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 것이 사람과 달리 흉측해서, 태어날 때부터 힘이 세고 난폭해서, 산에 숨어 살아서

몇 가지 이유로 혼자였던 내 옆에는 아무도 없을것 같았다.

하지만 있었다, 인간은 아니었지만 있었다.

항상 달빛에 빛나는 희고 고운 털, 나와 다니는 것이 힘들고 무섭지도 않은지 항상 다가와주던 발걸음

나와는 다르게 꽃에 물을 주는 방법을 아는 똑똑함과 상냥함

처음엔 의심부터 들었지만 금세 그녀와 가까워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안좋은 점이 하나 있었다, 그것이 그렇게 큰일을 불러올 것을 알았다면 뜯어말렸을텐데...

"또 그 인간들에게 갔다온거냐"

"앗, 어떻게 알았지...?"

"오늘 산을 모두 돌았다, 그런데 오랜 시간 동안 널 못봤다."

어차피 그녀는 들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문제였지만 그래도 말리고 싶었다.

"위험하다, 그리고 그쪽에서도 우리 좋아하지 않는다, 굳이 가는 이유가 뭐냐"

그녀는 평소처럼 시무룩하게 고개를 떨군다.

"부탁이다, 가지 마라, 흰둥이 네가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알았어... 이제는 멀리 할게..."

그것이 그 일이 있기 전 미호와 나누었던 마지막 대화였다.

다음 날, 우리가 사는 곳은 모두 불에 타버렸다.

아주 큰 불이 산을 모두 태웠다는 것보다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사실

큰 불의 중심에 있던 건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 놈들이 아니었다.

내 친구, 미호

그녀는 몹시 놀란 표정으로 그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 것 같아보였다.

"흰둥이! 거기서 나와라! 어서!"

"안돼...! 이 불 안 꺼질거야... 옥석 때문에... 미안해..."

그녀답지 않은 급박함, 침착했던 그 눈빛과 말씨는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 옥석이란 물건인가...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어서 거기서 나와라!"

"내가 살아있는 한, 이 불은... 그래... 잘못한 벌 같은거야"

이해가 되지 않는다, 솔직히 화가 났다, 인간들이 우리를 무서워하기에 그들과 비슷하게 된다는 것이 잘못인가?

그래서 더욱 그녀를 데리고 나오고 싶었다, 괜한 바람을 불어넣은 인간 놈들은 나중에 치더라도

"일단 나와서 이야기ㅎ...!!!!"

"꺄아악!!"

거기서 한번 더 말로 설득하려한 것이 잘못이었을까

들어갈 틈도 없이 쓰러진 나무는 그대로 미호의 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흰둥이!!!!! 미호!!!"

그리고 그녀의 말처럼 불은 사그라들었다, 시신조차 찾지 못한 그녀의 목숨과 함께...

마치 덩달아 죽은 사람처럼 며칠 동안 정신을 빼놓고 지냈던 것 같다.

그리고 점점 그 마음은 미호를 향한 그리움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인간놈들, 단지 친해지고 싶었을 우리를, 미호를 그렇게나 미워하고

꾀를 내어 그녀 스스로 죽게 만든 그 인간 놈들을 혼내주고 싶었다.

마침 세상에 없는 미호에게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본 적도 있다.

인간들이 사는 아랫마을에서 옥석이라는 게 사라진다면... 

분명 누군가는 내 짓이라는 것도 알고 그걸 돌려받기 위해 나를 찾아다니겠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상관 없다.


내 마음 속엔 오직, 사라진 미호 뿐이다.





진짜 대충 끄적거려봤음, 이런걸 올리니까 개쪽팔림...


별개로 솔직히 아랫마을은 개띵작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