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하

그래서, 사나 쨩의 그림책은 시즈카 쨩에게 보냈나요...?


스나오

네, 구입한 전자서적을 시즈카에게 메시지로 보냈습니다...

사나

반응은...


스나오

그게, 아무런 반응이...


사나

차마 못 읽은 걸까요...?


스나오

아뇨, 문자를 확인하기도 했고, 그림책을 수령한 것도 확인했어요


하지만, 그 뒤의 반응이 아무것도 없네요...


다시금 몇 번 메시지를 보내봤지만...


사나

...초짜인 제가 그린 그림책이니, 마음에 울리지 않았던 거에요...


흔해 빠진 내용이기도 하고, 스나오 양이 너무 높게 평가하는 거에요...


스나오

아뇨, 그렇지 않아요


저나 챠루가 함께 있었다면, 분명 이해해줬을 거에요...

이로하

저기, 사나 쨩의 그림책은 어떤 내용이야?


나, 그리고 있단 얘기는 들었지만 내용은 본 적이 없는데...


사나

그야, 창피하니까요...


이로하

아이 씨를 모티브로 한 그림책이랑 다른 거지?


사나

네...


이로하

나는 읽으면 안돼?


사나

아, 안돼요!


저기, 정말로 창피해서 죽어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이로하

그렇게나!? 적어도 줄거리만이라도...


사나

...전 창피하니까, 스나오 양이...

스나오

에, 제가요...? 딱히 상관은 없지만요...

스나오

그러니까, 후타바 양의 그림책 말인데요


스나오

「간단히 말하자면 선악을 따지는 이야기라기 보단

"정말로 괴로워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정말로 구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라는 점을 전하고 있는 이야기라고 봐요」


「이야기에는, 뭘 해도 너무 느려서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는 거북이 씨가

마을에 찾아온

하얀 새 씨를 만나는 것에서 시작돼요」


「그 새 씨로부터 거북이 씨는

자기 역량에 맞는 다정함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남들로부터 필요로 되는 것을 알고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게 되기 시작하죠」


「하지만 그러던 때

위험한 호랑이 씨가 찾아와 마을의 음식을

훔쳐가게 됐어요」


「그래도 인과응보라고 할까요

호랑이 씨는 마을 사람들에게 몰려서

기어이 잡히고 말았답니다」


「그걸 지켜보던 거북이 씨에게

호랑이 씨는 도움을 구걸하지만

나쁜 사람을 구할 생각이 들지 않았던 거북이 씨는 그걸 무시해버려요」


「그런데 새 씨가 호랑이 씨를 구하자

도움을 받은 호랑이 씨는 여태까지의 일을 사과하고

앞으로는 마을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맹세하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중 거북이 씨는

자신이 제일 나쁜 사람이었다고 깨달았답니다」


스나오

라는 이야기에요

이로하

...좋은 이야기인 것 같고, 나한테 숨길 내용은 아니잖아..?


사나

그, 그치만...


거북이는 저고...호랑이는 쿠레하 씨...새는 이로하 씨니까요...


이로하

에, 나야...!?


사나

네...


이로하 씨는 감정의 돌을 둘러싼 싸움에서


진심으로 모두를 구원하고 싶다고 얘기했었고...


모두 엇갈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각자가 고귀한 마음을 품고 있으니까


분쟁을 미워하더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고, 모두를 구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걸 전할 수 있는 그림책을 그리고 싶어서...


이로하

그, 그랬었구나. 기쁘긴 하지만...


직접 얼굴을 맞대고 들으니 창피하네...


사나

죄송해요, 조금 징그럽죠...


이로하

그렇지 않아...! 나 정말로 기뻐...!


사나 쨩이 아이 씨랑 비슷한 정도로


내 마음을 소중하게 생각해주고 있다는 뜻인걸

스나오

저 같아도 저를 모델로 한 그림책을 그려준다면 기쁠 거에요


마음이 통해서 다행이네요. 후타바 양, 후훗


사나

네...!


스나오

나머진, 이 내용을 시즈카가 솔직하게 받아들여준다면...


자신이 하고 있는 일도, 자신이 구원받는 쪽인 것도


깨닫지 못한 모양이니까요


삐롱♪

이로하

...야치요 씨다


야치요

카나기가 네오 마기우스의 움직임을

비밀리에 알려주겠다고 연락을 보냈어


십중팔구 함정으로 보이지만

지금은 작은 정보라도 원하는 시점이고

소인수로 향하면 기습을 당할 우려가 있으니

모모코네 세 사람도 데리고

미나미나기에 있는 약속장소로 향할 거야


이로하랑 후타바 양은 도중에 우이 쨩과 합류해서

우리들 뒤를 따라와줘

만약에 우리가 함정에 걸리더라도

카나기의 뒤를 찌를 수 있을 거야

이로하

미안해, 스나오 쨩


카나기 씨가 움직이기 시작한 모양이라 우리는 가봐야 해


스나오

그건 네오 마기우스가 움직였단 뜻이군요


저희도 다른 분가와 연락을 취해서 일족 모두를 데리고 향할게요


이로하

고마워, 스나오 쨩


-마력 반응


사나

이 반응은...스나오 양...


스나오

네, 틀림 없어요...!

치하루

스나오 쨩! 시즈카 쨩이 근처에 와있어!


사나

프로미스트 블러드도, 카사네 양이 나타난 모양이고...


치하루

그거, 네오 마기우스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단 뜻이야...!!


카고메의 목소리

「실례합니다─!」

치하루

카고메 쨩!


카고메

혹시 시즈카 씨가 근처에 있나요...!?


치하루

응...!


아루 쨩

<히메나 씨 일행이 움직이기 시작한 거구나...>


카고메

그런 가봐...

이로하

그럼, 스나오 쨩. 저희 둘은 미나미나기로 향할게요

스나오

네, 저희는 이대로 시즈카를 맞이하겠습니다


이로하

설득, 잘 풀리면 좋겠네요


스나오

타마키 양과 후타바 양의 마음, 시즈카에게 이어 붙이도록 할게요


이로하

새삼 그렇게 들으니까 조금 창피하네...


사나

네...하지만, 부탁 드려요...


스나오

맡겨 주세요




어디까지나 줄거리라서 정작 중요한 내용이 좀 빠져있긴 하지만…

사나가 그린 저 그림책의 내용이 곧 2부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음

이로하의 행적을 그대로 그린 것이기도 하니까

물론 초반부의 삽질은 좀 답이 없는지 스토리 내에서도 가능하면 언급 안 하고 쉬쉬하지만

적어도 2부 초반 이로하의 방향성이 잘못됐다는 걸 자기들도 자각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