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는 거짓이었고, 결국 거짓말은 들통나 버렸다. 남은 것은 저버릴 수 없는 신념뿐.



파부침선 - 아군 퇴각 없음

배수의진 - 5턴 내 클리어







상회의 비밀 거점



상인의 심복 : 형님, 리자가 돌아왔습니다.



노예 상인 : 오오... 리자, 이번엔 뭘 가지고 온 거냐?



리자 : ...말한 대로에요. 한 푼도 틀림없어요.



노예 상인 : 하하! 좋다! 역시 그때 널 구한 건 올바른 선택이었어!



노예 상인 : 네가 합류하고 몇 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작년 한 해 동안 번 것보다 많은 수확이 있었다! 이렇게 피를 보지 않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모두 네 덕이다.



상인의 심복 : 하하, 말도 마세요 형님. 리자가 훔쳐오기 시작한 뒤부터 아주 한가해서 병이 날 지경이라니까요!



노예 상인 : '훔쳐오다'라니! '손재주'라고 해라, 너희도 리자한테 잘 배워 둬!



상인의 심복 : 형님도 참 무리한 말씀을 하십니다. 우린 리자와는 달라요, 우리 같은 얼굴이 친근한 척하며 다가가 봤자 경계심만 부추길 뿐입니다.



리자 : ...



리자 : 별다른 일 없으면 먼저 가서 쉴게요.



노예 상인 : 정말 쌀쌀맞구나, 리자. ...흐음, 잊었을 거로 생각하진 않는다만, 그래도 내가 네 목숨을 구해줬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야겠구나.



노예 상인 : 사람들은 생명이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하다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노예 상인 : 생명 역시 가치를 매길 수 있어! 그건 다른 사람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나 역시도 그렇다.



리자 : 어째서 그때 마을 사람들에게 잡혀가는 선택을 하지 않았던 걸까, 하고 후회할 정도로 잘 기억하고 있어요~



리자 : 그런 말 하지 말려무나, 리자. 너도 알다시피 내가 그래도 공평하게 나누지 않니. 네가 지금처럼 계속 내게 재물을 갖다 준다면 네 목숨을 구한 값도 곧 청산할 수 있을 거란다.



노예 상인 : 아, 물론 예전에 약속한 대로 네 아버지의 행방을 찾는 것도 도와주고말고. 곧 있으면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구나.



리자 : --!



리자 : 아버지의 소식을 들었나요!? 어떻죠, 빨리 말해주세요!



노예 상인 : 서두를 것 없단다, 리자. 이 소식은 내가 굉장한 노력을 들여 겨우 얻은 거거든.



노예 상인 : 이제 이곳도 떠야겠지. 하지만 그 전에, 어떤 보물이 어느 멍청한 주인 손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단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야.



리자 : ...쳇! 제가 갈게요! 하지만 약속해줘요, 일을 마친 뒤에 아버지의 소식을 그대로 제에 알려주기로!



노예 상인 : 그러면 거래 성립이다. 자, 이 금화를 가져가렴. 가서 맛난 것도 먹고 좀 쉬려무나. 정찰이 순조롭다면 오늘 밤에 움직여야 할 거다.



리자 : ...저녁 전에는 돌아올게요.



리자 : ...



리자 : 난 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리자 : 하지만 오랜만에 처음 접한 아버지의 소식이야...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어, 설사 내 손을 더럽히더라도...



리자 : 죄송해요, 아버지... 하지만 저도 별다른 방법이 없는걸요.









상인의 심복 : 바로 여기다. 늘 하던 것처럼 나는 여기서 망을 볼 테니 넌 물건을 가져와라. 형님이 말한 보물을 제외한 나머지는 반반 나누는 거야.



리자 : ...오늘 경비 배치가 조금 다른 거 같은데요.



상인의 심복 : 헛소리! 내가 이미 다 조사한 지점이다, 지금 올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어서 들어가!



리자 : ...이거겠지.



경비 : 거기 있는 게 누구냐!



상인의 심복 : 이런! 크흠, 겨, 경비 형씨. 몸이 좀 좋지 않아 여기서 쉬고 있던 것뿐이니, 내 곧 집으로 돌아가...



경비 : 최근 성 안에 절도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네 말의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지금은 우리와 함께 가줘야겠다.



상인의 심복 : ...망할, 너희를 따라가면 형님은 분명 날 버릴 거다! 차라리 끝장을 보고 말지--!









경비 : 큭, 감히 나를 공격하다니! 다들 잘 왔다, 이 녀석이 분명 우리가 찾던 도둑임이 틀림없어!



상인의 심복 : --숨어있지 말고 어서 나와 거들어! 내가 잡혀가면 네 아버지 소식은 물 건너 갈 줄 알아!



리자 : 쳇, 정말 귀찮아 죽겠네!






리자 : 그 잘난 정찰 결과가 경비병 한 무더기인 건가요?



상인의 심복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저 녀석들이 내 얼굴을 본 이상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어, 사정 봐주지 마라!



경비 : 넌... 그 상인 곁에... 어째서...



리자 : ...미안해요, 잠시 쉬고 계세요.






심야의 거리



리자 : 후우... 겨우 끝났네... 이 틈에 어서 가야겠다.



상인의 심복 : 잠깐! 리자, 어째서 죽이지 않은 거냐!



리자 :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리자 : 맞다, 물건은 여기 있어요. 형님한테 줄 물건을 빼고 알아서 골라가세요.



상인의 심복 : 말 돌릴 생각하지 말고! 모두 지켜봤다, 넌 녀석들을 기절시키기만 했어!



상인의 심복 : 미친 거냐!? 우리 얼굴을 본 녀석들이다, 이렇게 살려 보내선 안돼! 자, 어서 가서 녀석들을 죽여!



리자 : 싫어요! 우리가 손을 잡기 전에 살인은 안 된다고 말한 걸 잊은 건가요?



상인의 심복 : 우리한테 합류한 지 그렇게 오래됐는데, 아직도 그런 멍청한 생각을 관두지 못한 거냐?



상인의 심복 : 정말 쓸모없는 녀석이군. 네가 하지 않겠다면 내가 하마! 처음은... 이 자식으로 해야겠군. 원망하고 싶다면 날 보게 된 자신을 원망해라!



리자 : 멈춰요--!



상인의 심복 : 으윽!? 너 미쳤어? 날 기습해-- 잠깐, 왜 날 묶는 거야!?



리자 : 원래는 저도 이런 방법까지 쓰긴 싫었어요. 하지만... 더는 못 참겠다고요!



리자 : 풀려나고 싶다면 순순히 아버지의 소식을 털어놓으세요!



상인의 심복 : 네가 감히 날 협박해?



리자 : 모두 당신들이 가르쳐 준 거잖아요!



리자 : 잘 들으세요, 곧 있으면 방금 소란 때문에 경비들이 몰려올 거에요. 그러니 그 전에 아버지의 행방이나 말해줘요, 그러면 바로 풀어줄게요!



상인의 심복 : ...빌어먹을, 말해주마!



상인의 심복 : 사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도 찾아봤지만 마치 사람이 증발이라도 한 듯 아무 소식도 찾을 수 없었어!



리자 : 뭐라고요!? 그러면 어째서 지금까지 말해주지 않은 거죠!



상인의 심복 : 형님은 진작부터 네가 그 유치한 생각을 버리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언젠가 우리를 배신할 거라 했지!



상인의 심복 : 하지만 '아버지의 소식'이라는 이유를 만들면 네가 계속 우리 곁에 있을 테니까. 만약 더는 속일 수 없다면 바로... 윽...



리자 : ...날 그대로 처리할 생각이었겠지... 나도 진작부터 눈치채고 있었어!



먼 곳에서 들리는 고함소리 : 순찰대원들이 마지막으로 간 곳이 저긴가? ...좋아, 다들 경계를 늦추지 말고 날 따라오도록!



상인의 심복 : 경비가 오고 있어! 이미 다 말했으니 어서 풀어줘! 같이 형님한테 돌아가자, 오늘 있었던 일은 비밀로 할 테니!



상인의 심복 : 그게 싫다면 같이 이 보물을 들고 도망치자. 내가 네 아버지를 찾도록 도와주마! ...잠깐, 그걸 왜 그쪽에 두는 거냐, 어디 가는 거야!?



상인의 심복 : 나, 날 풀어준다며! 이 사기꾼이!!!



리자 : 당신들이 먼저 날 속였잖아--!



리자 : 지금까지 거짓말에 속아 그런 일을 했던 거라니!



리자 : ...당신같은 사람을 풀어주면 불행한 일만 계속 발생하겠지. 더는 아버지의 얼굴에 먹칠하는 일을 하지 않겠어!



상인의 심복 : 이 더러운 페랄의 좀도둑이 은혜를 원수로 갚아도 유분수지, 형님이 분명 널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러니 어서 날--윽!? 네가, 감히...



리자 : 시끄러워 죽겠네! 경비가 올 때까지 여기서 한숨 주무시기나 하셔!



리자 : ...



리자 :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어.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남아서 자수라도 해야 하나?



리자 : ...안돼, 아직 아버지를 찾지 못했잖아. 이런 곳에서 멈출 수는 없어.



리자 : 그래도 그 상인을 따라다니며 건진 게 없는 건 아니잖아... 마지막 단서 정도는 나도 있다고!



리자 : '성간함 도시'... 그 달의 백성이 사는 신비한 도시이자 아버지가 '그 검'을 맡긴 곳...



리자 : ...아직 낙담할 때가 아니야. 마지막 가능성이 남아있는 한, 가서 확인해봐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