메이지 4와 존의 부상이 심한 편이었기에 우선 이 둘 부터 보내기로 했지만 메이지 4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산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니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부상이 심한데.."

"갈땐 가더라도 저 꼬맹이가 데리고 다닌 동료를 버리고 가면 쓰냐. 그리고, 내가 3년간 쫓아다닌 새끼 면상은 보고 가야지."

그리고는 13호기의 두부에서 AI칩을 능숙하게 뽑아내고는 유전자 식별을 위한 놈의 시체 일부분을 감식용 봉투에다 넣은 채 의료헬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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