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채널
그분 반응 예상 : 응 니사정 관심없고 핑계대지말고 공부나해
원래 아무도 관심 없어할걸 알길래 쓰지 않았지만...
이참에 써보기로 함

나는 중학교 때 그럭저럭 공부를 했다
이후 고등학교를 들어가게 돠었는데...
경시대회를 응시했는데 지역에 있는 고등학교의 장학생으로 들어갈 수도 있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거기에 들어갔다

장학생은 기숙사가 필수였다
그리고 정해진 공부 시간이 있어서 그 시간동안 공부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공부하는게 너무 좋았다
부족한 시간에도 학교 쉬는 시간에도 공부하고 점심 시간에도 공부하고 방과 후에도 오로지 공부, 잠은 매일 새벽 2시에 잤다

그렇게 잠을 줄이고 열심히 공부를 했고 첫 3월 모의고사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선생님들도 나보고 생각보다 잘한다고 칭찬해주셨다. 나를 좀 더 눈여겨보기 시작했던 것이다
자극받은 나는 좀 더 열심히 공부했다. 박카스 같은 카페인 음료 잔뜩 마시고 공부했다. 심지어 새벽 3시까지 공부한 날도 있었다

하지만... 중간고사 결과... 이렇게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 성적은 처참했다.
선생님들도 다들 한 말씀 하셨고 장학생 애들은 나를 조롱했다
버틸 수가 없었다.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정말 정말 너무 힘들어서 괴로웠다
그렇게 좋아하던 공부가 안 잡혔다. 그 후로 난 공부도 안 하면서 뭔가 사는거에 집착을 했다. 공부를 어떻게든 하기 위해...

하지만 결국... 틱 장애가 발병했다. 그거도 매우 심했다. 3초에 한번씩 음성으로 이상한 소리를 냈다.
엄마가 차 끌고 오셨고 충격을 받으셨다...
결국 고등학교를 병가 내기로 했고, 장학생을 나왔다...

엄마가 나한테 공부 하지 말라고, 쉬라고 하셨다
내가 공부 스트레스 때문에 이렇게 됐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 3개월 쉬니까... 틱 증상이 완화된 듯 싶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간 학교. 일반 학생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살았다. 9모는 공부 안한거 치곤 그럭저럭 봤지만 별 의미는 없다.
그런데... 학원에서 시험 기간이 다가오니까 당연히 공부에 대한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었고...
나는 그렇게 틱 장애가 다시 재발을 해 버렸다

이번 틱 장애는 아주 악질이었다
'노무현' 이라는 단어를 시도 때도 없이 외쳐댔다
이거는 3수할 때까지 낫지 않았다
(정확히는 나은 듯 보였다가 재발)
결국 학교를 자퇴했다

엄마는 공부 할거면 그냥 편하게 공부하라고 하셨다
물론 나를 위한 거였다
그래서 한동안 공부를 잊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그랬다...

근데 왜 자꾸 수험생 커뮤니티를 들락날락거리고 사설 패스를 끊었냐 하면 위에서 언급한 '공부도 안 하면서 뭔가 사는 것에 집착하는 증상' 때문이었다

재수 때 틱이 좀 나아지는 듯 해서, 별로 좋지 못한 성적을 받았지만 인근에 있는 대학은 갈 수 있어서, 거기에 원서를 넣고 합격을 했다.
근데...... 수업을 듣는데 틱장애가 더 심해져 버렸다 시발...
이상한 소리를 계속 냈다...
진짜 그때 너무 슬펐다... 대학에서조차 적응을 못하고 이렇게 사는건가...
결국 대학은 1학기도 다니는둥 마는둥 하고 휴학했다
사실 수업을 다 빠졌다. 수업에 참여할 수가 없었다...

일단 여기서 끊고...
길게 썼지만 요약하면 이렇다
나는 삼수 때까지 진짜 정상이 아니었다

고작 틱장애 갖다가 그러냐고 할 수도 있는데
이거는 공부 압력으로 인한 틱장애라 맥락이 좀 다르기는 하다

- 다시 공부하기로 결심한 계기 편에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