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늪지대, 오만한 군주, 소녀의 곁에 뜻밖의 원군이 잇따라 도착한다.



심판할 때 - 리오벡 격파

개선식 - 아군 퇴각 없음






란차 황금 궁전



리오벡 : ...으음?



지온 : 왜 그러십니까, 주인님.



리오벡 : 벌레 몇 마리가 란차로 들어온 것 같구나.



지온 : 예, 제가 가서 처리하겠습니다.



리오벡 : 이번 벌레는 네가 상대하기 힘들어, 내가 직접 가야겠다.



지온 : ...알겠습니다.






도적 두목 : 개자식, 죽은 형제들의 복수다!




그렌실 : 죽고 사는 건 운명이지. 다행인 건, 네 동료가 마지막에 올바른 행동을 하다 죽었다는 것이다.



그렌실 : 이 아이들을 봐라, 너희가 재물을 탐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이런 비인간적인 고통을 겪지 않았을 아이들이다.




도적 두목 : ...나는...



그렌실 : 지금 이곳을 떠나라. 이 지역 독기가 강하니, 오래 머물러서 좋을 게 없을 거다.



??? : 행패란 행패는 다 부리고 떠나겠다니, 노람의 '발키리'는 원래 그렇게 무례한가?






도적 두목 : 으윽...



도적 부두목 : 형님!!!



그렌실 : 결국 나타났군요, 리오벡.



그렌실 : 이걸로 당신이 진짜 구매자라고 이해해도 될까요?



리오벡 : 지금 나를 모욕하는 거야?



리오벡 : 사치스러운 귀족들이 벌이는 이런 시시한 일 따위, 나는 전혀 관심 없거든.



도적 부두목 : 그러면 왜 우리 형님을 죽인 겁니까?!



리오벡 : 벌레 주제에 감히 내 땅에 와서 소란을 부렸으니 죽인 거지... 내가 이런 것도 설명해줘야 하나?



리오벡 : 죽어버린 쓰레기들아, 내가 너희에게 새로운 육신을 주리니, 내 노예가 되어라!







시체 노예 : 크아아--



도적 부두목 : 이, 이게 무슨? 우리 형님에게 무슨 짓을 한 겁니까!?




그렌실 : ...사령술인가?



그렌실 : 유감이지만, 저 괴물은 더는 네 형이 아니다.



그렌실 : 너는 저것의 상대가 못 돼. 싸움은 내게 맡기고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가서 아이들을 지켜줘.



도적 부두목 : ...알겠습니다.



그렌실 : 놀고 싶다면 어울려주도록 하지요.



리오벡 : 하하하하하, 거 정말 재밌네!



리오벡 : 자, 나의 충성스러운 노예들아, 공연을 시작해라.



시체 노예 : 우아아---!!!






그렌실 : 죽은 자를 괴물로 바꾸다니, 정말 악랄한 술법입니다.



그렌실 : 리오벡, 당신에게는 생명에 대한 일말의 존중도 없는 겁니까?



리오벡 : 너희는 언제나 다른 사람의 행동을 당연하다는 듯이 진지하게 받아들이더라.



리오벡 : 이건 그저 놀이일 뿐이야, 그리고 놀 거면 당연히 즐겁게 놀아야 하지 않겠어!



그렌실 : 이건 놀이 따위가 아닙니다!






그렌실 : 이제 끝입니다, 리오벡!



리오벡 : 대단해, 역시나 '발키리'라니까.



리오벡 : 하지만 여기까지 놀았는데, 마음대로 끝낼 수 있을 거 같아?



그렌실 : 그만! 뭘 하려는 겁니까?



리오벡 : 네가 거둔 소소한 승리는, 이번 공연의 작은 에피소드일 뿐이야.



리오벡 : 그런데 알고 있나 몰라? 내 노예는 무궁무진하다는 걸!




그렌실 : 정말 끝이 없군.



리오벡 : 자, 당신 혼자서 얼마나 오랫동안 놀 수 있는지를 내게 보여줘.



아즈사의 목소리 : 그녀는 혼자가 아닙니다!





그렌실 : 당신들이었군요...



로스탐 : 잠시나마 엘리시움 녀석들을 쫓아냈는데, 다행히 늦지는 않았구먼.



로스탐 : 납치된 아이들을 내가 직접 데려가지 못한다면, 페랄을 재건 중인 백성에게 지도자로서의 면이 서지 않겠지!



아즈사 :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즈사 : 이 아이들은 츠루야의 미래, 제가 목숨 걸고 지키겠어요!



리오벡 : 허, 노람뿐만 아니라 츠루야와 페랄의 지도자까지 납셨구먼.



리오벡 : 내 땅이 무슨 놀이터인 줄 알아!?



로스탐 : 닥쳐라, 리오벡.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여기서 그만해라.



리오벡 : 군대를 끌고 여봐란듯이 란차로 와서 소란을 부린 건 너희인데, 나보고 그만두라고?



리오벡 : 뭔가 실수하고 있는 것 아냐? 아무리 생각해도 비상식적인 쪽은 내가 아닌 것 같은데.



리오벡 : 놀이야 그만두지 못할 것도 없지. 하지만 너희의 태도가 나를 화나게 하는걸!






노람 사관 : 그렌실 전하, 소장이 노람의 마법병단을 이끌고 왔습니다!



그렌실 : 마법병단? 설마 사그니가...



노람 사관 : 예, 사그니 전하의 지시를 받았습니다!



그렌실 : 사그니...



리오벡 : 오늘 란차가 유난히 소란스럽군.




란차 늪지대



리오벡 : 아무래도 내가 너희 세 나라 군대에 포위당한 것 같은데?



리오벡 : 싸우고 싶다면 덤벼. 언젠가 올 날이 조금 앞당겨진 것 뿐일 테니까.



로스탐 : 말하는 기세는 그럴듯하군.



아즈사 : 란차의 왕이 이렇게 오만했군요.



그렌실 : 리오벡, 더는 일을 이런 식으로 키워서는 안 됩니다. 이쯤에서 서로 그만두도록 하죠.



리오벡 : 호오? 이건 정말 예상치 못한 전개인데.



리오벡 : 지금 싸움을 시작한다면 분명 유리한 건 너희 쪽인데 그만두겠다고?



그렌실 : 우리는 모두 일국의 지도자, 정치적인 수단 같은 건 별다른 차이가 없을 정도로 익숙합니다.



그렌실 : 세 나라의 군대를 상대로, 당신은 당황하지 않고 이곳에서 패배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보여주었지요. 이대로 우리가 당신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란차를 침략한 죄인이 될 겁니다.



그렌실 : 우리 네 나라는 엘리시움이라는 공동의 적을 갖고 있어요.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해결되지 않은 지금, 우리의 내분은 대륙의 전력을 약화시킬 겁니다. 이는 제가 바라는 바가 아니에요.



그렌실 : 제가 란차에 온 목적은 납치된 아이들을 구하는 것이고, 그 목적은 이미 달성했습니다. 그 밖의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건 원치 않아요.



그렌실 : 이 아이들을 원한 자는 애초에 당신이 아니었죠. 아이들을 데리고 갈 수 있다면, 우리는 즉시 란차를 떠나겠습니다. 당신에게도 응당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갖춰야 할 도량이 있을 터, 이번 일은 여기서 끝내도록 하죠.



로스탐 : 말솜씨가 아주 제법이야.



아즈사 : 며칠 전과는 다르군요.



리오벡 : 흠, 재미있네. 여기까지 판을 깐 건 너희니까 너희 마음대로 해.



리오벡 : 이런 일이 발생하고 나니, 너희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걸.



리오벡의 목소리 : 내가 후회하기 전에 어서 사라져.



그렌실 : 두 분의 도움에 감사합니다. 적지 않은 신세를 졌군요.



아즈사 : 괜찮아요, 이것도 나름 잊기 힘든 경험이었어요.



로스탐 : 그 많은 도적 중에서 남은 건 너 혼자인가?



도적 부두목 : ...예. 왜 하필 저만 살아남은 걸까요.



로스탐 : 흠, 역시 사람에게는 각자의 운명이 있다니까. 마침 유일하게 마음속에 선한 마음을 품고 있는 녀석이군.



그렌실 : 하지만 그의 실력으로는 사막에서 반나절도 살지 못할 거에요.



로스탐 : 아무래도 돌아간 뒤에 녀석이 받을 벌을 다시 결정해야겠어.



로스탐 : 좋아, 이제 각자 집으로 돌아가자고. 이곳의 독기는 일 분도 참을 수 없으니까!



아즈사 : 우리도 돌아갈게요, 몸조심하시길.



그렌실 : 사그니가 네게 마법병단을 이끌고 가라고 했을 줄은 몰랐는데.



노람 사관 : 선지자님께 사실을 전해 들은 사그니 전하는 줄곧 그렌실 전하를 걱정했습니다. 저는 돌아간 직후에 사그니 전하의 호출을 받았습니다.



그렌실 : 그 녀석...



그렌실 : 좋아, 여기에 오래 머물러서 좋을 것 없지. 아이들을 잘 보호하며 돌아간다!






노람 교외



페니 : 그렌실 언니! 우리 언니를 구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다른 사람도요!



페니의 언니 : 정말 감사합니다, 전하께서 안 계셨다면...



그렌실 : 노람의 백성에게 손을 대는 자는 곧 나의 적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너희 자매가 다시 만날 수 있었으니 최선의 결말인 셈이지.



페니의 언니 : 추후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이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그렌실 : 너희 자매가 함께 행복하게 살면 족하다. 내게는 그게 최고의 보은이야.



페니 : 꼭 그럴게요!! 헤헤~



페니의 언니 : 그러면 전하, 저희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페니의 언니 : 페니, 전하께 인사드려야지



페니 : 전하 언니 안녕~



그렌실 : 서로 아끼고 지켜준다, 정말 부러운 형제애로군...



노람 사관 : 전하와 사그니 전하 역시 그렇지 않습니까?



그렌실 : 누나가 개선했는데, 나와보지도 않는 동생이 어디 있나?



노람 사관 : 으음... 전하, 전하께서도 아시다시피 선지자님의 명령이 우선인지라...



그렌실 : 사관, 듣기로는 사그니가 마법병단을 출동시키기 위해 선지자님에게 반박했다던데?



노람 사관 : 예, 소장도 선지자님이 그렇게 화내는 모습은 처음 보았습니다.



노람 사관 : 그래서 사그니 전하의 폐관 시간이 연장되었지요.



그렌실 : 그렇단 말이지...?



노람 사관 : 전하, 어디로 가실 생각이십니까? 선지자님께 보고하러 가실 건지요.






왕자의 침궁 밖



그렌실 : 사그니, 있니?



사그니 : 누... 님?



그렌실 : 왜 그래? 목소리에 힘이 없구나.



사그니 : 수련이 너무 힘들어서 그런 걸 겁니다. 이삼일 지나면 별문제 없겠죠.



사그니 : 누님이야말로 힘든 싸움을 하셨으니 먼저 쉬셔야지요.



그렌실 : 알아, 하지만...



사그니 : 마중 나가지 못한 것을 용서해주세요. 폐관을 깨지 말라는 선지자님의 명이 있었거든요.



그렌실 : 난...



사그니 : 왜 그러세요, 누님? 어디 불편한 곳이 있다면 어서 의사에게 찾아가보셔야죠.



그렌실 : 아니야, 그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사그니 : 우리 사이에 그런 말 할 필요 없다는 걸 잘 아시잖아요.



그렌실 : 그래서, '푹 쉬어'.



그렌실 : (다른 말은 필요 없겠지...)



나레이션 : 이건 갑옷을 두른 설국의 지도자가 아직 미숙하던 시절 겪은 일이다. 당시 그녀는 지도자의 의미에 대해 잘 알지 못했으나, 결국 그녀는 올바른 답을 찾아낼 것이다.



나레이션 : 그리고 그녀와 노람, 그리고 동생 사그니와 가엘파이스 대륙에 관한 이야기는 이제 막 서막이 올랐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