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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에게 진정한 친구는 있는 걸까?

중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가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학교가 끝난 후 같이 쇼핑몰에 가는 것이 진정한 친구일까?

시험공부를 같이 한다거나, 같은 반 친구들끼리의 소문으로 수다를 떤다거나.

좋아하는 남자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그런 게 진정한 친구인 걸까?

이런 생각들이 너무도 애매하게 느껴져서 아무것도 모르게 되어 버려요.

그건 아마도, 어디까지가 그저 아는 사이고 어디까지가 친구인 건지 제가 잘 모르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결국 제겐 진정한 친구라 부를 만한 사람이 없는 게 아닐까. 하고 불안하게 되어버려요.

하지만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냈다간 사야카는 틀림없이 ? 그런 말은 너무 차갑지 않아? 네게 난 대체 뭔데?”라며 화를 낼 게 뻔하고.

히토미는 충격적이네요. 오늘까지 쌓아온 우정은 아무것도 아닌 건가요?”라고 말할 거로 생각해요.

물론 사야카도 히토미도 저를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해 주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제가 그 두 사람의 친구가 될 수 있는 걸까? 하고 괜히 혼자서 불안에 떨고 말아요.

나는 누군가에게 진정한 친구가 되어 준 적은 없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외로움마저 느끼고 말아요.

이런 생각을 하며 잠들어 버린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날 저는 아주 신기한 꿈을 꿨어요.

하늘은 붉게 물들고.

마을은 무참히 부서져 있었죠.

그런 모든 것이 끝나 버린 듯한 세계에 전 혼자 건물 옥상에 서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보는 시선 끝엔 본 적도 없는 괴물이 하늘을 날고 있었답니다.

그 괴물은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커다랬고 톤이 높은 웃음소리를 내고 있었어요.

그 회전하는 괴물과 함께 주변의 건물들은 전부 종잇조각처럼 불타올랐고 쓰러져갔어요.

마치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것을 증오하듯이 전부 부숴버렸죠.

후들후들.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어요.

빨리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제 다리는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

그때, 저는 한 가지 사실을 알았답니다.

그 거대한 괴물은 마을을 부수는 게 목적이라기보단 무언가를 쫓아내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무언가라는 것은 검은 머리를 한 너무도 예쁜 여자애였어요.

검은색.

백색.

그리고 회색의 옷을 두르고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았으며 가끔 몸을 급반전시켜 괴물로 뛰어들기도 했어요.

그 거대하고 무서운 괴물에 맞서 그녀는 홀로 맞서 싸우고 있었답니다.

힘내!’

무심코 나는 손을 모으고 그녀를 응원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저의 조그마한 목소리는 그녀에게 닿지 못했고.

이윽고 그녀는 또 괴물이 일으키는 풍압에 의해 마치 나뭇잎처럼 날아가 버렸어요.

꺄아아앗!”

내가 그런 비명을 지른 것과 동시에 그 아이는 먼 곳에 있는 빌딩의 벽에 박혀 버렸어요.

너무해.”

저는 그때 이빨이 맞닿지 않을 정도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어요.

하지만.

틀림없이 죽은 줄로만 생각했던 그 소녀가 무너진 빌딩의 벽에 박힌 채로 아직 살아 있었어요.

그 예쁜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지고.

몸은 전부 상처투성이였지만.

전신의 힘을 짜내어 빌딩에 박힌 몸을 빼내려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때.

그녀가 딱 한순간 저를 바라본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 아이의 시선을 받은 그 순간에 왠지 제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고동치기 시작했어요.

강하게.

빠르게.

어딘가 공허한 듯 빛나는 그 눈동자는 곧바로 제 마음을 찌르고 들어올 듯했죠.

전 왠지 무언가 중요한 일을 잊어버린 듯한 불안감이 느껴졌어요.

그런데 갑자기 괴물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어요.

그 기분 나쁘고 음산한 소리와 함께 그녀는 건물째로 날아가 버리고 말았어요.

어째서야?”

제가 우는 소리로 그런 비명을 내지른 순간이었어요.

어째서 그녀가 저런 꼴을 당하는 걸까. 넌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거지?”

갑자기 등 뒤에서 약간 귀여운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그곳엔 본 적 없는 신기한 생물이 떡하니 서 있었어요.

새빨갛고 동글동글한 눈동자에.

귓속에서 토끼 귀 같은 기다란 귀가 하나 더 나 있었고.

그 귀에는 금색의 피어스가 달려 있었어요.

누구야?”

하지만 그런 제 말에는 대답이 없었어요.

그저 그 신기한 생물은 제게 속삭이듯 말했죠.

어쩔 수 없어. 그녀 혼자선 당해낼 수 없겠지. 하지만 이미 각오를 굳혔을 거야.”

그 말에 끌려가듯 시선을 옮겼어요.

그곳엔 멀리 날아갔지만 어떻게든 일어서려는 소녀 위로 쓰러져가는 건물의 잔해가 덮치려 하는 참이었어요.

약간 몸을 피해 그 잔해를 피하려 하던 그녀였지만.

모든 잔해를 피하진 못했어요.

결국, 커다란 콘크리트 조각에 직격당해 다리가 기묘한 방향으로 꺾여버린 것을 전 보고 말았죠.

꺄아아앗!”

무심코 전 얼굴을 돌려 버렸어요.

이건 아니야! 이런 건 너무하다고!”

어느 틈에 흘러넘친 눈물과 함께 그런 말을 외쳤던 때.

검은 머리의 소녀가 저를 향해 무언가를 소리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 ?”

하지만 그 소리는 제게 닿지 못했어요.

그래도 그녀는 저를 향해 계속 외치고 있었어요.

진지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제 쪽의 마음이 쥐여 뜯길 듯한 절실한 얼굴로.

겁쟁이였던 저는 다리가 떨리기만 할 뿐 움직이질 못했어요.

그녀에게 달려가 일으켜 줄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죠.

저는 어째서 매번 이런 꼴일까요.

약한 자신이 너무도 분해서.

너무나 화가 나서.

눈물이 뚝뚝 흘러 떨어졌어요.

포기해버리면 거기서 끝이야.”

그때 다시 한번 그 목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하지만 너라면 운명을 바꿀 수 있지.”

그 신기한 생물이 어느새 제 곁으로 다가와 앉아있었어요.

피할 수 없는 멸망도 슬픔도. 이 모든 것을 바꿔 버리면 돼. 그럴 만한 힘이 네게는 있으니까.”

그제야 그 목소리가 제 머릿속에 직접 울려 퍼지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마치 스며드는 듯이.

울리는 듯이.

그 귀여운 듯한 목소리가 머릿속을 달리고 있었죠.

동시에 본 적 없는 누군가의 모습이 차례차례로 떠올랐다 사라져갔어요.

노란색의 플레어스커트가 무참히 찢어져 있고 피투성이가 되어 죽은 소녀.

파란색 미니스커트가 산산조각이 나 있고 부러진 검을 한 손에 들고 죽은 소녀.

그리고 새빨간 소매 없는 옷이 찢어지고 눈을 뜬 채로 죽어 있는 소녀가.

누구야? 이 애들은 대체 누구야?’

그런 피하지 못했던 비극들도. 지금 눈 앞에 펼쳐진 비극도. 모두 너라면 바꿀 수 있어.”

정말?”

제 입에서 약간 잠긴 목소리가 새어 나왔어요.

이런 나라도 정말로 해 낼 수 있어? 이런 결말을 바꿀 수 있는 거야?”

물론이지.”

그 신기한 생물은 붉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한번 폴짝 뛰었어요.

너라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어. 전부 바꿀 수 있다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와 계약해서 마법소녀가 되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