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인은 XX사단 0000부대 소속으로, @@년 XX월 00일부터 00일까지 2주간 KCTC를 받았음.


2. 훈련 준비부터 이전과는 매우 달랐음. 나는 주특기는 중형차량운전병이지만 사실상 행정병이었음. 근데 씌바 훈련 2달 전부터 수송관이랑 정비관 양쪽에 불려다니며 부속들 청구넣고 이런저런 행정업무 하다보니 체단열외는 물론이고 어쩔땐 저녁 결식에 주말에도 일해야 될 정도로 바빴음. 존나 서러웠음.


3. 훈련 출동 당일날 새벽같이 일어나 완전군장으로 주차장 가서 두돈반에 시동 걸고 예열될 동안 적재함에 군장 실으려고 딱 봤는데 씨X 공간이 없는 것 아니겠음? 두돈반 적재함에다가 테트리스 시전해서 꽉꽊 채워놓은거 아니겠누... 뒤에 매달려서 간신히 빈틈 찾아 본군장 낑겨넣고 공격배낭 낑겨넣고 해서 간신히 준비를 마침. 


4. 안그래도 행정병이라 운행실적이 1년동안 16Km였는데 갑자기 180km를 기동해야 됨... 선탑자한테 행정병이고, 전입와서 운전교육 16km 달리고 1년 넘게 운전 안했다고 말하자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손잡이를 꽉 잡음.. 나도 졸라 무서웠음ㅠㅠ


5. 내 앞에 컨보이 차들이 있었는데, 군필들은 알겠지만 적재함 가득 찬 두돈반이랑 사람 두세명 탄 상용 컨보이들은 기동력이 하늘과 땅차이임. 위병소 나왔는데 벌써부터 안보이는거.

환장. 

그나마 내가 길을 카카오맵으로 달달달 외워서 어느정도 감은 잡고 달림. 선탑자가 네비 켜줬는데 그냥 최단거리 경로로 켜주니까, 훈련 전 민간인 접촉 최소화 때문에 우회하는 길안내가 안나오잖아 결국 그냥 내가 감으로 달림

(나중에 고속도로에서는 따라잡았음ㅇㅇ)


6. 고속국도~고속도로는 길이 하나밖에 없는지라 외운대로 가면 되겠지 했는데 일단 두돈반 적재함 만땅에 5단 풀악셀 85km로 달리니까 진짜 옆사람이랑 대화도 안됨. 게다가 민간인들이 뒤지고싶어 안달났는지 두돈반 앞으로 계속 칼치기 하는거? 두돈반 장담컨데 11톤 덤프만큼 쎄서 (무식하게 단단함. ㄹㅇ임) 치이면 뒈지는 정도가 아니라 시체 짜부될 정도인데도 민간인 쓰애키덜 칼치기 존나게 함. 


7. 이게 처음엔 한두대 정도였는데 나중에 서울외곽순환도로 들어가니까 진짜 차들이 조지게 쏟아지더라고? 합류도 존나 힘들고 위에서 말했듯 협조도 안해주니 ㄹㅇ 인류애 잃어버리면서 감. 톨게이트 지나는데 앞에 컨보이 차가 안보이니까 저 드넓은 통로 중 어디로 지나갈까 짧은시간 내로 고민 존나했음. 진짜 우여곡절 끝에 끝차선 화물차 통로로 통과했는데 차들이 하이패스 가려고 달려대다 보니까 차로 변경이 불가능할 지경이었음.

(예를 들어, 편도 3차선 도로를 2차선 주행중인데 갑자기 톨게이트가 한 10차선 있으니까, 어 어디로 통과하지? 당황했음. 맨 끝 화물차 라인에 타부대 군용차들 지나가길래 그리 가려고 했는데 3차선에서 주행하던 차들이 톨게이트 하이패스 간답시고 속도 안줄이고 개돌해서 속도 줄이고 눈치 겁나봤음. 구라 안치고 한 20대 보내니까 뒤에 화물차(민간)들이 화물차 차선으로 가려고 빠지더라고? 그 틈을 타 뒤에 재빨리 합류해서 간신히 통과함.

이짓을 한 6번 넘게 한 것 같음. 뭔 톨게이트가 그리 많아???)


8. 서울외곽순환도로 지나서 양양고속도로 타고 나니 이제부터 다시 안정되기 시작. 가평 지나니까 차들도 반 이상 줄어들고 해서 컨보이 따라잡으려 존나밟음. 내리막에서 5단 풀악셀 밟고 탄력받아서 주행하니까 100 언저리 가더라. 두돈반 엔진에서 장동민 악에받쳐 소리지르는 소리 남. 차 퍼질 것 같아서 다시 80 유지하며 차선 털려가며 간신히 국도로 내림. 도로는 존나 넓은데 차는 없길래 편안하게 달렸음.


9. 신나게 달려서 과훈단 입구 도착. 근데 경사가 씹사기인거 아니겠음? 처음엔 3단 넣고 달리는데 3단도 애가 힘 딸려서 툴툴툴 거리더라고 2단 넣고 오르고 오르고 올랐음. 산꼭대기 도착하니 내리막이 미침. ㄹㅇ로 루지 만들었으면 시속 60 나올듯. 저단 기어로 엑셀 떼고 가만히 있으니 RPM 개 폭주하데.. 저단 넣고 전륜구동 넣고 간신히 내려오니까 방금 겪었던 오르막 내리막을 한 4개 더 가야된다는 거 아니겠음? 버스를 11시간 타도 멀미를 안했는데 이때 멀미나서 두통이 심했음. 그런 산지를 한 1시간 반 넘게 타서 숙영지 도착. 알고보니 우리가 훈련장 가장 끝에서 가장 끝으로 산길 주파했던 거 아니겠음? ㄹㅇ로 환장. 그놈의 대민 접촉이 뭐라고...


10. 도착하니 두돈반이랑 닷지는 너나나나 할 거 없이 죄다 보닛 까고 열 식히고 검사하고 있었음. 나도 일단 소산시키고 보닛 열어두고 숙영지로 갔음. 원래는 식사 추진해서 비닐밥 먹어야 되는데 늦게 와서 전식 먹어야 된다는거임. 1식단 먹고 지형 평탄화 2시간 하고 텐트 30분 치고 아이고 인생아 한탄하다가 다시 배수로 2시간 까고 대형천막 배수로도 2시간 까니 취침시간임. 땀 존나나는데 텐트는 비좁고 찝찝해서 옷벗고 팬티바람으로 자는데 밤에 ㄹㅇ로 얼어 뒤질뻔했음. 


다음날 눈을 뜨니 목소리가 갈라져감. 넘나 추워서 전투화 신는데 양말이 밤새 젖어서 개찝찝했음. 옷에도 땀 베였는데 벌써 갈아입으면 나중에 큰일나니까 버텨야지.. 그와중에 비닐밥 너무 따뜻해서 얼굴이랑 막 부비적 대면서 버텼음. 인제 하루 지났다는 생각에 너무나 비참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