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https://arca.live/b/lovelove/96018637

2화: https://arca.live/b/lovelove/96326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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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평생 너 곁에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왜!!! 이제 속 후련하냐!!!"




".....뭐, 뭐?"


나는 순간 얼어붙었다.


"뭐?!!!"

깜짝놀라 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잠시만, 내가 이러면 안되지. 누나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인데. 정신 차리자.


"아니, 잠시만... 그런데 왜 하필 나로...?"


"너... 알면서 자꾸 물어보는거지!!"

누나가 거의 울것같은 얼굴로 따졌다. 눈망울에는 물방울이 맺혀있었다. 얼굴은 완전히 익은모양.


계속 이 주제로 말을 했다간 더이상 대화가 진행되지 않을것 같았다.


"알았어, 그만 할게. 그만!"


"....아라써."

누나가 약간 토라진듯 말했다.


'이런 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10대소녀인데...'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였다.


그 후로 나와 누나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일단은 혼자 살고있는 내 집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하고, 잠 잘 준비를 하였다. 아무리 10년전 모습이라해도 누나는 누나니까, 나는 내 방에, 누나는 거실에 이불을 깔아놓았다. 이불을 다 깔고 난 후, 나는 누나를 불렀다.


"누나, 이불 다 깔아놨어~"


"지금 가~"

잠시 후 누나가 내 방에 들어왔다.


"응? 왜 여기로 들어와?"


"잔다며?"


"누나건 저기있는데?"

나는 거실에 깔려있는 이불을 가리켰다.


"에엥~? 따로 자려구?"

"같이자면 안돼? 너를 지켜줘야하는데, 너가 안보이면 좀..."


"잠시만, 지킨다니 무슨소리야?"


"내가 소원을 빌때..."


"빌때?"


"그... '평생' 곁에 있어달라고 해서... 너가 죽을때 까지는 내가, 아니 나라기보다는 내 속에있는 태봉이 평생 널 지켜줘야할거야... 아마두..."

누나가 쭈뼛쭈뼛 말했다.


일이 단단하게 꼬였구나. 하루는 어떻게 넘길 수 있다 쳐도, 평생을 어떻게 이런식으로 지낼까... 답이 보이지 않았다. 마을사람들도, 다예누나 부모님께도 이런 누날 보면 반겨할까?


"그래서, 잘때도 너랑 같이 자야해. 적어도 같은 공간 안에서."


"하아... 그럼 거실에 있는거 갖고 와..."

나는 거의 자포자기하다시피 말했다. 누나는 천진하게 콧노래를 흥흥 부르며 이불을 챙겨 내 방으로 왔다.


그렇게 나는 누나와 한 방에 눕게되었다. 오늘 아침만 하더라도 이런 엄청난 일이 나한테 펼쳐질 줄은 상상도 못했으리라.


"휴... 피곤해."


그러자 누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피곤해? 괜찮은거야?"


"아니... 별로 안괜찮을지도..."


"..."

갑자기 누나가 아무 말도 하지않는다. 바깥의 귀뚜라미 소리가 찌르르 울려퍼진다.


"...누나?"


"안...괜찮아...?"

갑자기 누나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누나, 누나?"

누나를 몇번 건들여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안괜찮아...?" 라는 말을 계속 중얼거릴 뿐이였다. 뭔가 큰일이 났다는것을 직감했다.


"누나, 정신차려봐, 누나!"


갑자기 누나의 몸이 스르륵 일으켜 세워지더니, 나의 정면 향해 앉게됐다.


그 뒤로 내가 목격한 장면은 확실히 누나가 더 이상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는것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몸은 불안정하게 떨리고, 눈을 떴으나 흰자밖에 보이지 않았다. 뒤통수 윗쪽에는 이상한 그림자같은것이 이상현상처럼 떠다녔다.


"안...괜...찮다....고...?"


나는 처음엔 당황스러워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으나, 계속해서 기괴해지는 누나의 모습에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아니야!! 나 괜찮아! 완전괜찮아!!"


"그....래...?"


"응! 완전!"


"...그래!"

이 말과 동시에 누나의 가부좌는 풀어졌고, 생기넘치는 눈동자와 맑은 목소리도 다시 돌아왔다.


귓가에 들릴 정도로 심장이 크게 뛰었다. 식은땀이 비오듯 흘러 옷이 약간 축축해졌다.


"함부로 안괜찮다고 하지마. 이거 피곤행."


내 속을 아는걸까, 모르는걸까, 누나는 저렇게 한마디를 툭, 던져놓고는 태연하게 다시 누워 자는 시늉을 했다.

방금까지 '그런' 모습을 보여줘놓고서.


'이러면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잠이 다 달아나버렸다. 결국 앉아서 밤을 지새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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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는 순애요소가 딱히 없네

그래도 점점 진행하면서 드러날 거니까 순붕이들은 걱정하지말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