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15장 - 전쟁의 우레






군사 기밀 부서



엘리시움 군관 : 플로렌티아님, 캐롤리안 군단장이 도착했습니다.



플로렌티아 : 이렇게나 빨리요? 역시 '대륙 최속의 기사'의 후예답군요.



플로렌티아 : 알겠습니다, 들어오라 하세요!



캐롤리안 : 플로렌티... 아니, 사령관 각하!



캐롤리안 : 기갑 기사 군단장 캐롤리안! 보고하겠습니다!



플로렌티아 : 편안히 하세요, 캐롤리안.



플로렌티아 : 오랜만입니다, 어엿한 기사로 성장했군요. ...정말 시간이 빠르다니까요.



플로렌티아 : 예! 벌써 입대한 지 4년이 넘었으니까요!



캐롤리안 : 아직 실전 경험이 없긴 합니다만, 노력하겠습니다!



플로렌티아 : 4년이 넘었던가요... 처음 입대를 희망했을 때는 연약한 소녀였었죠. 아직도 그때의 모습이 선명합니다.



플로렌티아 : 사실 저는 당신이 로잘리아와 베르너의 직책을 계승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었어요. 하지만 이미 당신은 자신이 갖춘 기사로서의 재능을 행동으로 증명해냈습니다.



플로렌티아 : 그리니 지금은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을 증명해 낼 때입니다.



캐롤리안 : 과거에 어머니께서는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건 모두 엘리시움의 사람들이 도와준 덕분이라고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캐롤리안 : 이제 제가 진짜 기사라는 것을 행동으로 증명해보이겠습니다!



플로렌티아 : 좋습니다, 캐롤리안. 엘리시움 최고 사령관의 이름으로 당신과 기갑 기사단에 다음 작전 행동을 지시하겠습니다!



캐롤리안 : 예!






영종의 침실 안



오보로 : 하아... 하아...



아즈사 : 깨어났구나, 오보로!



오보로 : 무언가 거대한 의지에 먹히는 기분이었어... 그건 대체 뭐지?



아즈사 : 괜찮아... 단지...



마크렌 : 아직 결심을 못 한 건가?



매튜 : 과거가 어쨌든 간에 지금 오보로는 인간이야. ...그것도 뚜렷한 자신만의 의지를 갖추고 살아있는 인간이라고.



매튜 : 지금 우리가 그 의지를 용과 결합한다면, 예전 보젤이 젤다를 이용했던 것과 우리의 행동이 다를 바 없잖아.



마크렌 : 성검 랑그릿사 역시 영웅의 생명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단련된다는 것을 잊지 마라, 매튜.



아멜다 : 유리아 씨...



매튜 : 하지만...



마크렌 : 늦든 빠르든 선택해야 할 일이다. 우리도 너무 오래 지켜볼 수만은 없어.



호위승 : 큰일입니다, 아즈사 님!



아즈사 : 무슨 일인가요? 추방자들이 쳐들어오기라도 했나요?



호위승 : 아, 아닙니다! 하늘에 거대한 전함이 있습니다, 이십 년 전과 같습니다, 그자들이 또 왔습니다!



아즈사 : 뭐라고요!? 엘리시움의 미치광이들이... 하필 이런 때에...!



호위승 : 아즈사 님, 서둘러 피하십시오! 엘리시움은 다수의 기갑 부대를 보냈습니다, 우리 승려들만으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호위승 : 게다가 적의 부대는... 영봉으로 향해 오고 있습니다!



매튜 : 이럴 수가! 저들의 목적 역시 신전이란 말이야!?



아즈사 : 산에서 내려갑니다! 적과 교전하는 곳으로 안내하세요!



호위승 : 예!



매튜 : 우리도 같이 갈게! 엘리시움의 야망을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캐롤리안 : 동방의 나라 츠루야... 여기가 바로 목적지인가.



엘리시움 기사 : 그렇습니다. 기갑 기사단의 속도라면 곧 목적지인 츠루야 영봉에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캐롤리안 : 이전에는 작전 지도로만 봤을 뿐인데, 직접 와보니 이제야 알 수 있겠어. 정말 아름다운 곳이야.



엘리시움 기사 : 지난 작전 당시에 단장님께선 아직 아이였으니까요.



캐롤리안 : 훗, 놀리지 마라. 이번이 처음 참여하는 대외 활동이긴 하지만 적당히 하지 않을 테니!



캐롤리안 : 엘리시움의 기사가 얼마나 강인하고 고결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빠른지 저들에게 알려줘라!



캐롤리안 : 기갑 기사단, 돌진!



엘리시움 기사 : 예!










아즈사 : 역시 저 자들이군요. 20년 전과 똑같습니다!



승려 : 아즈사 님! 어째서 이렇게 위험한 곳까지 오신 겁니까.



아즈사 : 20년 전, 저는 아무런 힘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츠루야가 짓밟히는 모습 따위, 절대 두고 보지만은 않겠습니다!






아즈사 : 영종의 모든 사람에게 존자의 명을 전합니다! 영봉을, 츠루야의 신전을 지키세요! 이번에는 물러설 수 없습니다!



아즈사 : 츠루야를 위해!




캐롤리안 : 엘리시움을 위해!



아즈사 : 절대 물러서지 않겠어!



캐롤리안 : 상대의 저항 역시 완강하군. 이번에는 정정당당한 대결이라 할 수 있는 건가!



캐롤리안 : 군을 이끌고 작전에 나서는 건 처음이라 그런지 긴장이... 아버님, 어머님... 저를 지켜주세요.



캐롤리안 : 전원 돌격하라!






엘리시움 기사 : 상대의 저항이 거셉니다! 장비와 기술 모두 우리가 우세이긴 합니다만, 더는 밀어붙일 수 없습니다!



엘리시움 기사 : 본함에 '가에아사르'의 증원을 요청하는 건 어떻습니까?



캐롤리안 : 그럴 수는 없다! 기사들의 대결에 그런 것을 사용한다면...!



엘리시움 기사 : 대장님! 우리 쪽 인원도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캐롤리안 : ...!



엘리시움 기사 : 저건... 비밀 부대의 증원입니다! 역시 모든 건 사령관 각하의 계산대로였군요!



캐롤리안 : 잠깐... 그럴 리가 없다! 플로렌티아 님께서 내린 명령에 저런 건 없었는데!



엘리시움 암살자 : 캐롤리안 님의 첫 번째 작전이 실패하는 건 원치 않는다며 두목이 저희를 파견했습니다.



엘리시움 기사 : 유리안 님이...



엘리시움 암살자 : 낭비할 시간 따윈 없습니다. 시작하시죠!






아즈사 : 안돼! 이게 무슨 짓이냐!



캐롤리안 : 독가스라니! 어떻게 이런 방법을!



엘리시움 암살자 : 손을 더럽히길 원하지 않는 기사들과 다릅니다, 저희에게는 저희만의 방법이 있죠.



엘리시움 암살자 : 이것 역시 두목의 뜻입니다!



캐롤리안 : 유리안... 이런 짓을 벌이다니,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그는 지금 어디 있지!?



엘리시움 암살자 : 대장은 지금 다른 임무를 수행 중입니다!



엘리시움 기사 : 대장님, 독가스는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물러나야 합니다!



아즈사 : 어째서 이렇게까지... 마나로도 네 녀석들의 욕심을 채울 수 없는 건가!



아즈사 : 츠루야의 강산이 이렇게... 이대로 츠루야가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건가...?



아즈사 : 으아아아!






캐롤리안 : ...이건 유리안의 계획인가, 아니면 사령관 각하의 계획인가?



엘리시움 암살자 :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철혈의 사령관이라 불리는 플로렌티아 님께서 설마 두목의 행동을 모르시겠습니까?



엘리시움 암살자 : 사령관 각하께서는 이보다 훨씬 참혹한 일도 겪어보셨습니다! 이것은 그저 작은 희생일 뿐! 우리가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캐롤리안 : 그래... 이게 바로... 전쟁...



캐롤리안 : 알겠다.



엘리시움 기사 : 대장님, 더는 한계입니다! 어서 물러나야 합니다!



캐롤리안 : 기갑 기사단, 전원 즉시 퇴각하도록.



아즈사 : 어딜!



엘리시움 암살자 : 츠루야의 대장, 너희의 상대는 우리다! 영봉까지 가는 길을 열어라, 설마 츠루야가 송두리째 파괴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건 아니겠지!



아즈사 : 과거에 나는 세상 모든 영혼은 결국 존자의 곁으로 돌아갈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 인간 세상의 죄업에는 연연하지 않았고, 분노에 사로잡혀 마음을 잃거나 하늘의 도리를 저버리려 하지 않으려 했지...



아즈사 :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큰 착오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아즈사 : 너희를 모두 죽여 없애야만 내 가슴 속 응어리를, 츠루야가 겪은 수십 년의 고통스러운 운명을 위로할 수 있을 터!



아즈사 : 죽어라!



엘리시움 암살자 : 으윽... 에, 엘리시움을... 위해...



아즈사 : 너희의 피가 모두 흘러 없어질 때까지... 츠루야의 원한은 사라지지 않는다.



호위승 : 독 안개가 천천히 퍼지고 있습니다. 이곳에 더 머문다면 위험하오니, 영봉으로 돌아간 뒤에 다시 의논하시죠.



아즈사 : 아니요... 저 엘리시움인을 모두 죽여야 합니다... 그래야만!



매튜 : 진정해, 아즈사 씨! 혼자 추격하는 건 아무 의미 없어!



마크렌 : 게다가 이대로 추격한다면 영봉의 수비 또한 위험해 질 거다. 엘리시움의 기사들은 발이 빨라. 그런 자들이 습격한다면 바로 함락당할걸.



아즈사 : 어떻게 해야 이 분노를 가라앉히고, 우리의 고향을 구할 수 있을까요!



아즈사 : 존자시여, 부디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은혜를 내려주시옵소서...



아즈사 : 부디 츠루야를 이렇게... 멸망시키지 마시옵소서!






영종의 침실 안



??? : 아, 영봉... 정말 오랜만이군...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한걸.



??? : 난 츠루야인이 싫어. 그자의 케케묵은 처리 방식과 진리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대해서는 정말 진절머리가 난다니까.



??? : 하필 이런 자들이 총애를 잔뜩 받았다니... 저 풍요로운 땅을 봐, 신은 정말 불공평해.



??? : 하지만 이제 그 은혜도 곧 우리가 이용할... 음?



유리안 : 누가 이용할지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 : ...츠루야 영봉의 보안이 이렇게까지 박살 났다니, 녀석들도 정말 갈 데까지 갔구나.



유리안 : 간단한 양동작전일 뿐입니다. 캐롤리안 그 녀석의 도움을 좀 받았죠.



유리안 : 흐음, 아무도 당신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습니까? 성간함 도시에다가... 츠루야까지...



??? : 호오? 그래서 플로렌티아가 너 같은 괴물을 통해 전갈을 보낸 건가?



유리안 : 저는 말다툼 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건 이류나 하는 짓이지요... 어쨌든 말 따윈 사람을 죽이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니까요.



유리안 : 다만 당신에게... 어떤 색의 피가 흐를지 궁금하긴 하군요...



??? : 하아... 플로렌티아는 여전히 극단적이네.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말도 모르는 건가?



??? : 너희가 이곳에 왔다는 건 영룡이 소환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겠지? 너희라면 그 마나 파동을 감지했을 테니까.



유리안 : 공격이 통하지 않아...?



??? : 내가 보기에 너희는 사실 영종의 그 녀석들이 생각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영종의 쓰레기들은 어떻게 영룡을 깨우는지도 모르고, 너희는 그 용이 다시 깨어나는 것을 원치 않지.



??? : 이렇게 츠루야의 마나를 제어할 수 없게 될 테니.



??? : 게다가 너희 작전은 한 사람 때문에 수포로 돌아간 것과 마찬가지야. 성간함 도시의 그 건도 그렇고...



유리안 : 그럴 리가...



유리안 : 당신이 뭐라 떠들건 간에 제 행동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과 그 용, 그리고 이번 작전을 방해한 모든 사람까지!



유리안 : 모두 피를 흘리게 할 겁니다!



??? : 훗, 괴물, 네가 몇 번을 시도하건 간에 모두 의미 없는 행동이야.



??? : 너희가 대륙 전체의 마나를 손에 넣으려는 것 또한 무모한 헛소리일 뿐이고. 너희도 그 장난감 칼을 가진 녀석과 똑같아, 운명이 정해준 결말에서 절대 도망칠 수 없어!



유리안 : 운명? 그런 걸 가지고 노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한번 만나보고 싶군요.



??? : 왜, 운명에 순응하고 싶어졌어?



유리안 : 그 자를 벨 겁니다. 그리고 그자의 피 한 방울 한방울을 흘려보내고, 그의 울음소리를 음악 삼아 잠들 겁니다.



??? : 아하하! 너 정말 재미있는 녀석이구나!



??? : 재미있는 괴물이야!



유리안 :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 : 나를 공격해도 소용없다니까... 어쩌면 네가 이 대륙에서 가장 사람 죽이는 재주가 뛰어난 사람일 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대륙에서 가장 많은 문명을 멸망시킨 사람이거든.



??? : 그러니 너도 이곳에 온 진짜 목표를 찾는 게 좋을 거야! 좋은 뜻으로 알려주는데, 양동작전 같은 기본적인 방법을 쓰는 게 너희 엘리시움의 사령관 한 명만 있는 건 아니란다.



??? : 그러면 운명이 정해준 길 위에서 다시 만나길!



유리안 : ...그 용의 영혼... 정보 상으로는 이곳이 그 영혼이 있는 곳일 텐데... 다른 곳으로 옮겨진 건가? 아니면 함정? 쯧!



유리안 : 그런데 아까 그 벨 때의 촉감... 굉장히 익숙했는데... 대체 어디였더라...



유리안 : 예전에 그 녀석을 만난 적 있던가?






신전 깊은 곳



오보로 : 으음... 머리야... 여긴 어디지?



웨탐 : 깨어났나.



오보로 : 너는 또 누구고... 음, 정말 아픈데... 여긴... 츠루야의 신전이잖아. 그런데 왜 내가 여기로 돌아온 거지?



웨탐 : 이것이 네 운명이기 때문이다.



웨탐 : 그리고 나는 네 운명을 바로 잡기 위해 온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