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부터 머리털이 간당간당하던 친구가 있음

이 친구 관련된 기괴한 썰이 많은데 그것들 다 퍼뜨리면 누군지 알기 쉬워서 제일 감명깊었던 장면 직관했던 얘기만 하나 올림

이 친구 연애 2년차인가 3년차인가일 때 이래저래 2주정도 구르고 친구들끼리 버스타고 돌아올 때였음

이 친구는 여자친구랑 전화하고 있었고 나머지 친구들은 대머리라고 놀리고 있었음

사실 대머리 맞지 20대 초반부터 이마가 정수리 가까이 후퇴했는데

대머리라고 한창 놀리고 있는데 스피커폰이 아니던 폰에서 엄청나게 분노한 목소리가 터져나오더라

대머리라고 놀렸다고 분노해서 버스 중간 자리에서 내가 앉은 제일 뒷자석까지 소리가 들릴 정도로 화내더라고

아 이게 외모 안보고 성격이든 뭐든 모든 요소를 끌어안고 사랑하는구나 싶더라

그리고나서 5년인가 6년인가 지나고 그 커플 연애 거의 10년쯤 하다가 결혼함

내가 알기로는 대머리친구가 제수씨 첫 남자친구였을걸

사카린 커플이 사카린 부부가 돼서 기쁘긴 한데 난 저런 사랑 못하니까 착잡하기도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