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언덕 위에서 전해지는 노래를 들어라... 배반과 희생에 슬퍼하는 노래를.



전투의 춤 - 페랄 병사를 제외한 아군 퇴각 없음

홀로 추는 춤 - 아샤메르로 적 1명 격파






페랄 왕성 거리



극단 손님 : 에휴, 한 바퀴를 둘러봤지만, 딱히 알 수 있는 건 없네...



매튜 : 아니, 적어도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해졌어. 이건 단순한 이야기책이 아니라, 사실은 페랄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거나 적어도 그 역사를 목격한 사람이 쓴 책이라는 거지.



그레니어 : 그렇지! 그리고 모든 이야기에 뗄레야 뗄 수 없는 인물이 있어. 바로 소문으로만 듣던 사막의 여제 아샤메르 폐하 말이야!



아멜다 : 하지만 그녀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걸. 20년 전 신전에서 있었던 일 역시 아는 사람이 극히 드물고.



아멜다 : 알 수 있는 거라곤 당시 엘리시움이 떨어뜨린 화염에 페랄 왕도 전체가 불탔다는 것밖에...



리사 : 맞아, 여제의 행방에 대한 것도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잖아. 우리 삼촌만 해도 줄곧 여제의 행방을 찾고 있지만...



리사 : 맞다, 삼촌... 로스탐 삼촌이 있었지!



리사 : 당시 로스탐 삼촌이 부족 선발로 여제의 친위대가 되었었다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어... 삼촌이라면 분명 뭔가 알고 계실 거야!



리사 : 아이메, 지금 바로 삼촌한테 가보자!






시끄러운 페랄 주점



로스탐 : 이 계집애가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냐! 어디에서 굴러먹던 건지도 모르는 이상한 책 하나만 믿고 내력도 모르는 이방인을 위해 온갖 곳을 들쑤시고 있다고?



리사 : 로스탐 삼촌, 그러지 마시고... 들쑤시고 다니는 건 사실이지만 저도 조금이나마 대가는 받고 하는 거라구요.



로스탐 : 시끄럽다. 네가 그 녀석의 딸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저 이방인들하고 내쫓아버렸을 거야.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이제 나까지 그 시시한 수수께끼 장난에 맞춰달라는 거냐!?



리사 : 그렇게 단정 짓지만 마시고, 좀! 우선 이것 좀 보세요... 보고 다시 이야기 하자구요!



로스탐 : 이건 무슨 개뼈다귀 같은 책이야, 난 지금까지 이런 게 있다는 말은 들어본...



로스탐 : 이건--!






파손된 이야기책



네 번째 이야기 : 「아주 적은 수의 사람만이 아샤메르 페하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행운이라 해야 할지, 불행이라 해야 할 지 모르는 그날... 나는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네 번째 이야기 : 「폐하께서는 모래 언덕 위에서 아름답고 온화한 모습으로 그녀의 용사들을 위해 낮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셨다.」



네 번째 이야기 : 「저음의 쉰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퍼져 나갔다. 그 노랫소리는 마치 모래와 자갈이 긁는 것처럼 영혼을 아프게 했지만, 가슴을 짓누르는 것처럼 슬픔의 통곡을 내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아샤메르 : 흥! 어두운 곳에 숨어 사는 더러운 그림자 따위가 감히 우리 페랄의 영토에 침범하다니!



아샤메르 : 어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까!



란챠 스파이 : 역시 사막의 여제답게 손 속에 자비가 없군요. 그래도 오랫동안 함께한 이웃인데 이렇게까지 거칠게 해야겠습니까?



아샤메르 : 물론 너희가 정말 우호적인 목적으로 온 방문객이었다면 이런 대접을 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너희가 어째서 이곳에 온 건지 알고 있지!



란챠 스파이 : 하하, 이런 말씀을 드려 송구하옵니다만 고작 그 정도의 병사만으로는 우리를 막을 수 없습니다, 여제 폐하.



아샤메르 : 물론 이들이 전부가 아니다. 주제도 모르는 너희를 상대하기 위해 나도 만반의 준비를 해왔으니!



란챠 스파이 : 뭘 기다리는 건가, 동료여! 이대로 우리가 죽기만을 기다리며 어부지리를 노리는 건 아니겠지!?



아샤메르 : 동료라고? 훗... 아직도 란챠에서 구원병이 올 거라는 헛된 망상을 하는 건가?



란챠 스파이 : 란챠의 동료...? 아닙니다, 뭔가 오해를 하고 계시군요.



아샤메르 : 이게 무슨...!? 노아... 네가... 날 배반해?



노아 : 이제 와서 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 폐하. 그래도 마지막 길은 제가 고이 보내드리겠습니다!



여제의 친위대 : 폐하... 지금입니다... 어서... 가십...!



아샤메르 : ...알겠다.



아샤메르 : 가자!









노아 : 이 쓰레기들! 저런 패잔병 나부랭이도 쫓지 못하는 거냐!? 반드시 아샤메르를 잡아야 한다! 만약 그녀가 도망치기라도 한다면, 다음에 죽는 건 바로 우리 차례다!



란챠 스파이 : 흥, 걱정하지 말도록. 그녀의 친위대 태반이 죽었고, 그녀 또한 중상을 입었다. 따라잡는 건 일도 아니지.



노아 : 아무것도 모르는군... 그 여자는 그 온화한 표정이 전부가 아니다. 교활하고 냉정한 것을 따지자면 우리 모두 그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단 말이다!



란챠 스파이 : 후후, 이토록 그녀를 두려워하다니. 그래서 우리 란챠에 몸을 맡긴 건가?



노아 : 말조심해라. 나는 너희에게 몸을 맡긴 게 아니다, 잠시 협력하고 있을 뿐!



노아 : 머릿속에는 비현실적인 공상만이 가득한 여자 같으니. 처음에는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줄 알고 따른 것이건만...



노아 : 설마하니 매일같이 바쁘게 돌아다닐 줄은 상상도 못했지... 날 속인 거야!



노아 : 뭐가 페랄의 진정한 자유라는 거야... 재물과 지위가 바로 진정한 자유인 것을!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은 주지도 않았으면서!



란챠 스파이 : 곧 네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거다. 아샤메르만 제거한다면 우리 황제 폐하께서 분명 네게 큰 상을 내리시겠지. 황금과 보물, 권력, 지위... 네가 원하는 건 모두 얻을 수 있다!







노아 : 가소롭구나, 아샤메르! 아니, 메리!



노아 : 언제나 페랄인을 해한 자에게는 피로 갚아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은 어떻지? 여기 있는 시체들이 보이지 않는 거냐!



노아 : 믿음 따위, 내가 원하는 것들 앞에서는 아무런 가치도 없다! 철없는 여자 같으니, 너한테도 상갓집 개처럼 도망치는 날이 있긴 한가 보구나.



노아 : 자, 봐라! 여기 널 위해 죽은 페랄인을 보란 말이다! 하하하!



노아 : 으윽... 이럴 수가... 어떻게...



아샤메르 : 노아, 너무 오래 쉰 나머지 내 출신과 실력을 잊었나 보구나.



아샤메르 : 나는 내 용사들을 위한 복수에 다른 자를 끌어들이지도, 질질 끌지도 않는다.



아샤메르 : 용사들이여... 내가 그대들을 데리고 가겠습니다.







이름 모를 사막



리사 : 로스탐 삼촌, 여긴 어딘가요? 여기로 데려온 건 여기에 네 번째 이야기와 연관된 단서가 있기 때문인가요?



그레니어 : 모래와 커다란 석판 몇 개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데... 정말 단서가 있긴 한 거야?



로스탐 : 여긴 페랄에서 가장 위험한 유사가 흐르는 곳이니 조심히 따라와라. 아차 했다가는 그대로 빨려 들어갈 테니!



극단 손님 : 예에에!?



아멜다 : 저기... 아가씨, 그렇게 잡으면 조금 아프거든요...



매튜 : 리사, 네 삼촌은 왜 우리를 이곳에 데려온 거야? 뭔가 특별한 이유라도?



리사 : 삼촌이 날 신경 쓰는 것처럼 보여!? 하여간 성격도 괴상하다니까!



리사 : 아버지 이야기 속의 영웅 같은 로스탐 삼촌과는 전혀 다르잖아...



로스탐 : 도착했다.



극단 손님 : 예? 하지만 여기엔... 아무것도 없는데요...



로스탐 : 우리 앞에 있는 유사 아래가 바로 페랄에서 가장 명예로운 장소다. ...오직 페랄을 위해 헌신한 용사들만이 이 사막에 묻힐 수 있지.



아멜다 : 뭐라고요!? 그러니까... 여, 여기가...



로스탐 : 페랄의 영웅들이 돌아가는 장소, 용사의 무덤이다.



로스탐 : 사막의 은혜를 입은 페랄의 용사들은 이곳에서 싸우고 살아간다. 그리고 죽은 뒤에는 육체를 사막에 돌려주며 어머니 페랄의 품속에서 영원히 잠들지.



극단 손님 : 여기 좀 봐, 석판에 뭔가 쓰여 있어!



리사 : 이건... 네 번째 이야기 내용이잖아요!



석판의 글자 : 「그날 아샤메르 폐하는 홀로 반역자의 영지로 찾아가 친히 그의 목을 베셨다. 그리고 희생된 병사들을 이곳으로 데려오시곤, 직접 그녀의 용사를 이 유사에 매장하셨다.」



석판의 글자 : 「젊은 전사들의 얼굴이 천천히 유사에 삼켜지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시던 폐하는 낮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시기 시작했다.」



석판의 글자 : 「차마 들을 수 없었지만, 부지불식간에 영혼 깊숙한 곳에 새겨진 그 노래는... 페랄의 용사들을 위한 이름없는 장송곡이었다.」



로스탐 : 아무래도 그 네 번째 이야기는 묘비명인 것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