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처음으로 도쿄에 와서 아키바에 갈 기회가 왔기 때문에 미미카키텐에 가기로 했다
지금 못 가면 평생 못 간다는 마인드로 무조건 가겠다고 다짐했음

가는 길에 본 철도
예뻐서 찍었다

및챈에서 보던 그거

가니까 예약했냐고 물어보는데 아무래도 씹덕식 야매 일본어보단 영어가 나을 것 같아서 영어로 예약 안했다고 했다
다행히 의사소통은 순조로웠음 1시간 있다 오라고 하더라

1시간 이후 귀환
마찬가지로 및챈에서 봤던 그거


안에 들어가니까 코마치상이 안내해줘서 그 차 타는 곳 바로 앞에 있는 맨 안쪽 칸으로 갔음

단발에 엄청 귀여운 인상이었는데 목소리도 귀여웠다
그렇게 귀여운 여자랑 대화해본 게 처음이라 몹시 긴장했음

가서 '차 따뜻한 거랑 차가운 거 뭐로 드릴까요' 묻는데 내가 아이스 원 플리즈 하니까 좀 많이 당황하시더라
이쪽으로 오세요 할 때 내가 하이 했다가 영어로 해서 그런가

그래서 물수건으로 손 닦고 차가운 녹차 받아서 마시고 이제 코스 설명 듣는데 내가 영어로 '말하는 건 잘 못해도 듣는 건 얼추 됩니다' 하니까 웃으시면서 설명 시작

기억하기론 일단 닦고 -> 귀마사지 하고 -> 솜털 깎고 -> 닦아내고 -> 귀청소 하고 -> 돌아누워서 반대쪽 하고 -> 머리 마사지 하고 -> 손 마사지 하고 -> 어깨 마사지 하고 끝

이제 무릎, 정확히는 허벅지에 슬며시 머리 놓는데
와 이거 진짜 와 이거 그냥 감촉이 그냥 와 진짜 장난이 아냐
난 솔직히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좀 그래서 머리를 살짝만 얹으려고 했는데 닿은 순간 그런 거 모르겠고 걍 바로 내려놓고 감촉 100퍼센트 만끽했다

물수건으로 슥슥 닦고 마사지 하는데 엄청 좋았음
꾹꾹 하고 눌러주는데 피가 잘 돌아가는 느낌

솜털 깎는 건 기계로 했는데 내 생각보다 소리가 요란하더라
그래도 감촉은 좋았어

미미카키는 바깥쪽 귓바퀴부터 시작해서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이게 그냥 혼자 하거나 하는 거랑 전혀 달랐다
머리로 느껴지는 허벅지의 감촉
귀를 살며시 잡고 있는 손의 감촉과 절묘하게 긁어주는 귀이개
이따금 들려오는 전철 소리와 은은하게 깔린 배경음
이게 모두 조화롭게 섞여서 정말로 좋았다

그렇게 와 쩐다 이게 진짜구나 와서 다행이다 하면서 있는데
'아프거나 불편하시다면 바로 알려주세요' 하시는데


그 귀여운 목소리로 가까이서 말하니까 자극이 장난 아니었다
가까스로 하이 하고 대답했음

다음에 소리굽쇠 받는데 이거 느낌이 굉장히 오묘해
귓구멍 속에서 떨리는데 이것도 꽤 좋았음

이어서 진동 끝나면 뭔가 다른 감촉의 귀이개를 넣어서(추측컨데 이게 아마 본텐인 거 같다) 이거 감촉이 굉장히 좋았다
막 엄청 보송보송하고 그런 건 아니었는데 뭔가 부드러운 느낌

이제 다 받고 마지막에 미미후 차례인데
이건 이건 진짜 직접 받아봐야 안다
귓바퀴를 간질이면서 귓속까지 자극하는 바람이 귀 안쪽으로 사르륵 들어오는데
와 이건 진짜 진짜로 직접 받아봐야 안다
진짜 장난 아니다
내 표현력의 한계로 더 잘 묘사할 수가 없는 게 아쉽다
받으면서 후우우 할 때마다 어깨랑 척추기립근 엄청나게 떨었는데 안 보여서 모르겠지만 아마 코마치상 엄청 웃겼을 듯

그렇게 다시 물수건으로 슥슥 닦아낸 다음 반대쪽도 받고 이제 정면으로 누워서 머리마사지 차례
눈가 쪽에 슬며시 쓸어주면서 시작해서 두피로 넘어가는데 관자놀이 쪽 꾹꾹 눌러주고 하는 게 엄청 시원했다
힘 정도는 어떻냐고, 약하거나 강하게 해드릴까요 하고 물어보시는데 난 딱 좋아서 괜찮습니다 함

그리고 이제 손 마사지로 넘어가는데
크림 써서 했는데
이건 시원한 것도 시원한 거지만
이렇게 귀여운 여자가 내 손을 조물조물 하고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
자꾸 웃음이 나오는데 꾹 참았다

이제 다 하고 어깨마사지 할 차례가 되어서 일어났음
지금까지 조용히 있다가 슬슬 대화를 시작했는데
어디서 왔느냐는 말엔 한국에서 왔다
여긴 어떻게 오셨느냐는 말엔 한국의 ASMR 커뮤니티에서 굉장히 인기가 있어서 왔다... 고 했는데, 이걸 내가 질문을 잘못 알아들은 거 같음
지금 생각하니 아마도 누구랑 오셨어요 같아
그래서 내 말을 한국의 ASMR 커뮤니티 사람들이랑 같이 왔다고 해석하신 듯

한국에는 이런 느낌이 아니라 살짝 다른... 이상한 느낌의 가게가 있다고 들었다 하시길래 딱히 대꾸할 말이 없어서 그냥 멋쩍게 웃었다
아니 그런 거 알려준 사람 대체 누구야

그래서 암튼 하다가 일본엔 얼마다 있다 가는가, 몇 명이서 왔는가 해서 다섯이 왔고 여긴 나 혼자만 왔다, 친구들은 라디오회관에 있다 하고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 많더라, 어떻게 알고 오시는 걸까 해서 한국의 "인터넷" ASMR 커뮤니티에서 굉장히 인기있다고 하니까 놀람 반 기쁨 반 (추정)의 반응이 돌아왔다
영어를 잘 못해서 걱정했는데 의사소통이 잘 되어서 다행이라고 하셔서 같이 웃었음

그렇게 살면서 가장 만족스럽게 보낸 1시간이 지나고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됐음
쿠폰 만들어드릴까요 하셔서 곧바로 하이! 했다

내가 '다음에 올 때 지명하고 싶으니 이름을 다시 알려주시겠습니까' 하니까 좋아하시면서 다시 알려주시고, 알파벳으로 저렇게 살짝 적어주셨다
웃으면서 모쪼록 다음에도 들려달라고 하시는데 물론 가야지 당연히 갈 거다 다음에 갈 때 꼭 지명해야지
이제 저 쿠폰은 내 보물이다

나오는데 계단 내려가는 문 앞까지 와서 인사해주시더라
계단 반 정도 내려갔을 때 뒤를 돌아보니까 아직 계셔서 한 번 더 손 흔들어서 인사하고 나옴

총평: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