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식>


선생님

그러면 여러분. 즐거운 여름방학을 보내세요

쿠로에

(즐거운 여름방학...)


(즐거운 여름방학이란 대체 뭘까...)


선생님

숙제인 일기도 잊지 않도록 꼬박꼬박 써주세요


○월 X일

오늘부터 여름방학.

숙제의 일환으로 제출된 일기도

오늘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쿠로에

...........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상상하고 있던 것보다 바빠서 정신 차려보니 여름방학 마지막 날...)


(뭘 써야 할지 망설이는 사이에 이렇게나 시간이 지나버렸어)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기세를 타고 쓸 걸 그랬네)


...........


(일기, 어쩌지...)


(떠올리면서 쓸 수 밖에 없겠지...)


(일기인 척하는 회고록? ...처럼 돼버리겠지만)

쿠로에

..............일기라고 딱히 그 시점에서 실황 하듯이 기록하는 것도 아니니까


...뭐 상관 없나


쿠로에

지금부터 돌아볼 것은

즐거운 여름방학에 대해서 생각하던 내가 보낸

잊고 싶지 않은, 여름의 기억


그, 얼마 전의 이야기

쿠로에

(즐거운 여름방학...)


(학교나 숙제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시원한 방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나는 그걸로 충분히 즐거운데...)


팔랑


쿠로에

(학교에서 나눠준 프린트...)


(삽화의 애들은 다들 즐거운 듯이 놀고 있어...)


(선생님이 바라는 것은 이런 여름방학이겠지...)


삐롱♪

쿠로에

...오빠?


............엣


쿠로에

오빠에게 받은 문자에 써있는 것은

친구가 운영하는 바다의 집에서

내가 일손을 좀 빌려줬으면 한다는 것


그것도, 스탠드 업 패들 보드

...SUP? 라는 것의

교실도 병설한다는 모양이다

쿠로에

(SUP라니 서핑 같은 거였던가...?)


(바다 같은 거, 나랑은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오빠의 친구면 분명 성격도 밝을 테고, 친하게 지내지도 못 할 것 같아)


(...그래도 나한테 연락한다는 거는 아마도...곤란한 거겠지)


(...대체 얼마나 곤란하길래?)


(마녀에 대해서도, 잠시 정도라면 누군가에게 부탁할 수 있을지도 몰라)

쿠로에

...하지만 애초에 수영복 같은 거 없고


오빠의 친구도 사실은 별로 곤라하지 않을지도


부스럭

쿠로에

...응? 이 전단지는...


.............


수영복 조정 캠페인...


쿠로에

나는, 어느 전단지를 보고

카미하마 시로 발길을 옮기기로 했다

갸루A

좋아하는 사람이랑 바베큐라니 개쩔지 아나?


손 닿는 대로 마구 구워야지!


갸루B

진심 그거~!


여름 방학 최강? 서머 is 갓 오브 아웃 도어

여학생

이번 여름 축제 데이트 말이야, 새로 산 유카타 입으려고 하거든


남학생

그렇슴까! 그거 무조건 귀엽겠네...

쿠로에

(평소보다 사람들이 들떠 있는 것 같아...)


(어째서, 여름방학이란 것만으로 그렇게 들 뜰 수 있는 걸까)

미타마

어서 오렴~


어머, 쿠로에 쨩 오랜만이네. 조정이 필요하니?


쿠로에

...그게 전단지 읽었어요...


미타마

아아, 수영복 조정 캠페인?


원래 검은 깃털이었던 애들한테도 전단지를 뿌려두길 잘 했네


귀엽게 해줄게 맡겨줘


자, 다 됐어~

미타마

그래서, 바다의 집을 도와준다고 했었지?


쿠로에

네...그래도, 거절할까 말까 고민하던 참이라...


조정까지 받아놓고서...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요


미타마

어머어, 어째서?


쿠로에

저한테, 바다 같은 거는 안 어울리니까요...


가면 "즐거운 여름방학"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미타마

즐거운 여름방학?


쿠로에

선생님이, 즐거운 여름방학을 보내고 오라고 해서...


그래도, 모두가 말하는 즐거운 여름방학이라는 것이


저한테는 잘 이해가 안 가는 것 같아서...


미타마

그렇구나


그래도, 안 가면 아깝잖아


바다에 가보면 새로운 만남이 있을지도 모르고!


쿠로에

...그런가요?


미타마

아직 모르는 여름을 보낼 수 있다니 굉장히 부러운 일이야♪

쿠로에

...그런가


(새로운 일과 만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모두가 말하지만)


(...하지만 그건)


(나쁜 일과의 만남도 있다는 뜻 아닌가)


(그건 조금...무서운데)


(게다가, 그 새로운 것이 과연 내가 추구하는가 따져보면...)


???의 목소리

미타맛쵸─ 안에 있어─?


미타마

어머, 바로 새로운 만남이 찾아왔나 보네?

에미리

안뇽, 미타맛쵸! 근데, 어라, 모르는 애가 있네?


리카

오─ 뉴 페이스 등장? 최근 막 이사온 애라거나?


미타마

쿠로에 쨩은 타카라자키 시의 마법소녀인데


즐거운 여름방학이라는 것을 알고 싶은 모양이야~


에미리

에, 그럼, 우리랑 같이 즐거운 여름방학 보내지 않을래?


미타마

어머, 괜찮겠니?


에미리

모두 괜찮지?

리카

당연하지! 친구는 늘어나면 기쁘니까!


...응...좋아...


쿠로에

에에...?

히나노

어이, 그렇게 갑자기 끌어들여선 상대도 곤란하잖냐...


쿠로에

이렇게 나는

오늘 처음 만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푸드 코트에서 즐거운 여름을 찾게 됐다

에미리

여름은 역시 시원한 가게에서 수다 떠는 거가 최고지!


쿠로에

...그렇구나


히나노

억지로 이 녀석에게 어울려줄 필요 없으니까 말이다?

에미리

「그럼, 물어 보까─!

먀코 선배의 여름이란 솔까말 무엇?」


히나노

「나는, 그렇군...

불꽃놀이 대회에서 나란히 불꽃놀이를 바라보거나

바다에서 서로 잡으려고 활발하게 뛰어다니거나...」


리카

「먓코 선배의 초이스

뭔가 데이트 같지 않아?」


히나노

「당연하잖냐?

내는 너희들과는 한 층 다른

어른의 여름이란 것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쿠로에

...그렇구나

리카

「오오─!?

그럼, 나이트 풀에도 가본 적 있고?」


히나노

「후후...무, 물론이다.

응, 뭔가..반짝이는 느낌의 그거지?」


리카

「맞아 맞아, 그거 가보고 싶었거든~!

완전 인싸 스팟이란 느낌이 들어서

밤이니까 살이 탈 일도 없고

여자 모임 전용 나이트도 있고 그러지?」


에미리

「나두 나두!

그네나 유니콘 튜브 같으 ㄴ거

있고 그렇다며, 대박 아님?」


「...헤에...

유원지 같아서...재미있을...것 같기도...」


리카

「그치~!

진주 플로트 같은 거에 타서

다 같이 사진도 찍어 보고!」


히나노

「후후, 내가 다음에 데리고 가주마」


리카

「정말이지, 신난다─!

다 같이 여자만의 모임 하자!」


에미리

「으으응?? ...괜찮을...까...?」


리카

「에미링, 왜 그래?」


에미리

「저녁 7시가 되면, 작은 애들만

먼저 돌려보내지고 그러진 않을까 해서...」


리카

「아...먓코 선배만?」


히나노

「나는! 꽃 다운! 18세다─!」

쿠로에

아...그렇구나


에미리

아, 쿠로삐 방금 좀 놀랐지?


쿠로에

쿠로삐...?


에미리

쿠로삐의 별명? 좋은 느낌이지?

쿠로에

...그렇구나

에미리

그치, 물어보고 싶었는데! 렌파스는 어떤 여름이 좋아?


아, 저...요...? ...그....그게...


쿠로에

(엄청난 기세로 대화를 나누고 있어...)


(이렇게나 많이 얘기해야만 하는 걸까)


(수다 떠는? 것도 뭔가 힘들어 보이네...)


(...게다가, 저 사람)

쿠로에

(항상 이 사람들이랑 같이 보내는 모양인데)


(혹시...억지로 휘둘리고 있나?)


(나 같으면, 계속 함께 있는 거는 조금 지쳐버릴지도...)

...저...저기이...


쿠로에

에...


...쿠로에 씨...는, 그게 괜찮은...가요...?


쿠로에

무슨 소리야...?


...우...그, 모두...저런 느낌...이니까...


피곤하진 않을까...해서...네...

쿠로에

(...아, 걱정 끼치고 있어...)


...고마워, 괜찮아


에미리의 목소리

에─ 그거 실화임!?

에미리

오늘 이 근처에서 여름축제 한다는데!


이건 갈 수 밖에 없잖아! 그치, 쿠로삐!


리카

즐거운 여름방학의 왕도니까!


쿠로에

...그렇구나


에미리

그렇게 결정됐다면 여름 축제에 렛츠 고!


쿠로에

그녀들에게 이끌려 가게 된 여름 축제는

인파가 북적이고, 수 많은 대화가 오가서

나하곤 안 맞는 곳일지도, 라고 느꼈다


하지만, 분명 나의 즐거운 여름방학을 찾기 위해서

이렇게 해주는 거일 테니까

조금, 즐기기로 했다

쿠로에

..........

리카

「렌 쨩

초코 바나나 하나 줄게!」


「에...괜찮아...?」


리카

「응, 가위바위보로 이겨서

2개 받았으니까, 나눠줄게!」


「...고, 고마워...」

에미리

「먀코 선배!

나 요요 구하기 해보고 싶어!」


히나노

「잠깐, 어이 기다려라, 에미리!

혼자서 뛰어가면 미아가 된다!」


에미리

「알고 있대두─!」

에미리

저기, 쿠로삐도 같이 하자!


쿠로에

아...응


에미리

「짜─안!!!

요요 양손 들기! 이거 쩔지 아나?」


히나노

「알았다 알았으니까

위험하니까 눈 앞에서 흔들지마」


에미리

「아, 그렇지! 다음엔 사격 가자!!

진심 빵빵하고 다 맞출 거니까」


히나노

「...용돈 제대로 생각해라?」

쿠로에

(아, 타코야키 가게다...)


............


빙글


치이이익~...


쿠로에

(타코야키가 구워지는 거는, 뭔가 계속 보고 있을 수 있어...)

타코야키 가게 아저씨

아가씨, 타코야키 사갈래?


쿠로에

네...?


타코야키 가게 아저씨

계속 보고 있었지?


쿠로에

(아...어쩌지)

리카

아저씨─ 타코야키 하나 주세요


타코야키 가게 아저씨

오, 친구냐? 고맙다!


쿠로에

아...

쿠로에

저기...미안해. 돈, 대신 내줄게


리카

아냐, 나도 렌 쨩이랑 먹고 싶었던 거니까


하나도 신경 쓸 필요 없어


...아...쿠로에 씨도 타코야키...괜찮으면...네...


쿠로에

...신경 쓰지마

리카

...있잖아, 쿠로에 쨩


에미리의 목소리

어─이! 리캇페~!!

에미리

아, 쿠로삐도 여기 있었구나!


어느새 없어졌길래 찾아 다녔어


쿠로에

아...미안...


에미리

쿠로삐, 즐거운 여름방학 찾을 수 있을 거 같아?


쿠로에

조금, 아직은 모르겠...어


에미리

글쿠나─


아, 그럼 있지!


나랑 고리 던지기로 승부 해볼래!?


쿠로에

...알았어


에미리

좋아, 그럼 가자─!


쿠로에

응...

쿠로에

(배려 받고 있는 걸까...뭔가 거북해...)


(다정하게 대해주곤 있지만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고)


(내가 있는 것만으로 분명 곤란하게 만들고 있어...)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서 가만히 있으면 좋았을 거를)

히나노

늦었으니 이제 슬슬 해산할까


리카

뭐, 그렇지─


에미리

에~ 아직 더 돌고 싶었는데~


...아, 또...오면 되니까요...네...


에미리

확싫히! 여름 축제는 다른 곳에서도 하고!


다음엔 유카타 같은 거 입고 괜찮지 않을까?


리카

응, 좋아 좋아!

에미리

쿠로삐도 또 같이 여름 축제 오자!


나, 오늘 쿠로삐랑 놀면서 엄청 즐거웠으니까!!!


쿠로에

에...아....


난, 카히하마 시에 그렇게 자주 오진 않으니까...


-20초 정도 침묵이 흐른 후

에미리

아...


그, 글쿠나 글쿠나. 그랬었지─!


그러고 보니, 쿠로삐는 타카라자카 시 애였지!


히나노

그렇담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군


리카

........

리카

응─ 있잖아 쿠로에 쨩


쿠로에 쨩은, 이런 떠들썩한 거 별로였어?


쿠로에

아...그게...


리카

혹시 즐겁지 않았다면 억지로 끌고 와서 미안해?


에미리

엣, 엣 진짜?


그랬구나, 나도 너무 들이댔지!?


쿠로에

그, 이런 곳은...자주 오진 않지만...그래도


딱히, 그 사과 받을...이유는

................저...기...


쿠로에

.....................


(...나 때문에, 어색한 분위기가 돼버린 것 같아...)


(이젠, 여기에서 빠지는 편이 분명 좋겠지...)


저기...그럼, 난...이만...

히나노

...있잖냐


혹시 공통의 취미가 있는 친구를 상대하는 편이


이야기 하기 쉬운 타입이냐?


쿠로에

아...아...그런가...그럴지도...


취미도...없는 거는 아니니까...


히나노

그렇담, 여기에 가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군

쿠로에

이벤트...전단지?


(메이드 카페에, 영화 카페. 그리고 보드 게임 카페...)


히나노

다양한 카페의 팝동 이벤트라는 거다


쿠로에

(동화 카페라는 것도 있구나...조금 재미있을 것 같아)


히나노

거기라면 같은 마법소녀도 몇 명인가 참가하고 있는 모양이고


다양한 취미를 가진 녀석이 오는 것 같으니


쿠로에도 말이 잘 통하는 녀석이 있지 않겠냐?


후배가 거기 간다고 했으니까, 괜찮다면 안내 부탁할 수 있다만?


쿠로에

그...감사합니다

쿠로에

(또 배려 받아버렸어)


(사실은, 더는 밖에 나가고 싶지 않지만...)


(뭔가, 거절하면 안 좋게 보이겠...지)


(게다가, 이 이벤트에선)


(조금은 녹아들 수 있을지도 모르고...)

쿠로에 (음성첨부)

여름이라는 것만으로, 그렇게 들뜰 수 있는 걸까?



이 정도면 자존감이 시구레를 넘어서 마법소녀 계약 하기도 전의 호무라랑 비슷한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