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면 대강 감이 오듯이 그냥 주인공이 마왕이 되는 소설이고 

적당히 순한 맛으로 내 입맛에만 오케이인 소설이라 잘 맞을지는 걱정이군요. 

 



테크 : 판타지, 수인, 몬무스 (일단 생각해둔 건 3개) 

= = = = =   


[ 마왕님 일어나세요! ]


“좋은 아침에요. 마왕님” 


갑작스러운 처음 듣는 낯선 여자아이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잠에서 깨어났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차기 후보 중에서 마왕님이 선발되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잠에서 막 깨어나 비몽사몽 하였고 시야가 살짝 흐릿했지만, 겨우 집중하며 말을 건 여자애를 마주 봤다. 


‘뭐야 이 여자애는? 누군데 나한테 이렇게 말을 거는 거지?’ 


눈앞에 보인 여자는 평범한 여자라고 하기에는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갈색 긴 머리에 130cm쯤 되는 작은 키를 가졌고, 틀림없는 어린 여자애라고 생각했음에도 몸을 보면 어리다는 느낌과 달리 살짝 요염하지 않나(?) 위험한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붉은색 눈동자에 날카로운 동공이라니, 딱 봐도 평범한 사람이 아닌 무언가라는 느낌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속으로 경계하고 있음에도 이 어린 여자아이(?)는 호기심과 순수함이 가득한 눈으로 보고 있자 뭐라도 말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도, 그런데 춥진 않니?” 


얇은 느낌에 검은 민소매와 갈색 반바지는 뭔가 노출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작 이런 얇은 옷을 입은 여자아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었다. 


“괜찮아요. 추위나 더위에는 강하거든요!” 


자신 있게 말하면서 등 뒤로는 작은 박쥐 날개가 파닥거렸고 치마 밖으로 얇고 길쭉한 검은 꼬리가 삐죽 튀어나와 요염하게 좌우로 흔드는 모습은 뭔가 강아지 같은 귀여운 동물을 연상하게 하면서도 뭔가 경계심을 가지게 하였다. 


“신뢰해도 되는 걸까.” 


작은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렸을까 여자아이는 웃으면서 자기소개하였다.


“아 참? 제 소개가 우선이겠죠? 제 이름은 아이니에요! 언제든지 편하게 불러주시면 돼요. 제 역할은 마왕님을 도와드리는 측근입니다!” 


갑자기 자신을 마왕이라 설명하고 자기는 그 측근이라고 말하는 모습에 아이니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였다. 


“근데 내가 왜 마왕인 거야?” 

“혹시 뭔가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마왕이란 호칭도 부담스럽고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음에도 자기를 아이니라고 소개한 여자애는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모습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 부담스럽기만 하였다. 


‘뭔가 찔리는 게 있지도 않은데, 저 선량한 붉은 눈을 마주 보고 있으면 뭔가 껄끄럽단 말이지?’ 


경외심 가득한 시선에 압박감을 느끼며 자신은 마왕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적당히 말을 맞춰서 ‘아, 내가 마왕이구나?’라는 반응으로 얼버무렸다. 


“그러면 마왕님! 이름을 알려주세요!” 

“이름?” 


갑작스러운 이름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한참을 생각해봤지만, 어째선지 자신에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생각나는 이름이 없어. 거기다 뭔가 과거에 관한 기억이…….” 

“그럼 제가 이름을 정해도 괜찮을까요?”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기가 무섭게 아이니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름을 정해준다고 대답하였다. 


갑작스레 앞으로 계속 부르게 될 이름을 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런 중요한 이름을 아이니가 지어준다고 말하니 뭔가 기분이 찜찜하면서도 적극적인 아이니의 모습에 왠지 모르게 의지해야 할 것 같았다. 


“레이언은 어떤가요?” 


아이니의 말을 듣고 레이언이란 이름을 두어 번 말하고 나서 말했다. 


“레이언? 나쁘지 않아. 좋은 이름인걸?” 


한 치 망설임 없이 바로 준비해둔 것 같은 이름을 대답한 아이니가 조금 수상쩍었지만, 속으로 레이언이란 이름을 계속 말해봐도 나쁘지 않았기에 레이언이란 이름을 사용하기로 했다. 


“마왕님이 오기 전부터 미리 생각해 둔 이름이에요! 마음에 드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리고 오늘부터 레이언 마왕님에 측근으로 일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에요!” 

“그래. 마왕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여기가 어딘지 설명해줄 수 있어?” 


지금 자신의 상태는 조잡하게 만들어진 나무 의자에 앉은 상태였고 이 상태로 주변을 둘러봤다. 


‘사방이 돌로 된 벽이고 저기 빛이 들어오는 곳이 출구인가?’ 


지금 자신이 앉아있는 곳이 동굴 안이란 것과 무엇보다도 지금 앉아있는 조잡하게 만들어진 나무 의자가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기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처음이시니 알기 쉬운 것부터 설명해 드릴게요. 마왕님” 


아이니가 작은 두 손으로 한 손을 잡자 왠지 모를 부담감과 이러면 안 된다는(?) 미묘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마왕님이 부담스러워할 필요는 없답니다. 전 마왕님을 보좌해드리는 게 저에겐 당연한 일입니다. 일단 밖으로 나가봐요!” 


그 말에 대답하기도 전에 자신보다 훨씬 작은 아이니에 손에 이끌려 동굴 밖으로 나왔는데 뭔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스러웠다. 


“주변 일대가 숲이잖아?” 


동굴 밖 주변은 인기척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풀숲으로 우거져 있었다. 


거기다 뒤돌아서서 방금 나온 동굴을 보고 앞으로 저기서 생활하는 건 아닐까 속으로 걱정되었는데 


“저 앞에 풀숲에 토끼가 보이시죠? 한번 죽여주실 수 있나요!” 


갑작스러운 아이니의 부탁에 손가락이 가리킨 방향을 보자 동굴 근처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어 먹는 갈색 토끼 한 마리가 있었다. 


‘왜 죽여야……. 어라?’ 


의문을 가지며 물어보려 했음에도 몸이 먼저 반응해 날렵하게 뛰어가 토끼가 도망치기도 전에 맨손으로 토끼의 머리를 잡아서 그대로 바닥에 찍어버렸다. 


‘뭐,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아앗 토끼야 미안해! 뭐, 뭔가 무의식적으로…….’ 


반사적인 행동으로 죄 없는 동물을 죽였다는 생각에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는데 


“몸을 사용하는 쪽인가요? 대단해요!” 


아이니는 죄 없는 동물을 죽였음에도 잔인하다던가, 그런 말보단 기뻐하며 칭찬했는데, 이게 칭찬받아야 할 일이냐며 따지고 싶었다. 


‘그래, 마왕이면 보통 나쁜 놈 중에서도 제일 나쁜 놈이지?’ 


머리로는 지금 상황을 합리화하려고 했지만, 손에 들려있는 축 늘어진 토끼를 그대로 바닥에 떨어트리고 나니 뭔가 우울하기만 했다. 


‘뭔가 잘못되었어, 마치 누군가에게 조종당한 것처럼’ 


의심에 눈초리로 아이니를 봤지만, 토끼를 사냥했다며 밝게 웃으며 기뻐하는 아이니의 모습을 보니 할 말이 없었고 난감하였다. 


“왜 토끼를 죽여야 하지? 먹기 위해서 토끼를 잡은 게 아니라 뭔가 다른 게 있어서 토끼를 잡은 기분이야.”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이런 기분은 생각하지 않고 아이니는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기뻐하며 설명해줬다. 


“네 감이 좋으세요! 마왕님은 모든 생물에 있는 마력을 자신의 것으로 하려는 본능이 있어요. 그러니 이런 행동은 당연한 거예요! 토끼나 이런 동물들의 마력은 매우 적지만 처음에는 적은 마력이라도 크게 도움이 되니깐 사냥해 주세요” 


이런 행동이 당연하다면서 설명해주는 아이니의 말에 한숨을 쉬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마왕님은 지금부터 마력 모으기를 목표로 들짐승을 사냥해 주세요. 전 동굴에서 대기할게요. 모르는 게 있다면 언제든지 물어봐 주세요!” 


조금 전에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고 막 좋아하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바로 예의 바른 모습으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동굴 안으로 돌아가는 아이니를 불러 세웠다. 


“네? 뭔가요 마왕님?” 

“나한테 정중하게 인사하는 건 좀 부담스러운데 가볍게 하면 안 될까?” 


그 말을 듣기가 무섭게 아이니가 딱 잘라 말하였다. 


“안 돼요! 마왕님 같은 높으신 분에겐 당연한 거예요!” 

“당연하기보다는. 지금은 너랑 나 단둘이잖아? 그냥 편하게 대해도 상관없어.” 


융통성을 설명하려 했음에도 아이니는 그런 건 받아들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럼 이렇게 하자.” 


아이니와 적당히 합의점을 봐서 머리를 살짝 숙이는 정도로 봐달라고 부탁했는데 


“마왕님은 이런 부분에서 조금 엉뚱하세요. 그럼……. 앞으로 이렇게 인사를 드릴게요.” 


아이니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고 동굴로 돌아갔다. 


‘그냥 레이언 오빠라고 불러주는 게 편할 것 같은데. 이건 좀 욕심이려나?’ 


아이니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이후에 혼자서 숲을 돌아다니면서 토끼나 들짐승이 보이기가 무섭게 죄책감이 들었음에도 본능적으로 죄 없는 동물을 맨손으로 죽여버렸다. 


“분명 동물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는데…….” 


그렇게 5마리, 6마리. 맨손으로 짐승을 죽였을까, 왠지 모르게 동물을 죽였다는 죄책감보다 뭔가 알 수 없는 쾌감이 느껴져 기분 나쁘기만 하였다. 


‘7마리쯤 죽였나? 젠장, 술에 취한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붕 뜨는 게 별로 상태가 좋지 않아. 쉬는 게 좋겠지?’ 


본능은 계속 뭔가 죽이는 걸 원하는 느낌이었지만, 여기서 더 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았기에 근처 넓적한 바위에 가서 앉았고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며 가쁘게 내쉬는 숨을 고르며 진정하였다. 


‘그보다 여긴 내가 알던 세계인가? 아니 그보다 왜 이전 기억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과거에 대해 걸 생각할수록 머릿속이 복잡하고 두통이 느껴졌기에 그만뒀다. 


그대로 바위에 드러누워 구름을 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손에 동물에 피가 조금 묻어있는 걸 보고 얼른 닦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 피는 잘 안 지워지는데? 근데 이런 지식은 어떻게 알고……. 아으 머리야!’ 


뭔가 의식하고 생각하려고만 하면 머리를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에 포기하고 바위에서 내려와 근처에 봐뒀던 개울가로 가서 손을 씻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피가 좀 굳어져서 그런지 잘 지워지지 않아 난감하였는데, 그보다 물에 반사되어 보이는 자신에 모습에 놀라서 순간 멍하니 바라봤다. 


‘어, 이게 나라고?’ 


짧은 검은 머리에 대비되는 휜 백옥 같은 피부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음에도 내 얼굴이 맞나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생각 없이 멍한 느낌으로 보고 있음에도 섬뜩할 정도로 자기 얼굴 스스로가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 으~음 쓰으읍! 아무리 봐도 내가 이런 얼굴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아이니는 잘도 이런 무서운 얼굴을 한 나에게 말을 걸어준 것 같았다. 


아무리 봐도 잘생긴 방향보다도 뭔가 위험한 느낌에 얼굴이라 이리저리 잘 살펴보던 중 아이니와 똑같이 날카로운 동공에 붉은색 눈동자가 신기해서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거 아무리 봐도 짐승의 눈동자 같단 말이지……” 


얼굴에 익숙해질 겸 어린아이처럼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장난치다 보니 해가 넘어가면서 주변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생각보다 시간이 꽤 늦어진 것 같았고 동굴에서 기다리는 아이니가 걱정할 거란 생각에 얼른 돌아가려는 찰나, 개울 옆에 있는 풀숲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토끼인가? 아니 좀 큰 것 같은데?’ 


머리로는 일단 자리에서 피하고 상황을 지켜보려 했지만, 몸은 생각을 무시하고 본능대로 몸이 움직여 풀숲을 향해 달려들었다. 


‘아니, 멈추라고!’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공격하려고 했는데 풀숲에서 모습을 보인 건 토끼보다 훨씬 큰 덩치에 처음 보는 녹색 피부에 넝마 같은 가죽옷을 걸친 난쟁이였다. 


“캬학?” 


동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갑작스럽게 공격하려던 몸동작이 멈춰버렸다. 


‘후, 다행이야. 근데 이런 생물이 있었던가? 싸워야 해? 이 녀석 죽이면 마력이란 걸 얻을 수 있으려나?’ 


녹색 난쟁이를 봤지만, 뭔가 적대감이 있어 보이지 않았고, 왠지 모르게 친근하다는 느낌이 들어 신기하였다. 


“안녕?” 


녀석에게 말을 걸어봤지만, 언어가 다른지 소통이 되지 않았고 싸울 생각이 없으니 물러나 동굴로 걸어가는데 어째서인지 난쟁이 녀석이 계속 따라왔다. 


‘왜 따라오는 거지? 설마 방심한 틈을 이용해 기습하려는 건가?’ 


함께 걷는 내내 불안했지만, 손에 든 무기라고는 아무것도 없었고 크기라고 해봐야 아이니보다 더 작은 7~9살 정도의 어린애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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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편이고 뭘 어떻게 진행해야할지 막막함