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째날은 그냥 아무것도 안함. 이럴거면 왜 일찍 왔을까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안함. 조금 지나니 폭우가 엄청나게 쏟아짐. 공병우의 입고 버티는데 눈앞에 차들이 개판이 난거임. 두돈반이랑 군용차들은 알아서 잘 다니는데 상용차들은 운행 나갔다 하면 죄다 빠지는거임. 구난차들 풀가동돼서 상용차들 빼주고 다님.


2. 그렇게 비맞으면서 상용차 구난하는 것만 구경하고 또 다음날이 됨. 숙영 이틀째인데 뒤질것같음. 이미 지주핀을 박아놓은지라 등짝에 있는 돌부리를 못 뺄 것 같음. 심지어 사방에 벌레랑 거미인데 크기부터가 압살임. 와 강원도 클라스... 나중되니까 잠자리만한 여치 튀어나와도 손으로 딱 쳐내고 하던일 하는 경지에 달함. 밤이 되자 텐트에 들어가야 되는데 전술라이트 건전지가 나감. 결국 옷입고 잠.. 존나 찝찝하고 존나 축축하고 불편한데 비가 진짜로 올해 장마마냥 오더라고. 일어나서 배수로 존나 까야되겠네 ㅅㅂㅠㅠ 하면서 눕는데 텐트 배수로에 물 흐르는 소리가 진짜 작은 냇가 사운드가 나는거임. x됐네ㅎ 하면서 용케 잠듬.


3. 일어나서 텐트 문 제끼니까 위에 고여있던 물들이 촤악 떨어져서 강제로 머리 감으며 하루를 시작. 일어나서 밥먹고 배수로 까고 물 털어내고 장비 수령을 위해 남의 차를 빌려다가 오름. 그래봤자 두돈반ㅋ. 그거 타고 한 40분 달리니 과훈단 보급창고에 도착. 조끼 싣고 배터리 싣고 뭐 싣고 하다보니 오전이 다 감. 그거 싣고 돌아와서 뿌리는 데 한 4시간 걸렸나 암튼 돌아와서 저녁먹고 다시 잠. 근데 또 비 존나 내림. 


4. 훈련 전까지 차량용 마일즈 개인용 마일즈 세팅하고 총기 영점 맞추고 이런저런 세팅 끝내니 벌써부터 전의가 타오름. 솔직히 후방부대라 직접적인 교전을 할 일은 없지만 그래도 공포탄 장전해서 우리 중대끼리 모의교전 및 사망체험도 해봄. 영상해서는 드르륵! 하길래 공포탄은 화약이 덜 들었나 하면서 방아쇠 당겼는데 실탄 쏘는 소리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존나 커서 놀랐음.


5. 훈련 시작날 아침이 됨. 오전 내내 소산하고 경계서고 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음. 오히려 준비때보다 더 조용하고 차분해짐. 이게 뭐징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시창에서 쐐애액 하더니 뭐가 뜸. 보니까 상급부대 곡사화기 400m 북쪽 이런 식으로 뜨더라고 이게 뭐냐면 400m 북쪽에 자주포탄이 떨어졌다는 거임.

대포병 사격하느라 뺑이치겠네ㅋㅋ 하고 있는데 통제관들이 다음부터 안 엎드리면 비전술적인 행동으로 인한 사망조치할 테니까 무조건 엎드리라는거임. 그때부터 포격 존나 쏟아졌음 한번에 많이 쏠 것이지 한발씩 계속 쏴대니 밥먹다가도 엎드리고 오줌누다가 엎드리고 ㄹㅇ 환장임 특히나 비와서 진흙탕인데 거기다가 엎드리려니 곤욕이었음ㅇㅇ 자구책으로 군장 위에 엎드리려고 했는데 통제관한테 걸려서 욕먹음.


6. 좀 낫다 싶었는데 MOPP 4단계 발령. 그때부터 ㄹㅇ로 지옥도. 병사 부사관 장교 할 것 없이 쌍욕박으면서 보호의 주섬주섬 입고 보호덧신 신고 보호수갑 차고 방독면 차고 이거하고 저거하고 하는데 ㄹㅇ 앞이 노래짐. 숨도 존나 가쁜데 방독면 때문에 목소리도 개미만해짐 서로 부를때도

"야!!!!!!!" 이래야됨 용건도 짧고 굵게!

"야!!!!!! 일로 와!!!!!!" "뭐해!!!!!!" "이거!!!!옮겨!!!!!" 이러면서ㅋㅋㅋㅋㅋㅋㅋㅋ 대환장파티. 갑자기 화학탄 오염으로 인한 부대이동 지시가 떨어지고, 우린 우리가 전개했던 물자를 수습한 뒤 이동할 준비를 해야되는데 숨이 턱끝까지 차오름 이거 벗으면 바로 사망처리라 어쩌지도 못하고..


7. 운전병들은 특별히 방독면만 벗으라고 지시가 내려옴. 운전하다 사고나면 안되니께... 벗으니까 주변에서 부럽다는 듯이 쳐다봄. 마라톤 끝난 선수처럼 물 쳐마시는데 이땐 ㄹㅇ 생명수였음 살기 위해 마신다는게 이해가 갔음. 암튼 부대이동 하고 나중에 MOPP 해제하는데 활성탄 때문에 전투복이 거의 흑복이 돼있고 피부는 광부/소방관처럼 그을려있음. 게다가 땀으로 축 젖어서 착용감 ㄹㅇ 개똥망. 그상태로 밥 먹으려니 밥이 안넘어감. 그와중에도 머리 위로 무인기 날라와서 그거 피해 덤불로 들어가고 했쥐. 길 헤매다가 몽환적인 계곡이 나왔는데 필력이 딸려서 말은 못하겠지만, 푸르른 녹음이 터널을 만들고 그 사이로 계곡이 흐르고 맑은 물 위로 녹음이 비치며 낮게 물안개가 껴서 몽환적이면서도 메이플 엘리니아같은 분위기인거. 진짜 벙쪄서 우와.. 보고 있는데 갑자기 글로 가면 대항군에게 죽네 마네 해서 빤쓰런함.


8. 새벽에 갑자기 사방에서 교전이 일어남. 적 특작조가 침투했다고 하더니 갑자기 사망자들이 우르르 걸어내려옴. 우왕 엿됐당 하면서 숨어있는데 새벽이니까 진짜 아무것도 안보이잖아 개긴장해서 사플하고 있는데 존나 춥고 ㄷㄷㄷ  떨면서 앞은 보이지도 않고 파사삭 소리만 들려도 자동으로 돌격자세 나오더라.. 그렇게 몇 시간 있으니까 ㄹㅇ 환장할 것 같았음 다행히도 상황 해제돼, 잘 준비를 하는데 오염된 곳에서 나오느라 텐트고 뭐고 없었음. 급한대로 차 조수석에서 자는데 텐트에서 빤쓰차림으로 자는 것보다 더 추운 거 아니겠냐!!


10. 일어나서 의무병이 준 핫팩 하나로 으드드드듣 하면서 주변 정찰하는데... 아... 사방이 아군이었음. 그제서야 어제 상황이 파악됨. 특작조 침투는 맞는데 걔들이 교전 조금 하니까 아군끼리 서로 ㅈㄴ 싸웠던ㅈ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아침에 제대로 보니까 위장도 대충 해놔서 어딨는지도 다 보일지경.


이게 한 나흘차, 훈련 1~2일차. 앞으로의 앞날을 생각하며, 돌아가서 얇은피만두에 슈넬치킨 먹는 상상만 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