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번 칼리랑 도원경까진 느긋하게 보이스 다 들어가면서 천천히 감상했는데, 아케인리버는 몰라도 최소한 최근 스토리들의 퀄리티는 분명 굉장히 좋음. 이건 확언할 수 있음. 카링 죽인 건 굳이? 싶긴 한데 괜히 맥거핀으로 안남기고 깔끔하게 정리하고 갔다, 라고 볼 수도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근데 뭐가 문제냐 하면 이걸 인겜에 적용시키는 과정에서 박살이 난 거임. 도원경 스토리의 분량은 너무나 방대함. 등장 인물만 사방신, 영감들 8명, 태을선인에 오디움 npc 원본 3명 총 16명이고 분량이 없다시피 한 npc도 캐릭터성을 분명하게 구축해놨음. 


게다가 그동안 풀었던 그 윗쪽영감들 떡밥을 싸그리 해소 + 최초의 사도 보스몹 카링이 등장하는 그란디스 1부의 최종장 지역이라, 메인 스토리만 해도 마친듯이 방대한데 백호 - 태을선인 서사라던가 라라 - 미오 방울 서사라든가 곁다리 스토리까지 잔뜩 얹어놨으니, 오디움 - 도원경은 사실상 테네브리스에 준한다고 봐도 과장이 아님. 


근데? 이걸 사냥터 없는 서브 지역으로 냈고, 1시간따리로 압축함. 당연히 가지치기 작업이 들어가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디테일한 연출과 섬세한 심리 묘사가 다 짤려나감. 못해도 10줄씩은 상호 대화해야 할 문단이 문장 하나 하고 퀘스트 끝, 다음 퀘스트. 그리고 알맹이 큰 줄기만 남은 상태에서도 최대한 압축시키려 급전개 오지게 달림. 그러다가 기존 떡밥 중에 미쳐 못챙기고 버려지는 것도 나옴. 그래서 얌얌에 거대한 꽃은 뭔데 시발


웡스토랑인지 뭔지 애미뒤진 병신짓거리 할 시간에 1차 2차 3차로 나눠서 블록버스터 진행하고 블랙이나 글로리처럼 모두가 참여 가능한 이벤트로 기획했어야 할 대서사시를 대충 카링 입장 전용 1시간짜리 퀘스트로 만들어버리니 이 꼴이 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