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실화임

나는 중학교 1학년인가 2학년이엇음


초딩때부터 미투데이 했었는데 여기서 스타2 하면서 친해진 사람이 몇명 있었음

(미투데이=네이버에서 만든 유사트위터. 섭종함)


그무렵에 반 친구랑 지스타 가기로 했었음. 블리자드 구경할 생각에 싱글벙글(그게 아마 히오스 첫공개였나)


근데 마침 부산에 산다던 미투데이 친구이자 스타2 유저였던 한 사람이 오면 표 끊어준다고 그러는거임. 만나서 같이 놀자고. 어리고 세상물정 모르던 나는(잼민이) 고맙다고. 간다고 햇음ㅋㅋㅋㅋ


그렇게 지스타 가는 당일이 됐고. 약속대로 벡스코(=부산 킨텍스) 앞에서 만난 인터넷친구는 나와 내친구를 바들바들 떨게 했음.


180/120 정도로 보이는 거구의 덩치. 2달간 기른 후 이틀간 안 감은 듯한 머리. 머리카락에 가린 눈 위로 요상한 안경. 손에 든 스랄망치. 스타크래프트 프린팅 티셔츠. 요상한 크로스백.


조용조용한 잼민이였던 나랑 내친구는 대면하자마자

"안녕하세요 저는 누구(닉네임)예요...~"

하는데 갑자기 스랄망치를 위로 들더니 머리를 콩 때리는거임(???)

그러면서 후드티 모자붙잡고

"니는 내가 팬다했제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는거야. 다 갈라지는 목소리로 혼자 유쾌한척 막 웃는데 너무 무서웠음.

아마 SNS에서 서로 장난으로 했던 말들을 기억하고 있다가 현실에서 유쾌하게 복수한다는 식으로 표현한듯 ㄷㄷ


그러면서 표 주길래 받고(오면 표 끊어준다 했음)


나는 먼가 잘못됐음을 느끼고 도망치고 싶었는데, 놀러는 와버렸고. 어릴때라 둘러대기 스킬도 없었음(잼민이임). 도망치기를 할 수도 없어서 그날 그냥 그인간 노리개됨. 성격도 당차지 못해서 쭈구리로 계속 끌려다님.


이 사람의 기괴함은 외모만이 아니었는데,


1. 부산 철도와 서울 철도의 차이점을 계속 말함(아무도 안 물어봄)

2. 부산 지하철은 쉽다면서, 서울이었다면 무조건 길을 잃었을 것이라며 서울 지하철의 어려움을 계속 설명함

3. 손을 계속 나랑 내 친구 어깨, 등, 후드모자에 걸쳐놓고 기차놀이처럼 따라오려함

4. 자꾸 혼자 말하고 혼자 웃음

5. 자꾸 불쾌한 터치를 함


그렇게 그날 통째로 계속 만지작거려지고 사회상규상 초비매너로 여겨지는 행동을 계속 당했음(머리 만지기, 뜬금없이 때리기, 흥분하며 호통치기) .


그렇게 망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갈 때는 그래도 전시 재밌게 보고 그랬으니깐... 하면서 그냥 살던대로 삶.

근데 그일 이후로 SNS에서 그 사람은 되도록 무시하고 지냈음(그때는 언팔하고 연 끊으면 엄청 나쁜짓이라는 듯한 분위기였음)

나중에 공익입대한다는 소식을 이후로 잘 모르게됐음


충격적인 기억이었는지 그사람 이름, 닉네임이 아직도 기억남(이거 쓰다가 아직 기억한다는 사실에 나도 놀람)


그때 같이 갔던 친구는 대학다니면서도 계속 친하게 지냈고 지금도 가끔 그때의 일을 얘기하면서

"ㄹㅇ 따먹힐뻔했다" 라며 회상함


마꺄아아악



점심먹고 급하게 호다닥 썻음ㅋㅋㅋ

궁금한거 물어보면 말해줌


+

위에 나온 스랄망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