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볼로 교실로부터 며칠 후>


<유쿠니 시>

라비

지갑은 제대로 챙겼어?


우라라

제대로 가지고 있는 기라...! 똑같은 실패는 안 하는 기라!


...........


라비 씨가 따라와줘서 든든하고 기쁘지만...


오늘은 퇴사수속 서류를 받으러 왔을 뿐인기라


라비

하지만 사무소에 가져갈 선물용 과자를 잊을 뻔 했지

우라라

우으...그랬던 기라...


라비

정말로 오늘로 마지막 인사를 할 거라면 제대로 해야지


우라라

응...제대로 해야 하는 기라...


내는 혼자서는 정말 글러먹었으니까...


라비

.........

라비

디아볼로 교실 날 무슨 일 있었어?


우라라

에...?


라비

나는 그날부터 우라라가 침울해진 걸로 보여


코칭을 제대로 못한 거를 분해하는 줄 알았는데


그것 외에도 이유가 있는 거야...?


우라라

아, 아무것도 아닌 기라! 라비 씨의 착각인기라...!


라비

그렇담 그걸로 상관 없지만, 이 말은 하게 해줘


너는 내 소중한 동료야


억지로 강요는 안 하겠지만...말해서 편해질 내용은 얘기해줘


우라라

...........

우라라

역시 라비 씨에게는 숨길 수 없는 기라...


...디아볼로 교실에서


내보다 쿠라라가 가르치는 거를 잘 했다고 생각해서...


라비

우라라와 콤비를 짜고 있던 애...

우라라

응...그래서 쿠라라를 떠올리고, 쓸쓸해진 기라...

쿠라라

우라라&쿠라라 예능 콤비 오늘부터 결성이네!


우라라

잘 부탁하는 기라!


둘이서 세계 최고의 콤비가 되어서


디아볼로 연기로 전 세계 사람들을 웃게 해주는 기라!


쿠라라

힘내자, 우라라

우라라

콤비는 이미 해산했지만


적어도 오해는 풀고 화해는 하고 싶었던 기라...


라비

...그 애는 지금, 유쿠니 시에서 마법소녀 박멸파를 이끄는 입장


마법소녀가 된 우라라의 이야기를 들어줄 거라곤 생각이 안 들어...


우라라

그 사건 때는 충격으로 내도 쿠라라도 냉정하지 않았고


계속 함께 활동해온 절친이니까


지금이라면 냉정히 내 이야기를 들어줄지도 모르는 기라


라비

...그 가능성은 만의 하나라도 없다 생각해


원래 관계로 돌아가는 거는 포기하는 편이 좋아

우라라

..........


(하지만 내는...쿠라라랑 또 얘기할 수 있게 되고 싶은 기라...)

우라라

도착인기라!


라비

나는 근처에서 기다릴게, 끝나면 불러


우라라

알겠는기라!


우라라의 매니저

...아, 우라라!

우라라

어라, 매니저님? 무슨 일인기라


우라라의 매니저

미안하지만 여기서 기다려줄래. 지금, 좀 바빠서...


우라라

...?


쿠라라의 목소리

왜 쟤가 여기에 오는데! 그만둔다면서!?

우라라

──읏!?


(쿠라라의 목소리...!)


우라라의 매니저

마주치지 않도록 조정했는데


촬영이 끝나고 갑자기 쿠라라가 사무소에 오는 바람에...


우라라

.........

우라라

(쿠라라랑 직접 애기할 수 있는 찬스...이걸 놓칠 순 없는 기라)

라비

...우라라, 무슨 생각하는 거야...?


우라라

라비 씨...내, 결심한 기라


라비

...나쁘겐 말 안 할게. 그녀랑은 이제 접촉하지 않는 편이 좋아


우라라

하지만 내는 포기할 수 없는 기라...!

우라라

...매니저님!


우라라의 매니저

왜 그래?


우라라

지금부터 쿠라라랑 직접 얘기를 하게 해줬음 하는 기라...!

쿠라라

.......


우라라

.......


쿠라라

둘이서만 얘기하자니 무슨 속셈이야...?


설마 나한테 위해를 가할 생각은 아니시겠지...


우라라

아, 아닌 기라...! 내는 그냥 말을 들어줬으면 해서..


쿠라라

내 기분은 생각도 안 하고?


진짜 제멋대로네


마법소녀의 이야기 따위 들을 가치도 없어

우라라

우으...


(...라비 씨의 말대로)


(평범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이로는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 기라...)


(...그치만)


...내는, 마법소녀로써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유메 우라라로써 쿠라라랑 얘기가 하고 싶을 뿐인기라


쿠라라

「빈곤한 가계를 지탱하기 위해서 콤비를 부활 시키고 싶다」라고 하려고?


우라라

그런 얘기가 아닌 기라...!


쿠라라

.......

쿠라라

...그럼 짧게 끝내. 이 다음에도 일 가야 하니까


우라라

응...


..........

우라라

정말로 그 사건은 미안한기라...


내가 생각이 없던 탓에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없었고


쿠라라를 상처 입히게 됐으니까...


쿠라라

...........


우라라

그래도, 이것만은 알아줬으면 하는 기라...


내는...쿠라라를 절친이라 생각하고 있는 기라


쿠라라를 좋아하니까...잃고 싶지 않은 기라...!


그러니까...적어도 평범하게 대화 정도는 하고 싶은 기라...


쿠라라

.............

쿠라라

...진짜로 주변은 눈에도 안 들어오고 마지막까지 제멋대로지


그런 부분이 예전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고


우라라

...에?


쿠라라

천재인 너를 따라잡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필사적으로 연습했는지 알기는 해?


우라라

쿠라라가 노력가인 거는 물론 알고 있는 기라


잔뜩 잔뜩 연습해서


빨리 둘이서 어려운 트릭도 피로하자고...


쿠라라

한눈에 보고 따라 하는 천재인 너를 따라가는 입장 좀 돼보란 말이야


나쁜 생각이 없었다는 거는 알지만, 그래서 짜증나는 거 아냐

우라라

..........


쿠라라

...천재인 너랑 같이 다니며 유명해진 거는 고맙게 생각했어


티켓도 날개가 달린 듯이 팔리게 됐고


나 혼자선 절대 출장도 못할 대회에서 우승도 할 수 있었으니까

쿠라라

근데 말이야, 언제나 언제나 나는 「우라라가 아닌 쪽」...


아무 생각 없이 환하게 웃고 있는 네 옆에서 내가 어떤 마음으로 있었는지


상상도 해본 적 없지?


그 증거로 오늘 이렇게 들이닥친 거잖아?


우라라

내, 내는 그럴 생각이...!

쿠라라

그런 주제에 뭐 절친? 한 없이 소중한 존재?


웃기지마

우라라

...........


미, 미안한기라...


내는 그저...쿠라라랑 화해하고 싶었던 기라...

쿠라라

...이런 나를, 네가 사모해줬던 거는 알고 있어


나를 살려준 너의 불행을 바라는 내가, 쓰레기 같은 년이란 것도...


우라라

쿠라라.........


쿠라라

하지만 이젠 무리야


너랑 함께 있는 이상


자기 마음이 얼마나 썩었나 싫어도 뼈저리게 느끼게 돼


우라라

...........

쿠라라

콤비를 해산한 거는 좋은 계기가 됐어


네가 마법소녀가 된 거랑은 상관 없이, 말이지

우라라

...그러언............


쿠라라

여태까진 너한테 의존해왔지만 앞으론 내 실력으로 올라갈 거야


그러니까...더 이상 나한테 관여하지마


잘 있어

우라라

...................

우라라

............


똑똑


우라라

앗...들어오는 기라!

우라라의 매니저

어때...? 제대로 얘기했어?


미안하네, 별로 시간을 내주질 못해서...


우라라

괜찮은 기라


서로......하고 싶은 말은, 다 한기라...


우라라의 매니저

그래, 그렇담 다행이고


화해도 제대로 한 거야?


우라라

..........


우라라의 매니저

....뭐, 그렇게 잘 풀리진 않겠지...


우라라

...매니저님


쿠라라가 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었던 기라...?


우라라의 매니저

하하하, 전부는 모르지


쿠라라는 자존심이 강하고, 약한 소리는 절대 안 하는걸

우라라의 매니저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대충 짐작이 가기도 해


천재인 너랑 콤비를 짜고 항상 비교되어 왔으니까


네 등을 쫓아가면서...


자존심이 강한 만큼, 괴롭기도 했겠지


우라라

..........


우라라의 매니저

게다가, 공연에 조금이라도 실패했을 때는


너랑 자기를 비교하면서 비굴해진 적도 있었으니까

우라라

─읏!?


....항상, 그렇게...?


우라라의 매니저

뭐 보기 드문 모습은 아니었어


우라라

(몰랐던 기라...)


(강하고, 착실하고, 전혀 기죽지 않던 쿠라라가...)


우라라의 매니저

쿠라라 나름대로 시간을 들여서 획득한 트릭을


우라라가 한 방에 따라 했을 때는


눈에 띄게 침울해졌으니까 아무래도 걱정도 했고


우라라

아...


(내 때문에...)

우라라의 매니저

하지만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냐


그 녀석은 재능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왔어


그 노력이야 말로 그 녀석의 재능이야


우라라

응...


우라라의 매니저

게다가, 우라라의 재능은 디아볼로 기술에만 한정된 것도 아니고


가족을 지탱하는 그 고난을 티 내지 않고


항상 웃으며 주변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는 것도 재능이야


쿠라라도, 그런 너에게 구원 받았을 때가 있었을 거라고


우라라

그렇담...좋겠지만...


(내는 쿠라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기라...)


(쿠라라 말대로, 내는 그저 제멋대로였던 기라...)


삐롱♪

우라라

아...


(라비 씨...걱정해주고 있어...)


...라비 씨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내 슬슬 가보는 기라


매니저님. 정말로 여태까지 감사했던기라


우라라의 매니저

곤란한 일이 있거든 상담해줄 테니까


언제든지 놀러 오렴


우라라

...응...

우라라

..........

라비

우라라...


우라라

기다리게 해서 미안한기라...이제 할 일은 다 끝낸기라...


라비

...돌아가자, 카미하마 시로


우라라

응...

우라라

...........


라비

............


우라라

라비 씨, 아무것도 안 물어보는 기라...?


라비

...솔직하게 얘기하면, 들어주고 싶어


유쿠니 시에서도 말했지만 너는 소중한 동료야


그러니까 얘기해서 편해진다면 얘기해줘


하지만, 강요는 안 할게...

우라라

...정말로 라비 씨는 어른인기라


라비

그렇지 않아


우라라

아니, 내랑은 전혀 다른기라...


라비

어른 따위가 아냐


...파고들고 싶지만


부주의하게 널 상처 입히고 싶지 않을 뿐이야...


우라라

.......

우라라

..........


내도...쿠라라를 상처 입힐 생각은 없었던기라...


내는...그냥...알아줬으면 해서...


쿠라라를 잊을 수 없어서...

라비

...........


...이리 오렴, 우라라


우라라

...읏!

─우라라─

내는...계속 쿠라라에게

싫은 기억을 심어준 기라


그런데 내는 그것도 모르고

일방적으로 절친이란 소리나 하고...!


마법소녀에 대한 오해가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부분에서

계속 우리는 엇갈려왔던 기라...


─라비─

응...


─우라라─

내, 진짜 쓰레기인 기라...!


정말 좋아하는 쿠라라에게 그런 짓을 한 스스로를

용서할 수가 없는 기라...!


─라비─

............

라비

...우라라도 전혀 생각이 없었던 거는 아냐


우라라 나름대로, 그 애를 생각해서 행동했는데


그것조차도 부정하는 것은 참을 수 없어


우라라

그치만...!


라비

그 애도, 우라라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고 행동한 적은 있었을 거야


일방적으로 우라라만 나쁜 소리 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나는 생각해


우라라

하지만...이렇게 돼버린 결말은 더는 바꿀 수 없는 기라...

라비

...그래, 일어난 일은 바꿀 수 없어...


우라라와 그 애는 앞으로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을 거고


원래대로의 관계로 돌아갈 수도 없어


우라라

...훌쩍...


라비

...우라라 괴로워...?

우라라

응...


쿠라라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던 거가 분한기라...


괴로운기라...!


라비

"괴로움"은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편이 좋아


그렇게 하면, 지금은 비참해도, 성장한 자신이 될 수 있을 거야


우라라

그런 기라...?

라비

...내가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뿐이야


그치만, 우라라가 극복했으면 하니까 그렇게 전한 거야


우라라

...훌쩍...라비 씨...

우라라

(역시 라비 씨는 언제나 믿음직스러운 존재인 기라...)


(내도 언젠가 이런 사람이 되고 싶은 기라...)


고마워, 라비 씨...


내가 뭘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라비 씨의 기대에 응할 수 있도록, 힘내보는 기라...

라비

그 기세야


삐롱♪


우라라

이런 때 또 누구인기라...

우라라

엣...매니저님?


...........이건...


그치만, 어째서 내한테...?



우라라 (음성첨부)

내가 할 수 있는 일 같은 거가 있긴 한기라...?

물 밑으로 가라앉는 눈물

그리던 꿈, 품고 있던 희망, 절친과 보낸 나날...

둘이서 쌓아 올린 보물은 눈물에 녹아 사라져 간다

언젠가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왜 그런 착각을 한 걸까

잃어버린 원인이 자기자신이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하고...




메모리아 텍스트까지 막타를 먹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