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많은 일이 있었어요-

 

오래 자지 못한 탓일까, 창 밖에 들리는 빗소리가 머리를 울리자 가벼운 편두통이 느껴진다. 꺼지지 않은 LED 전등 아래에서 눈을 뜬 담서는 으슬한 기운이 감도는 몸을 추스리며 눈을 뜬다.

 

"아...나 가출...그랬지."

 

자기 눈 앞에 현지가 누워있는 이유를 머릿속으로 되짚어보던 담서는 마른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빗속에서 현지의 집 방향으로 하염없이 걸었고, 현지가 나와주었고, 여기서 머물러도 된다는 약속을 받았다. 현지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의 손을 붙잡고, 껴안고, 그렇게 잠들었다.

얼굴이 붉어진다. 어제의 자신은 마법에라도 걸린 것이 분명했다. 지금 자고있는 현지의 볼을 손가락 끝으로 건드리는 것도 부끄러운데, 어제는 어떻게 그런 일을 한 걸까. 마법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었다.

 

"일어났어?"

"어, 응."

 

담서가 몸을 일으키며 비척거리자, 베개도 없이 불편한 잠자리를 가졌던 현지도 눈을 뜬다.

담서와 서로 끌어안고, 먼저 잠에 빠진 담서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무척이나 예쁘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자신도 잠이 들었다. 담서와 함께 잤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현지는 잠깐 고개를 돌린다.

지금은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만 보아도 볼이 달아오르는데, 자기 전엔 무슨 생각으로 그녀의 얼굴을 입술 하나의 간격 앞에서 바라보았던 걸까? 담서에게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다지만, 아직 그녀를 바라보는 자신의 마음은 너무 어렸다.

풋풋한 쑥스러움을 이겨내고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흐를 만큼 시간이 흘렀을 땐, 비가 그쳐있었다.

 

11시가 넘어서야 방에서 걸어 나온 중지는 연신 머리가 아프다며 중얼거린다. 얼큰한 게 먹고 싶다며 현지와 담서에겐 묻지도 않고 중국요리 3인분을 시킨다. 현지와 담서에게는 짜장면을 내어주고 자신은 짬뽕 그릇을 가져간다. 거실 테이블에 탕수육 그릇과 이온음료 한 통을 놓는다. 세 사람은 열두 시가 다 되어서야 늦은 아침을 먹는다.

 

"너, 방 어떻게 쓸래."

"저요?"

"옷이랑, 짐이랑 가져올 건데 방은 있어야 할 거 아니야."

 

아직 자신을 외부인으로 여기고 있던 담서는 중지의 질문에 머릿속이 비어버린다.

 

"작긴 한데, 원하면 창고방 비워줄 수는 있어. 안방은 부모님 오시기 전까진 비워두기로 했으니까 내주기는 어렵고. 내 방은 안되고."

"창고방은 좁잖아. 베란다랑 바로 붙어있어서 춥기도 하고."

 

베란다 옆에 붙어있는 창고방. 중지와 현지가 잡동사니들을 가져다 두는 곳이었다. 세탁기를 가져다 둔 뒤쪽 다목적실을 나가는 문 옆에 붙어있었다. 현지는 창고방이란 말에 반박하고 나선다.

 

"아니, 난 괜찮은데...."

"안돼, 거기는 진짜 짐만 둬야해. 보일러도 안 깔려있어."

"그러면 어떡하게."

 

현지라고 마땅한 수는 없었다. 현관 옆에 달려있는 방은 중지가 이미 자신의 입맛대로 개조를 해놓았고, 안방은 가구도 없는데다 내줄 수가 없었고, 자신의 방 아니면 장고방 둘 중 하나 밖에 선택지가 남아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하나 밖에 없었다.

 

"내 방에서 지내면 안 돼?"

"마음대로 해"

 

젓가락을 내려놓는 현지는 분명한 목소리로 주장한다. 자기도 조금은 무리한 부탁이라고 생각했는데, 형이 아무렇지 않게 승낙하자 현지는 내려두었던 젓가락을 멋쩍은 손길로 집는다.

 

"나한테 왜 허락을 구하냐. 너, 얘한테는 물어봤어?"

"어?"

 

현지는 그제서야 담서의 얼굴을 쳐다본다.

남자와 여자. 좋아한다고 고백했지만, 담서와 함께 있던 시간은 아직 24시간도 되지 못했는데, 그런 담서를 자신의 방에 부른다고 그녀가 들어와 줄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현지는 다시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담서야. 괜찮겠어?"

"어?"

"너만 괜찮으면, 창고방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부끄럽달지, 미안하달지, 자신의 감정을 정리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좁고 불편한 창고방을 고를까 봐 걱정하면서도 그녀의 입장으론 자신과 같은 방을 쓰면 다른 걱정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내 방 넓어. 응. 두 사람 정도는 쓸 수 있어. 너만 싫지 않으면."

"싫지는 않아. 그렇지만...."

 

역시 조금 무서운 걸까. 현지는 담서에게 괜한 선택지를 내민 자신을 책망한다.

 

"조금 미안해서 그래."

 

여기서 머물게 해준 현지의 방까지 차지하려니, 당연히 담서의 마음도 편할 리가 없었다.

 

"아냐. 괜찮아. 응. 너만 괜찮으면."

"그래도 될까?"

"쓸데없는 짓만 하지 마. 사고 치면 둘 다 집에서 쫓아낸다."

 

중지는 짬뽕국물을 들이키고는 빈 그릇을 내버려 두고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쓸데없는 짓, 이성의 손도 제대로 못 잡는 두 사람이지만 중지의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가사 분담은 어떻게 해?"

"아, 내버려 둬. 빈 그릇 내가 치울게."

"괜찮아."

 

그릇을 정리하는 현지와 담서의 손이 점점 빨라진다. 괜히 담서가 그릇을 하나 더 치울까, 현지 손에 양념이라도 묻을까 허둥대며 테이블을 비운다. 현지가 플라스틱 그릇을 씻고 분리수거하는 사이에 담서는 테이블에 있던 물티슈를 뽑아 탁상을 닦는다.

 

"안 그래도 되는데."

"아니 진짜 괜찮아."

 

현지가 치우고 담서가 닦아놓은 탁상은 조금 전까지 음식이 놓여있었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했다. 어쩐지 조금 지쳐버린다.

 

"방 구경시켜줄게"

"응."

 

담서는 이 집에 들어올 때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을 꾹 눌러가며 현지의 방으로 들어간다. 얼핏 보기엔 책장이 가득했던 중지의 방과는 다르게 현지의 방엔 책장 하나와 옷장, 벽의 끝에서 끝까지 닿아있는 긴 책상과 서랍장 하나가 보인다.

 

"내 방이 제일 커. 침대도 크고."

"난 바닥에서 자도 괜찮으니까. 집에서도 그랬고."

"아니, 뭐 침대 써도 돼. 나 예전엔 책상 밑에서 많이 잤어."

"아니, 아니. 책상 밑에서 잘 거면 내가 자야지."

"아냐, 넌 키 크잖아. 책상 밑은 좀 좁아서."

 

같이 침대에서 자고 싶은 둘은 서로에게 책상 아래를 뺏기 위해 서로를 설득한다. 황당한 토론과 설득 끝에 나오는 결론은 하나였다.

 

"너만 불편하지 않으면...."

"응. 어...고마워."

 

두 사람은 침대에 걸터앉는다. 오늘부터 이 침대에서 같이 잔다. 같이 자도 될까. 같이 자는 것이 싫지는 않지만, 민폐는 아닐까.

현지의 방인데 침대까지 들어가도 되는 걸까. 내가 침대에 누우면 현지보다 공간을 더 차지할 텐데 불편하지는 않을까. 현지가 먼저 잠들면 몰래 바닥으로 내려와야 할까. 현지와 누워있으면 천장을 보고있어야 하나. 아니면 마주 보고 있어야하나. 현지도 남자로 봐야 하나. 가슴사이즈는 역시 가슴이 큰 게 좋아서 쓴 걸까.

담서가 자신과 함께 자는 걸 무서워하지는 않을까. 담서도 여자인데 내가 배려해줘야 하지 않나. 침대에 누우면 얼굴을 봐야 하나, 천장을 올려다봐야 하나. 담서가 먼저 잠들면 몰래 바닥으로 내려와야 할까. 담서도 그런 것에 관심이 있을까? 관심이 있다고 담서에게 그런 말을 하진 않겠지만, 담서도 쓸데없는 짓에 흥미가 있을까?

오늘 밤은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

 

담서의 짐을 가져올 것이니 미리 짐을 들어갈 공간을 비우라는 중지의 말에 따라 두 사람은 옷장과 서랍장을 비운다. 들여놓은 것이 없는 만큼 나름대로 넉넉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너네 아빠 집 비우는 시간 언제야."

"12시 지나면 없을 거에요."

"주말인데도?"

"술 마시러 가니까요."

 

당연하다는 듯한 담서의 대답에 중지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중지는 북북 찢은 A4 용지로 만든 종이쪽지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다.

 

"그러면, 앞으로의 가사를 분담하겠어."

"제가 다 할게요. 그래도 얹혀살게 해주시는데."

"얹혀사는 게 미안하면 월세라도 내던가. 그런 거 아니면 이거나 뽑아."

 

중지는 담서의 말을 들은 척도 안하며 쪽지 두 개를 가져간다. 현지와 담서도 접어둔 종이쪽지를 두 개씩 가져간다.

 

"빨래랑 요리네."

"장보기, 청소."

"에이 씨, 분리수거랑 음식물 쓰레기."

 

중지가 종이쪽지를 화투장 내던지듯 패대기친다.

 

"현지야. 요리 해봤어?"

"내가 다 하는데? 형은 요리 막 하거든."

"니가 쓸데없이 까다로운거야. 장보기는 일단 현지랑 같이 다녀. 내 카드인데 너한테 맡기기도 그러니까. 너 얘한테 카드 주면 안 된다."

"네."

"청소는 그냥 청소기로 거실이랑 부엌 쪽 밀고 물걸레질 한 번 하면 돼. 내 방은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건들지 말고. 너네 방이나 해놔."

 

중지는 테이블 위에 종이쪽지를 내버려 두고는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현지는 쪽지를 내버려두고 들어가는 중지를 쳐다보며 괜히 고개를 흔들어 보인다. 담서는 그런 현지를 보며 웃어 보인다. 담서의 표정을 보자 바람 빠지는 웃음소리를 내며 현지는 종이쪽지를 치운다.

 

"그거 줘."

"아냐. 내가 청소니까. 내가 치울게"

"괜찮아. 형도 잘 안 지켜."

"그래도. 규칙이잖아."

 

담서는 현지에게서 쪽지를 받아낸다. 형이 일을 시킬 때는 귀찮기만 했는데, 담서가 치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차라리 자기가 해버릴 걸 하는 마음이 든다.

 

짙은 갈색의 양철문을 두드리자 빈 철 울리는 소리와 유리판 흔들리는 소리가 같이 들린다. 주름진 불투명 유리 너머로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실례합니다. 좋은 말씀 전하러 왔습니다."

 

응답은 없지만, 남성은 지지않고 계속해서 문에다 말을 건다.

 

"에베소서 2장 10절 말씀으로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 행하게 하려 하심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부름받은 자가 마땅히...."

 

다시 한번 문을 두드리며 성경 구절을 읊는 남자는 방 안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뒤를 돌아본다.

 

"야. 없나 보다. 문 열어봐."

"우유 주머니 안에 열쇠 있어요. 그거로 여시면 돼요."

 

중지는 담서의 말에따라 도장한 글자가 떨어진 낡은 우유주머니 안에서 열쇠를 꺼낸다. 오랜만에 보는 육각모양의 열쇠를 구멍에 맞추고 돌린다. 털컹하는 무거운 쇳소리가 들린다.

 

"옷이랑 가져갈 짐만 빠르게 챙겨. 가져가기 어려운 건 구해다 줄 테니까. 그건 신경 쓰지 말고. 난 담배 한 대 피고 있을라니까."

 

담서와 현지는 그늘진 집 안으로 들어간다. 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넓지도 않았다. 이 방에서 담서가 끔찍한 일을 당할 뻔했다고 생각하자 현지는 약한 짜증을 느낀다. 지금 담서는 무슨 생각을 할까. 아마 긍정적인 생각은 아닐 것이다. 고개를 슬쩍 흔든 현지는 담서가 부탁하는 대로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담서의 짐은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었다. 교복과 체육복, 그 외에 봄옷, 여름옷, 겨울옷을 다 챙기고 필요한 물건들과 책, 기타 잡동사니들을 다 채웠지만 가져온 상자 두 개 분량이 끝이었다. 둘은 꽤 큼직한 종이상자를 낑낑거리며 들고나온다.

 

"그게 다야?"

"네."

"야 근데, 두 개 다 실으면 자리 모자랄 거 같은데"

"트렁크에 넣으면 되잖아."

"그게 들어가겠냐?"

"그러니까 왜 경차를 사가지고."

"니가 돈 내셨어요?"

 

중지의 말대로 상자 두 개를 뒷석에 넣자 조수석 빼고는 자리가 남지 않는다.

 

"형은 운전해서 그거 갖다 놔. 우리는 지하철 타고 갈게"

"나를 아주 부려라 부려."

"죄송합니다."

"됐어. 밥 먹고 들어와."

 

궁시렁대던 중지는 차를 끌고 오르막길 아래로 사라진다. 덩치에 맞지 않은 귀여운 경차가 골목길을 돌아 사라져간다.

 

"여기서 계속 살았던 거야?"

"응."

 

담서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만 다녔다. 18년간 콘크리트 색으로만 채워진 작은 동네가 세상의 전부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칠이 벗겨진 담장, 원색의 전단지가 가득 붙은 전봇대,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가 가득한 세상의 밖이 선명하고 화려한 색으로 차 있다는 것을 알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현지야. 하나만 물어봐도 돼?"

"응? 뭔데?"

 

학교 앞을 지나던 와중 담서가 현지에게 묻는다. 귀여운 봄빛의 머리, 자신의 눈에 색을 입혀준 그 아이에게 드는 가장 원초적인 궁금증이었다.

 

"왜 염색한 거야?"

"우리 학교는 두발 자유잖아. 그래서."

 

두발 자유, 담서가 미용실에 가지 않고 긴 머리를 유지하는 것도 그 덕이긴 했다. 하지만 두발 자유라고는 해도 저런 화려한 색의 머리를 한 학생은 전 학년 통틀어서 현지가 유일했다.

 

"하하, 이런 얘기 듣고 싶은 건 아니었지?"

"어? 말하기 싫으면 안 해줘도 돼."

 

현지는 1학년 때 누구에게나 들었던 그 질문에 두발 자유라서 해봤다고 답하곤 했다. 젊은 교사들은 귀엽고 말 잘 듣는 현지의 머리색 그다지 터치하지 않았고, 나이 든 교사들은 얌전한 현지 쪽을 내버려 두면 꼰대니, 뭐니, 소리 듣지 않아서 좋았고, 다른 학생들은 현지의 뒤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스타일링을 살릴 수 있어서 그의 머리색을 터치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모두 두발 자유란 핑계를 들은 이후엔 더 이상 그의 머리색에 대해 캐묻지 않았다.

 

"너한테만 얘기해줄게."

 

그 속사정을 궁금해 한 담서에게만, 현지는 자신의 비밀 아닌 비밀을 슬쩍 보여준다.

 

"중학교 때 형이 학교를 뒤집어놓고 이후에 그 애들이 한 학년 어린애한테 또 뭘 했나 봐. 처음엔 형이 부모님한테 적당히 이야기해놨는데, 그때 부모님한테 연락이 가서 엄마, 아빠, 큰아빠까지 학교에 들이닥쳤거든, 그 이후로 그런 일은 없었지만, 나랑 채리였나 그 친구는 어째 학교에서 점점 바깥으로 밀려나더라고. 그래서 고등학생이 되면서 뭔가 반항심이 생겼나 봐. 눈에 확 띄는 색으로 염색해서 나도 좀 노는애 처럼 보이고 싶었달까? 하하."

 

봄꽃 같은 귀여운 머리색은 얌전한 반항심이 만들어낸 보호색이었다. 하지만 분홍빛의 머리를 한 현지는 노는 아이라기보단 그냥 귀여운 아이처럼 보였다. 산뜻한 봄꽃, 현지는 그런 아이였다.

 

"나는 사춘기가 늦게 왔어."

"그래도, 예쁘다고 생각해."

"나 예뻐?"

 

조금 전까지 심각한 이야기를 하더니 대뜸 애교 넘치는 웃음과 함께 손으로 꽃받침을 만들어 보이는 현지의 모습에 담서는 순간이나마 얼굴을 가리며 큭큭거린다. 의외까지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장난기가 넘치는 현지의 모습이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응, 예뻐."

"네가 더 예뻐."

 

발랄한 장난에 얼굴을 붉히며 대답한 담서는 쑥스러움을 이기기 위해 조금 흥분한 현지의 반박에 할 말을 잃어버린다. 아직 현지의 색깔을 모두 받아들이기엔 눈이 너무 어지러웠다.

 

"아. 조금 부끄러워."

 

자기 자신도 조금 오버했다고 생각한 현지는 과장된 손짓으로 얼굴을 가린다. 담서는 현지를 바라보며 웃는다. 예쁘다. 정말 예쁘다.



아 시발 현지 개꼴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