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사람 하나 없는 소녀는, 사라진 빛을 찾기 위해 어두운 밤으로 향한다.



아랑전설 - 단독 출전

재빠른 도망 - 4턴 내 클리어






페랄 변경 여관



여관 주인 : 이만하면 참을 만큼 참았다! 네게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벌써 두 달이 코앞이야!



여관 주인 : 돈이 없다면 어서 방을 빼라!



리자 : 부탁해요, 주인아저씨! 창고에서 자도 좋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리자 : 청소나 설거지라도 할게요! 피곤하시죠? 어깨나 다리 주물러 드릴까요?



여관 주인 : 능글맞은 녀석! 네가 보기에 지금 우리 가게에 손님이 있어 보이냐? 지금 여관을 접느니 마느니 하는 판국에 청소는 무슨!



여관 주인 : 더 할 말이 없다면 어서 짐 챙기고 방이나 빼!



리자 : 하지만 아버지께 여기서 기다리겠다고 약속한걸요! 조금 더 사정 봐주시면 안 될까요...



여관 주인 : 사정을 봐줘? 네 녀석을 공짜로 먹여주고 재워준 지가 오래다, 이만하면 나도 봐줄 만큼은 봐 준거야!



여관 주인 :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아버지를 기다린다고? 딸내미 혼자 여관에 내팽겨둔 채 두 달 동안 코빼기 하나 비추지 않은 아버지를? 내가 보기에 네 아버지란 사람은 널 버렸거나 어디서 죽은 게야!



리자 :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리자 : 그럴 리가 없어요, 아버지가 절 버릴 리 없다구요! 아버지는... 아버지는 그저 조금 귀찮은 일에 휘말리신 걸 거예요!



리자 : 그 일만 마무리되면 분명 절 데리러 오실 거예요. 그러면 분명--



리자 : 그때면 돈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내가 그런 말을 믿을 만큼 멍청해 보이냐?



여관 주인 : 이번이 마지막 경고다, 어서 나가! 그렇지 않으면 위병을 부를 테다!



리자 : ...갈게요, 가면 되잖아요!



리자 : ...



리자 : 홧김에 빈손으로 뛰쳐나오긴 했는데, 이제 어쩌면 좋지... 다른 곳을 찾아 아버지를 기다려야 하나?



리자 : 정말 주인 아저씨 말대로라면... 아니, 아니야. 아버지는 단지 귀찮은 일에 휘말린 것뿐이야. 아버지가 절대... 날 버릴리 없어!



리자 : 떠나시기 전 아버지는 달의 백성에 대해 여러 번 언급하셨어... 그렇다면 그 달의 백성이 산다는 섬에 가신 후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리자 : ...죄송해요, 아버지. 얌전히 기다리라고 신신당부하셨지만, 더는 그러지 못할 것 같아요.



리자 : 이번엔 제가 아버지를 찾으러 갈게요!









노인 : 거 들었느냐, 동쪽 마을 하나가 또 쑥대밭이 되었다던데.



여자 주민 : 또요? 그래도 뭐 이상하게 들리진 않네요. 올해는 사방이 강도에, 마나와 물도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고 있잖아요. '그 녀석들'이 나타난 뒤로 대륙에 안전한 곳이 남아나지 않는다니까요.



남자 주민 : 역시 그 '성간함 도시'에 가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거기 사는 사람들은 모두 달의 백성이라면서요? 특수한 마나 기술도 갖고 있을 테니, 그곳에서라면 분명 먹고 자는 건 걱정 안 해도 되겠죠.






리자 : 덥고 목말라... 배는 얼마나 고픈지 아무 감각도 없고...



리자 : 마지막으로 밥을 먹은 게 사흘 전이었나? 아니, 더 오래됐던가? 이젠 기억도 나지 않네...



리자 : 윽, 어지러워... 그래도 어쨌든 마을에 도착했으니...






노인 : 네 녀석은 그 '성간함 도시'를 입에 달고 살지만, 네가 진짜로 마을을 떠나는 꼴을 본 적이 없구나.



여자 주민 : 그냥 허풍떠는 거예요. 지난번 사막 도적이 근처에 있다는 말만 듣고도 놀라 도망치던 양반이 무슨 담이 있어서 마을을 떠나겠어요.



남자 주민 : 시끄러! 자자자, 이제 슬슬 일하러 갈 시간이니... 잠깐, 내 보따리에 둔 닭 다리는 어디로 간 거지?



리자 : 어어? 뭔가 맛있는 냄새가... 이건... 치킨이닭! 이쪽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리자 : 안돼, 냄새를 맡으니 더 배고파졌어... 이건 대체 누가 놓고 간 거지...



리자 : 꼬르륵--



리자 : 조금 맛만 보는 건... 괜찮겠지?



남자 주민 : 누구냐! 네, 네 녀석! 내 닭 다리를 들고 뭐하려는 거야!?



남자 주민 : 아이고, 동네 주민 여러분! 도둑이야! 도둑을 잡았다!



리자 : 이, 이런!









노인 : 다들 저 여자의 움직임을 조심해라! 평범한 사람이 아닌 것 같으니 사정 봐줘선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칠게다!



여자 주민 : 사막 도적일지도 모르니 다들 조심하세요! 어쩌면 어딘가에 저 여자의 동료가 숨어있을지도 몰라요!



리자 : 윽, 배고파... 몸에 힘이 없어...



리자 : 하지만 여기서 붙잡히면 안 돼... 도망칠 방법을 생각해야... 아버지께서 날 기다리고 계시잖아--!



리자 : 안돼, 몸이 점점 무거워져... 어서 여기서 빠져나가야 하는데...






리자 : 아야... 하지만 어쨌든 빠져나온 것 같네.



남자 주민 : 큰일이다, 여자가 도망쳤다! 다들 어서 쫓아가! 저 여자가 동료를 부르게 해선 안 돼!






뜨거운 사막



리자 : 하아... 하아...



리자 : 이렇게 멀리까지, 도망쳤으니, 아마, 괜찮겠지...



리자 : 해가 저물기 전에 쉴 곳을 찾아봐야 하는데...



모래 위에 쓰러지는 소리 : 털썩--



리자 : ...



리자 : 모래가, 뜨거워...



리자 : (몸이 움직이지 않아. 눈앞이 깜깜해... 아파, 배고파, 목말라, 피곤해...)



리자 :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누가 이쪽으로 오는 걸까?)



거친 목소리 : 형님! 여기 쓰러진 사람이 있는데요? 아직 살아있는 거 같습니다.



리자 : 누구...



쉰 목소리 : 뭐라고? 어디 보자... 다친 소녀잖아? 보아하니 페랄인같은데...



거친 목소리 : 어쩌죠, 형님? 이대로 냅두면 오늘을 넘기기 힘들 텐데요.



쉰 목소리 : 마차에 태워 쉬게 해줘라. 굶어 죽으면 안 되니 뭣도 좀 먹이고.



쉰 목소리 : 응? 저기에 또 웬 녀석들이 오는데.



남자 주민 : 젠장, 대체 어디로 도망친 거야...



남자 주민 : 이것 보쇼, 거기 상인! 도둑 여자애 하나 못 봤습니까? 아마 이 근처에 있을 텐데.



리자 : 맙... 소사...



리자 : (이대로 잡히는 걸까? 아니면 저 화난 주민한테 맞아 죽으려나...)



쉰 목소리 : '도둑'? 이 근처에는 쥐꼬리만 한 마을 하나뿐이라 딱히 돈 될만한 것도 없을 텐데... 아무래도 먹을 걸 훔치다 걸린 모양이구먼.



쉰 목소리 : ...이렇게 합시다. 당신들한테 돈 몇 푼을 줄 테니, 가서 발견 못 했다고 하십시오.



리자 : (뭐? 날 넘기지 않는 거야...? 이 사람, 날 믿고 있어...)



리자 : (정말 잘 됐다... 당분간은 안심할 수 있겠어...)



리자 : 고마... 워요...



쉰 목소리 : 응? 곧 정신을 잃을 것 같군. ...상관없으니 지금은 안심하고 자라.



쉰 목소리 : 깨어나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고, 페랄의 꼬마 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