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동음을 알게 된 계기는 스엠넷이었다. 평소처럼 딸감을 찾던 도중 카테고리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 것이다.
기껏해야 떡인지를 보거나 야겜만 하던 내게 '듣는 딸감'이라는 것은 아주 매력적으로 보였으니. 그래, 그렇게 내 삶에 동음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내 기억상으로, 나의 첫 동음은 아카츠키 코토네의 174230이었다. 금딸 중이던 청자에게 악마가 오나서포를 해주는 내용으로, 초심자에게는 버거울 정도의 사사야키가 압권이었다.
그날 나는 16살 때 핫포비 진의 '그녀×그녀×그녀'를 플레이하며 16시간동안 8번을 사정한 기록을 갈아치웠다. 2시간 남짓한 시간에 5번을 사정했으니. 지금이야 조금 무리하면 가능한 일이지만, 그때의 나에겐 정액을 쏟아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청각이 주는 쾌락은 폭력적으로 중추신경을 후려쳤고, 그것에 빠지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달도 되지 않아 sd카드의 용량이 전부 차버렸고, 왼손은 힘이 빠져 가방만 들어도 덜덜 떨리는 일이 허다했다.

  그렇게 점점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동음에 빠져드니, 물귀신이 산 사람을 잡아끌듯이 씹덕 친구들에게도 권유하는 지경이 되었다.
수 차례 영업한 끝에 한 명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고, 동음 하나를 전송해 주었다. 친구는 상당히 만족한 모양이었으나 다른 동음을 찾아보지는 않았으니, 결과적으로는 영입하지 못한 셈이다.
 
  그때 보낸 동음이 아마 소라마메의 오네쇼타물이었을 텐데, 후반부에 전립선 트랙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그것까지 해보았냐고 구태여 묻지 않았고, 친구도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우정과 존중으로 묻은 비밀은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

  17번대에서 시작된 내 동음의 발자취는 이제 37번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언젠가 40번대가 나오는 날이 오겠지. 그때에도 난 여전히 동음을 들을 것이다.
동음은 내 머릿속 책장의 '딸감' 칸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채울 것이다. 아직 빈칸은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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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두서가 없긴 한데 그래도 한번 써봤음
보컬로이드처럼 동음도 계속 장수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